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세대 직원을 맞아 HR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저희 데이터를 보면 최근 몇년 동안 입사 후 2년 안에 퇴사하는 비율이 20%에 달합니다. 연차로 3~4년차 직원들의 업무만족도가 다른 연차보다 상당히 낮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요?”

이베이코리아 김이경 인사담당 전무의 말이다. 김 전무는 2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워크데이 한국 진출 기자간담회에 토론자로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왼쪽부터) 이강란 AIA생명 인사전무, 유규창 한양대학교 경영학과교수, 박상욱 EMA Partners 대표, 데이비드 호프(David Hope) 워크데이 아시아 태평양지역 사장, 김이경 eBay 인사전무​​, 박상원 KPMG 전무

김 전무의 발언은 밀레니엄 세대에 대한 기존 기업들의 고민을 담고 있다. 기존의 기업문화에 밀레니엄 세대가 잘 적응하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했다.

김 전무는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나 조직은 하드웨어라고 말할 수 있고, 이 하드웨어를 잘 운용하도록 만드는 것이 문화와 같은 소프트웨어인데, 현재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규창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근로자의 가치관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기업이 직면한 과제는 생산성, 성과, 창의성을 향상시키는 것인데, 과거에는 성실하고 충성도 높은 근로자들을 통해 이를 달성했는데 이제 근로자들은 충성심보다는 업무의 의미, 만족성, 전문성과 동시에 직업의 안정성을 원하고 있다”면서 “이런 밸런스를 잘 조화시키지 못해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는 이베이코리아만 겪고 있는 현상이 아니다. 워크데이가 설문조사를 통해 한국 HR시장을 분석한 결과도 유사하다.

데이비드 호프(David Hope) 워크데이 아시아 태평양지역 사장은 “한국 직장인은 3명 중 1명이 현 직장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25%가 이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런 상태에서는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인재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유규창 교수는 “직장 내 다양한 세대의 요구를 충족함과 동시에 생산성과 창의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현재 HR 업무의 가장 큰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워크데이와 같은 IT시스템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IT는 HR 혁신을 위해 필요하지만, IT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답이었다. 김이경 전무는 “디지털트렌스포메이션이 HR 문제 해결을 위한 촉진제나 도구는 될 수 있지만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면서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IT는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이베이코리아는 이베이 본사의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지만, 운영되는 결과는 많이 다르다고 한다. 온정적인 문화에 익숙한 한국 직장 문화에서는 실리콘밸리의 성과중심 시스템을 도입해도 성과주의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전무는 “HR 혁신을 위해서는 툴셋과 스킬셋뿐 아니라 마인드셋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면서 “어떻게 마인드셋을 바꿀 수 있을지가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AIA생명의 이강란 인사전무는 “고객경험이 중요하듯 HR부서는 직원경험을 높여야 한다”면서 조직 차원에서 리더십의 혁신, 상시 소통을 기반으로 직원의 성과관리와 개발계획, 디지털 기반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날로그적 접근방식으로 유능한 직원들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PMG의 박상원 본부장 역시 “HR도 알고보면 고객응대 서비스와 유사한 것”이라며 “디지털 네이티브 직원을 위한 직원 응대 서비스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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