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전력 판매하는 시대 올까, 블록체인으로는 가능하다

집에 태양광 발전기가 설치돼있고 충분히 많은 전기를 생산해내고 있다면 이 전기를 팔 수 있을까. 물론 이전에도 남는 전력을 판매할 수 있었다. 흔히 ‘스마트 그리드’라고 부르던 방식이다. 그러나 여기엔 큰 문제점이 있었다. 매번 전기를 거래할 수 없으니 1년 단위로 한국전력과 계약해 생산자가 전기를 판매하고 전기요금으로 정산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은 거래의 실시간성이 떨어진다. 스마트 그리드 도입의 이유가 실시간 전기 거래를 가능케 하는 것이었는데, 이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부족해 단순한 전기 판매만 이뤄지고 있었다. 한국전력에서 모든 거래가 이뤄지는 중앙화 자체도 문제였다.

 

 

 

블록체인의 분산원장이 이 방식의 해답이 될 수 있다. 이미 싱가포르에서 전력 산업을 탈중앙화하고 있는 일렉트리파이(ELECTRIFY)가 한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싱가포르를 포함한 다른 나라의 상황을 떠올려보자. 일본을 포함한 여러 나라는 전기를 민영화해 여러 업체가 전기를 생산하고 사고파는 역할을 한다. 가정에서는 이 업체들 중 하나와 계약해 전력을 공급받으면 된다. 인터넷 설치를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면 민간 사업자로 블록체인 업체를 선택하고, 이 블록체인 업체가 분산원장으로 실시간 거래를 허용하면 된다. 일렉트리파이는 이런식으로 싱가포르에서 약 1년여 만에 60GWh에 달하는 전기를 거래하도록 했다. 약 83억원 정도의 매출액이다.

한국에서는 더 쉽다. 한국전력과 블록체인 업체가 합의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면 된다. 스마트그리드를 도입했던 한국전력 역시 이웃 간 거래의 의지가 있어 과기정통부와 함께 테스트 운영을 한 바 있다. 2017년 12월 5일, 블록체인 기반 이웃 간 전력거래와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구축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웃 간 거래에의 의지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주말 방한한 일렉트리파이 COO 마틴 림(Martin Lim)은 “에너지 시장이 과도기에 접어 들며 디젤 및 가스를 넘어 풍력, 태양 에너지, 청정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이런 에너지 산업 변화에 대응하고 또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여 탈중앙화된 에너지 분배에 주력한다”라며 “일렉트리파이는 에너지 공급원으로부터 누구나 에너지를 분배하고 또 직접 제공하며 더 나아가 개인 간(P2P) 전력 거래 시스템을 통해 판매하여 현금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라고 말했다.

기존의 에너지 거래는 거대 전력 회사들을 통해 메인 그리드에 기반하여 컨설턴트, 감사원, 변호사 등 전문가들을 고용하여 생성된 전력을 매매하며 수익을 창출했다. 일렉트리파이는 블록체인에 기술을 마이크로 그리드에 도입한다. 동네의 작은 전기도 사고팔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과정이 스마트 컨트랙트로 진행되므로 특별히 전문가를 고용할 필요가 없으며 분산원장 처리되므로 거래가 탈중앙화된다. 이 거래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모바일 앱으로 전력 소비량이나 전기 구매처를 알아볼 수도 있다(물론 한국에선 이 과정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일렉트리파이는 블록체인으로 거래를 주고받는 것 외에도 탈중앙화 에너지 플랫폼 마켓플레이스, P2P 계약 플랫폼 시너지(Synergy), 전력 생산 데이터를 트래킹하는 파워포드(PowerPod) 등으로 에너지 생산데이터를 블록체인에 기록할 수 있다. eWallet 등 지불 플랫폼도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사이트를 참조하면 된다. 국내에도 AMI 등 전력 사용량을 알 수 있는 플랫폼 등이 있다. 전기를 생산할 수 없는 소비자들은 이러한 플랫폼을 사용해 전기 소비량을 낮추거나 저렴하게 전기를 구매할 수 있겠다.

블록체인 외의 기술에도 전기료 절감 해법은 있다. 미국의 오파워(Opower)는 전 세계 6000만명 소비자에게 실시간으로 수집한 전력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전기요금을 절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전력 생산은 어떻게 할까. 각 지자체 보조금을 받아 태양광 패널을 집안에 설치하면 된다. 베란다형으로는 집 내부 예비전력을 충당하는 정도로 사용할 수 있지만, 자가 보유자는 지붕쪽에 상당히 많은 패널을 설치할 수 있을 것이다. 태양광 패널 설치 여부와 보조금 여부는 각 지자체 사이트에서 확인하면 된다. 서울시의 경우 서울특별시 햇빛지도 사이트에서 확인하자.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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