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9의 펜 입력 방식은 블루투스가 아니었다. 언팩과 보도자료에 블루투스 이야기만 넘쳐나서 펜 방식이 마치 변경된 것처럼 보였으나 펜 입력방식은 여전히 와콤의 디지타이저를 사용한다. 일명 전자기 공명(EMR: Electromagnetic Resonance) 방식이다. 삼성전자 홍보팀을 통해 확인한 결과다.

 

 

전자기 공명과 능동 정전기식은 신호를 주고받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갤럭시노트8까지의 S펜과 애플 펜슬의 차이라고 보면 된다. 전자기 공명(혹은 유도) 방식은 디스플레이 안쪽에 별도의 자기장 패널을 내장한다. 이 패널이 자기장을 발생시켜 펜에 전기 에너지를 공급하고, 전기를 공급받은 펜은 해당 패널만 알아챌 수 있는 무선 주파수를 발생시켜 반대로 패널에 전기 신호를 보낸다 이 과정은 초당 수백 번 반복돼 일반 펜과 같은 모습으로 그림이 그려진다. 즉, 사람은 그냥 터치로 신호를 입력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펜과 패널 사이 수백 번의 인터랙션이 오가는 셈이다. 이렇게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자기장을 통해 에너지를 주고받는’ 기술을 이용해 만든 것이 펜의 호버링(접촉하지 않고 위에 포인터를 띄우는 기술)이다. S펜이 화면에 닿지 않아도 마우스 커서와 같은 포인터가 등장하는 이유다. 아래의 방식도 호버링은 가능하나 거리가 짧다.

 

 

블루투스로 알려진 입력 방식은 능동 정전기식(AES: Active Electoristatic)이라고 부른다. 블루투스를 활용한다는 애플의 홍보에 의해 블루투스 방식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 AES는 펜에서 직접 전기 신호를 보내는 방식이다. 거의 모든 스마트폰이 탑재하고 있는 정전식 터치 화면 위에서 구동 가능하다. 정전식 화면은 모눈의 형태로 많은 수의 도선을 배치하고, 이 도선이 도체를 감지하는 형식이다. 손가락도 같은 방식으로 감지한다. 여기서 펜이 손가락과 다른 특정 정전기 신호를 만들어 패널이 펜임을 인식하도록 만든다. 아이패드 프로는 펜이 가까이 왔을 때 펜의 움직임을 240번 스캔하고, 펜슬의 기울기 센서를 통해 펜이 얼마나 기울었는지를 파악한다. 이 과정에서 블루투스로 신호를 보내 필압도 감지한다. 같은 이유로 교육 시장을 겨냥해 만든 아이패드와, 로지텍의 크레용은 필압감지를 할 수 없다. 즉, 블루투스는 정밀성을 위해 사용된다.

 

로지텍 크레용, 아이패드 6세대 교육용 제품으로만 사용한다. $49로 저렴하지만 일반 판매는 하지 않는다

 

서피스의 경우 프로 2까지 와콤 기반의 펜을 쓰다 프로 3부터 AES 방식을 채용했다. EMR의 대표 회사인 와콤은 AES 디지타이저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갤럭시노트9의 S펜의 경우 이미 전작들과 같은 방식으로 4096단계의 필압을 감지하고 있다. 필압감지를 위해서는 블루투스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즉,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9의 펜 경험을 이전과 비슷하게 유지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위해 블루투스를 탑재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배터리 칩이 들어간 이유는 자기장 통신만으로는 블루투스를 운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펜에 따라 커서가 움직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via GIPHY

 

따라서 호버링을 통해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인 에어커맨드는 호버링 가능 영역에서는 여전히 실행되며, 호버링이 안 되는 위치에서는 보도를 통해 알려진 대로 셀피 리모컨, 프레젠테이션 리모컨, 유튜브 캡처, 음악 재생 등의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호버링이 가능하므로 호버링을 통해 실행하던 기능인 번역, 텍스트 선택 및 복사 등의 작업 역시 여전히 가능하다.

 

호버링 가능 영역까지 들어와 버튼을 누르면 에어 커맨드, 반대일 경우 사진 등 설정한 기능이 실행된다 via GIPHY

 

따라서 갤럭시노트9의 S펜은 EMR이나 블루투스로 한정해서 부르기 어려운 펜이 되었다. 글자나 그림 등 펜촉으로 입력하는 부분은 디지타이저의 부분을 계속 사용하고, 컨트롤러 부분은 블루투스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즉, S펜에는 EMR처럼 전기 신호를 주고받는 코일, 배터리 역할을 하는 칩 캐패시터, 초소형 블루투스 모듈이 모두 들어 있는 괴물 연필이 되었다. 그야말로 하드웨어 장인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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