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굴러다니는 나인봇 미니로 카트를 만들자, 샤오미 나인봇 고카트 킷 출시

 

나인봇 미니의 존재를 모두들 기억할 것이다. 100만원이 넘는 세그웨이 전동휠을 무려 40만원 밑으로 구매할 수 있는 강렬함. 샤오미는 전자제품 설계와 단가 낮추기의 신처럼 보였다. 요즘 샤오미는 예전보다는 좀 심심하다. 꿈의 가성비라고 하기엔 오포나 비보, 원플러스 등이 더 저렴한 폰을 내놓는다.

 

 

기자는 나인봇 미니의 초기 버전을 구매했었다. 잠깐동안은 정말 행복했다. 신림동 일대에서 바람을 가르며 매그니토가 된 양 날아다녔다. 그러나 보는 이는 모두 정준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기쁨은 찰나였다. 나인봇 미니는 충전도 쉽고 타기도 좋지만 몇 가지 단점이 있다.

 

관악구 폭주족 출신

 

우선 부끄럽다. 번화가에 지나가면 모든 사람들이 쳐다본다. 외발 전동휠이나 전동 킥보드(퀵보드 아님)와는 대비된다. 또한, 초등학생에게 원치 않는 인기를 얻는다. 나인봇 미니를 타고 지나가면 평소에 잘 모르던 초등학생들이 우루루 쫓아온다. 열 명 정도까지 쫓아온 적도 있다. 피리 부는 중년이 된 기분이다. 잠깐 멈춰서면 초등학생들은 꼭 한 번씩 태워달라고 한다. 태워주다 보면 밥 먹을 시간을 놓치고 만다. 어린이의 꿈과 희망과 저녁 식사 중 하나를 늘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인봇 미니는 우리 집 애물단지로 전락해 구석에서 누진세만 축내고 있었다. 새벽에 바람같이 편의점 다녀올 때만 사용할 수 있다. 동네에서 얼굴이 알려지고 난 뒤에는 누가 알아볼까 봐 마스크를 끼고 다녔다. 나인봇이 뭔데 이렇게 큰 형벌을 내린단 말인가.

그런데 이제 나인봇 미니를 다시 꺼내야 할 때가 됐다. 요즘 잠잠했던 샤오미가 이 나인봇에 끼우는 카트 킷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외모만으로도 만족스럽다

 

고카트 킷은 나인봇 미니를 동력원으로 하는 카트다. 나인봇 미니의 손잡이블 빼고 끼우면 금세 완성된다. 나사를 몇 개 조여야 하지만 이케아 가구보다 만들기 쉬운 것으로 보인다. 조립 후에는 일반 카트와 거의 같다. 스티어링 휠, 안전띠, 가속 페달, 브레이크 페달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으며 작은 범퍼도 달려 있다. 조립을 마친 모습은 딱 세그웨이가 만든 카트 느낌이다.

 

손잡이를 빼고 조립하는 방식이다

 

원리는 가속 페달을 밟으면 나인봇 미니를 기울인 것처럼 속이는 신호를 줘서 앞으로 나가게 하는 것이다. 정지나 후진도 마찬가지. 속도는 초보자 모드 8km/h, 일반 모드 16km/h, 스포츠 모드 24km/h로 일반적인 레저용 카트(약 30km/h)와 비슷한 수준을 낼 수 있다.

탑승 가능한 키는 130~190cm이며 최대 하중은 100kg이다.

 

이런 식으로 조립한다

 

나인봇 고카트 킷은 나인봇 포함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이 있다. 국내 공식 출시가 결정돼있지만 9월 말이나 돼야 공식 출시되므로 동네를 질주하고 싶은 이들은 알리익스프레스, 각종 오픈마켓 직구 판매자에게 구입하도록 하자. 가격은 2999위안($438)로 국내에 들여오면 약 60만원대(간세 미포함)~80만원대(관세 포함)로 구할 수 있다. 물론 이걸 타면 동네 어린이들에게 더 크고 아름다운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야식까지 포기해야 할 것이다.

 

나인봇 고카트 킷 출시 전 어느 천재가 만든 나인봇 카트(링크에서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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