지난해 저렴한 디자이너 트렁크로 1달 만에 15억원의 펀딩에 성공한 샤플, 진창수 대표가 다량의 펀딩 경험을 통해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펀딩 비결을 하드웨어 얼라이언스 4회에서 밝혔다.

 

진창수 대표

 

펀딩을 하는 이유는 데이터 때문이다

샤플은 2012년 창업한 기업이다. 흔히 트렁크를 만드는 회사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업로드하면 평가를 통해 제품을 대신 제작해 판매하는 플랫폼 사업을 한다. 2013년 킥스타터에서 첫 펀딩을 받고 5만 달러를 벌어들여 상품 제작을 시작했다.

킥스타터에서 펀딩을 시작한 이유는 그전 상품 제작을 위해 바이어나 MD를 만난 결과다. 이 바이어들은 10년 이상 일한 사람인데, 신인 디자이너의 설득에 넘어가지 않는다. 따라서 실질적인 데이터를 갖고 이야기해야 한다. 크라우드펀딩은 데이터를 만들기 좋은 통로라고 생각해 펀등으로 제품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후 37개국에서 20만개의 제품을 판매했다. 가능했던 이유는 그것이 데이터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크라우드펀딩을 하는 이유(황인범 이사, 제공=하드웨어 얼라이언스)

 

제조는 의외로 어렵지 않다

진 대표 생각에 제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디자인을 하고, 이를 공장에 가져가면 돈을 들인 만큼 만들어준다(물론 최소수량이라는 허들이 존재하긴 한다). 5천만원치를 만들어달라고 하면 딱 5천만원치를 만들어준다. 유통사에 보내면 팔린 만큼 돈을 준다. 여기서 비용을 줄여보려고 했더니 유통을 직접 하는 것이었다.

샤플의 초기 제품인 스마트 디스펜서의 경우 이라크 파병 군인들에게서 니즈를 찾아내 만들어 팔았다. 그런데 납품가와 판매가의 괴리를 보며 직접 판매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또한, 디자이너 진창수 개인이 지속적으로 제품을 히트시킬 수 없다고도 판단했다. 그래서 플랫폼을 만들고, 그 안에서 유통구조를 만들어 유통구조를 줄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또 하나의 허들이 있었다. 마케팅이다.

 

마케팅이 가장 어렵다

유통사의 강점은 마케팅일 수도 있다. 바이어를 만나면 제품의 판매가가 납품가보다 70~80% 늘어난다. 그러나 마케팅을 하면 가격은 더 늘어난다. 진 대표가 소셜 미디어에서 마케팅비를 파악해보자, 영상이 좋을 때 유료광고를 하면 한명을 데리고 오는 데 2000~3000원이 들었다. 많으면 만원이 든다. 이 단계를 거쳐서 소비자에게 가도 AS 등의 비용이 또 들었다. 즉, 생산 비용을 책정할 때 공장에서 만드는 값만 생각하면 안 된다. 이 마케팅은 결국 데이터에서 온다. 그래서 샤플이 만든 것이 캐리어였던 것이다.

 

샤플이 생각한 유통 구조(제공=하드웨어 얼라이언스)

 

샤플의 캐리어

여행용 캐리어의 제조는 여러 회사가 아니라 한 개회사가 독점하는 구조였다. 따라서 마케팅적으로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는 포인트가 있었다. 심플한 디자인의 경우 디자이너가 이미 완성해놓은 상태였다. 가격이 좋고 스티커 등의 여러 모양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매력이었다. 진 대표는 이 캐리어의 성공은 샤플의 실력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데이터가 만들어졌다. 몇 명의 펀딩, 몇 명의 실구매 등 단순한 데이터부터 복잡한 데이터까지 와디즈 펀딩을 통해 발생한 것이다. 이 데이터로 시드 투자를 20억원 받고 샤플닷컴의 플랫폼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는 곧 샤플의 실력이 된다.

 

샤플이 지난 해 목표액 3000%를 달성한 여행용 가방(출처=와디즈)

 

제품을 만들 때 고려할 것

공장에 제품을 만들러 갈 때는 공장에서 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진 대표는 말했다. 예를 들어 무언가를 만들 때 ‘How to make ~”라고 유튜브에 검색하면, 대부분의 공장 제조과정을 시청할 수 있다. 이 과정을 숙지한 후 공장에 가서 커뮤니케이션하면 대화에서 낭비되는 부분이 없고 제품이 잘못 나올 가능성도 줄어든다.

함께 발표를 한 와디즈의 황인범 리워드사업실 이사는 크라우드펀딩을 받으려면 워킹목업을 만드는 것을 추천했다. 펀딩을 할 때 워킹목업을 보여주지 않으면 소비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디자인 도용 이슈도 있다.

 

황인범 이사

 

크라우드펀딩은 여러 곳에서 해라

와디즈의 황인범 이사는 “꼭 와디즈에서만 펀딩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크라우드펀딩이 필요한 상품이 나오면, 킥스타터와 와디즈 모두에서 진행하면 더 좋다는 것이다. 제작을 할 때 최대수량을 확보하는 것이 수익을 남기는 데 더 도움이 된다. 최근 와디즈에서 펀딩하는 해외상품도 대부분 자국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서 큰 반응을 이끌었던 것들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