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금 대신 사용한다는 엔비디아 GPU 신제품 RTX 라인업의 작동 원리

대 GPU 시대를 연 엔비디아가 보급형 신제품 RTX 라인업을 내놨다. GTX가 아닌 RTX인 이유는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 때문이다. 전작들과의 가장 큰 차이가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을 지원하는 것이다. 충분히 비싸지만 보급형인 이유는 전문기업용 쿼드로 RTX GPU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코어가 추가됐기 때문에 설계도 바뀌었다. 기존 파스칼(Pascal) 아키텍처 이후 2년 3개월 만의 업데이트다. 튜링(Turing) 아키텍처로 부른다. 앨런 튜링의 이름에서 따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코어는 크게 RT코어와 튜링 텐서 코어로 구성돼 있다.

이중 RT코어는 튜링 아키텍쳐에 처음 적용된 것이다.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다. 레이 트레이싱이란 컴퓨터 그래픽에서 물체와 광원을 설정한 후, 광원에서 나온 빛이 물체에 반사하는 모습을 시뮬레이션해 물체의 모양이나 컬러를 표현하는 것이다. 특이한 개념은 아니다. 애니메이션, 게임 등을 만들 때 사전에 빛이 어디로 향하고 어디에서 반사되는지 등을 미리 설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실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까지 GPU가 발전했다.

엔비디아가 시그래프에서 발표한 레이 트레이싱 데모. 영화 자체는 사전 제작이지만 빛과 그림자의 움직임은 실시간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이 영상은 전문가용 GPU인 쿼드로 RTX로 제작한 것이다.

튜링 텐서 코어는 신경망 프로세싱을 관장한다. 딥 러닝에 사용한다는 의미다. 물론 딥 러닝이 아닌 AI를 사용하는 다른 영역에도 사용할 수 있다.

이 두 코어의 역할로 인해 그래픽을 구현할 때 AI를 활용한다. 이를 NGX 신경 그래픽 프레임워크라고 부른다. 이외에도 메모리 대역폭 초당 600GB, GDDR6 메모리 등을 탑재하고 있다.

따라서 칩 구성은 아래 그림과 같이 바뀌었다. 노란색으로 표시된 것이 기존의 FP32 코어이며, 새로 추가된 코어들은 녹색(RT 코어), 파란색(INT32 코어), 보라색(Tensor 코어)로 구성돼 있고 이들이 공동으로 작동해 하나의 프레임을 만들어낸다.

그래픽을 렌더링하는 방식은 하이브리드 렌더링이다. 하이브리드인 이유는 레이 트레이싱과 래스터화(Rasterization)를 같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래스터화란 화면의 물체(오브젝트)를 픽셀로 매핑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게임이 래스터화를 통해 그래픽을 구현한다. 레이 트레이싱의 경우 광원이 움직이며 모든 픽셀마다의 색상을 결정할 정도로 무거운 작업인 데 반해 래스터화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작업이라고 보면 된다. 하이브리드를 적용하는 이유가 실시간 그래픽 변화 때문이다. 레이 트레이싱으로 모든 화면을 렌더링하면 이미지 품질은 뛰어나나 게임에서 중요한 높은 초당 프레임 수를 보장할 수 없으므로, 효과가 좋은 부분에는 레이 트레이싱을, 그 외에는 래스터화를 사용한다.

또 다른 데모다. 로봇의 움직임에선 불편한 골짜기가 느껴지나 광원은 매우 자연스럽다. 바닥의 빛 반사를 주시하자.

발매 제품은 RTX 2080 Ti, RTX 2080, RTX 2070 세 가지로, 제품마다 메모리 용량과 레이 트레이싱 속도가 다르다. 전작의 최상급 모델(GTX 1080 Ti) 대비 최대 약 20배의 실시간 광원 처리 성능을 낸다. 이외의 그래픽 성능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즉, 레이 트레이싱을 제외하면 전작과 성능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이 RTX 기술은 배틀필드 V, 쉐도우 오브 툼레이더 등 출시 예정인 게임들과, 배틀그라운드 등 기출시된 게임 역시 앞으로 엔비디아 RTX 기술을 지원한다. 어도비, 오토데스크, 픽사 등 멀티미디어 관련 기업도 RTX 기술을 적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가격은 RTX 2080 Ti 약 158만원부터, RTX 2080 약 108만원부터로 책정됐으며, RTX 2070은 부가세제외 $499로 국내 가격은 책정되지 않았다. 현재 11번가에서 사전 예약 중이며 가장 비싼 제품은 이미 판매 완료됐다. 두 제품은 9월 20일, RTX 2070은 10월 출고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