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

이제는 아니지만, 한때 구글이 자신들의 모토라고 했던 표현이다. 나쁜 짓을 하지 않고도 수익을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자, 수익 때문에 나쁜 길을 가지 말자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는 구글을 ‘좋은 회사’로 포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전 세계인에게 “구글은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사악해지지 말자’는 구호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기존의 기업은 악하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서 구글 이전 세대의 기업은 돈만 밝힌다는  전제 아래 자신을 차별화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의 행위를 ‘선과 악’으로 구분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불법과 탈법을 저지르는 기업, 세금을 탈루하는 기업, 노동자를 착취하는 기업은 분명히 나쁜 기업이라고 할 수 있지만, ‘도덕’을 기준으로 기업의 선악을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중국 시장을 둘러싼 구글의 모습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구글은 2002년 중국 검색 시장에 처음 발을 들였다. 중국정부는 ‘티베트 해방’이나 ‘천안문 사태’ 같은 민감한 문구의 검색을 금지시켰다. ‘착한 기업’을 표방하던 구글은 처음에는 이같은 ‘검열’을 거부했다. 하지만 중국 시장의 규모를 무시할 수 없었다. 결국 중국 법을 따르기로 하고 2006년부터 독립된 검색 사이트를 만들어 ‘검열된’ 검색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2010년 구글은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중국 본토에 있던 검색 서비스를 홍콩으로 돌렸다. 이같은 행위를 한 이유에 대해 구글은 중국 정부의 지나친 검열을 이유로 들었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는 당시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눈부신 경제 성장을 포함한 많은 성과를 거두었고 자국민들을 가난에서 구제하는데 성공했지만 정치적 발언과 인터넷 통신에 대해서는 전체주의적인 사고방식으로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며 “구글은 이러한 전체주의적인 억압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착한 기업인 구글은 나쁜 정부의 나쁜 정책에 따를 수 없어 철수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다른 해석을 내놓는 전문가도 있었다. 아시아 투자 분석 전문가 레베카 패닌은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구글의 중국 시장 철수는 ‘철학’ 때문이 아니라 ‘성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녀에 따르면, 구글이 중국시장에서 활동한 시기 중국 검색엔진 바이두의 점유율은 47%에서 64%로 증가했다. 전 구글 중국 지사장의 말을 빌어, 중국어 검색 품질 면에서 구글이 바이두를 넘어서지 못했다고 평했다.

또 2010년 당시는 구글이 ‘검색’이 아니라 ‘안드로이드’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때였다. 중국 검색은 비즈니스 우선순위에서 후순위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구글은 “사악해지지 말자”릉 통해 착한 기업 마케팅에는 성공했지만, 때로는 ‘착한 기업’이라는 정체성이 구글의 행보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드래곤플라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용 검색엔진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중국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 웹사이트를 검색 결과에 노출하지 않고, 인권, 민주주의, 언론 자유, 천안문 광장 시위, 티베트 해방과 같은 중국인들에게 민감한 검색어를 필터링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한마디로 중국 정부의 입맛에 맞춘 검색엔진이다.

2010년 중국 정부를 ‘전체주의’라고 비난하며 중국시장에서 나왔지만, 다시 중국정부의 입맛에 맞춘 검색엔진으로 중국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착한 기업’에 다닌다고 믿고 있는 구글 직원들이 이에 항의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구글 직원들은 중국용 검색엔진을 개발하는 구글의 프로젝트에 반대 의사를 표시하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직원들은 “긴급한 도덕적,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다”며 회사 측을 비판했다.

그러나 이제 구글은 중국 시장이 절실하다. 유럽에서 반구글 정서가 확산되고 EU경쟁당국이 구글을 정조준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이 필요하다. 이제는 안드로이드 독점체제도 완성됐다. 세계에 남은 시장은 중국뿐이라고 할 수 있다.

구글 경영진은 난감한 모습이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구글 중국 진출에 “가깝운 일이 아니다”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는 당장은 아니지만, 중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로 해석된다.

기업이 국가의 법률을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구글을 비롯해 어떤 기업이든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중국의 법률을 따르는 것은 나쁜 일이 될 수 없다. 인터넷 표현의 자유는 중국인들 스스로 쟁취할 가치이지, 구글이 중국 정부와 대신 싸워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사실 구글은 원래 착하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사악해지지 말자’는 것은 구글의 마케팅 전략이었을 뿐이다.

구글이 중국 시장을 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과거의 ‘착한 기업’ 마케팅 때문에 이제와서 발목이 잡히는 듯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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