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U+ 등 7개 기업·기관, 양자암호통신 기술 첫 국제표준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표준화회의에서 KT(회장 황창규)와 LG유플러스(부회장 하현회)를 비롯해 7개 기업과 기관이 공동 제안한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기술’이 국제표준안으로 승인됐다.

국제표준안은 KT, LG유플러스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텔레필드, 이와이엘(EYL)이 공동 제안했다.

지난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ITU 국제표준화 회의 참석자들. 사진 왼쪽부터 LG유플러스 진재환 5G전송팀장, ITU-T 13연구위원회 의장 레오 레흐만, KT 김형수 박사, KAIST 이규명 교수

7월 16일부터 27일까지 제네바에서 개최된 ITU-T의 제13연구그룹 정기회의에서 국내 7개 산학연의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표준화 착수 요청이 승인됐다. 함께 제출한 국제표준안이 ITU의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표준 초안으로 채택됐다. 이 자리에서 표준 개발 총괄 에디터로 KT의 김형수 박사가 임명됐다.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ITU 국제표준화 회의에서 KT 김형수 박사(왼쪽)가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김 박사는 표준 개발 총괄 에디터를 맡는다.

이번에 국제표준으로 승인된 기술은 ▲양자암호통신을 위한 네트워크 구조 및 기능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전송장비간 인터페이스 ▲서비스 절차 기술이다. 또 지난 2월에 KT가 KIST와 함께 세계최초로 구축한 일대다(1:N) 양자암호통신 시험망의 구조도 표준에 포함돼 있다.

이 국제표준 기술을 활용해 상용통신망에서 양자암호통신을 구축하는 방법과 해킹시도에 대응하는 시나리오를 도출함으로써 양자암호통신 상용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주요 국가 통신망에 대해 해커가 도청을 시도하면, 양자통신망이 이를 인지하는 동시에 중요 서비스를 중단하고 새로운 안전경로로 연결함으로써 즉시 통신이 재개될 수 있다. 이 시나리오를 통해 해킹 위협에서 벗어나 끊김 없이 통신을 이용할 수 있는 안정적 양자통신 구조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통신 인프라의 안전 보장을 목표로 올해 초부터 양자암호통신 기술과 응용서비스 개발에 KIST, ETRI, KAIST 등 선도 연구기관을 비롯해 텔레필드, EYL, 우리로, 유엠로직스 및 글로벌 제조사들과 함께 협력해 왔다.

LG유플러스 또한 지난 6월 스페인 통신사업자인 텔레포니카와 양자암호통신과 데이터센터 망연동, 사업자 망간 연동,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와 양자암호통신 접목 기술 연구 등 다양한 망연동 필드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

국내외 산학연 기관 및 글로벌 제조사들과 협력을 지속해 온 양사는 이번 표준화 공동 추진을 계기로 국내 양자암호통신 업계에서 처음 표준 생태계를 개척하며 개방형 협력 가능성도 보여줬다.

KT 융합기술원 인프라연구소 전홍범 소장은 “이번 성과는 국내 산업계 협업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KT의 철학이 글로벌 무대에서 입증된 것”이라며, “KT는 국내 연구기관과 대학, 우수 협력 기업들과 함께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기술을 지속 개발하고 관련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이상헌 네트워크 개발담당은 “이번 보안기술 표준화 활동을 시작으로 네트워크 보안 위협을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인텔리전스 보안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새로운 기술 표준을 선도할 것”이라며 “국내 제조사의 미래 네트워크 기술 개발을 장려하고 국내외 사업자와 지속적 교류를 통해 보안기술 경쟁력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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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5G 시대를 앞두고 통신사들의 양자암호통신 기술 연구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양자의 복제불가능한 특성을 이용한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통신망 해킹 등으로부터 높은 보안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개발을 진행해오다 이번에 국내 산학연 기관들과 연합군을 형성해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기술’로 국제표준화 첫 발을 내딛었다. 표준화를 공동 추진하면서 양자암호통신 생태계 활성화와 개방형 협력 가능성을 보여줬다. 국제표준안 첫 채택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국내 기술 리더십도 부각할 수 있었다.

지난 2011년부터 발빠르게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개발해오고 있고, 스위스의 양자암호통신 기업인 IDQ도 인수한 SK텔레콤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본격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도이치텔레콤 네트워크 시험망에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을 적용해, 본격적인 양자암호통신 기술 세계 진출 신호탄을 쐈다. 도이치텔레콤 시험망에 양자키 분배기(QKD), 양자난수생성기(QRNG), 운용 시스템으로 구성된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어 2019년까지 도이치텔레콤 장거리 통신 및 상용 네트워크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도 IDQ를 통해 미국 퀀텀익스체인지와 총 100억원 규모 양자암호통신 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8월 IDQ, 퀀텀익스체인지, 플로리다 아틀란틱 대학교, 스위스 제네바 대학교 등과 함께 ITU의 통신보안 표준화를 전담하는 연구그룹(SG) 17 회의에 양자암호통신 시스템 및 QRNG 표준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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