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밍 PC는 왜 다 시뻘건 색일까, 레노버 게이밍 PC 브랜드 리전 공개

“기존 게이밍 PC의 타깃은 덕후다”

 

레노버가 게이밍 PC 브랜드 리전(Legion)을 출시하며 한 말이다. 기존의 게이밍 PC의 타깃은 게임 헤비 유저이며, 이들은 약간 젊고, 각종 매니아(속칭 덕후)에 가깝고 개성 강한 타입들이다. 그래서 시뻘건 PC를 좋아할 것이라 생각해왔다는 것이다. 덕후의 성향을 너무 일반화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

 

발표를 맡은 한국레노버 강용남 대표(제공=레노버)

 

레노버 발표 내용에 따르면, 현재 게이머의 성비나 연령 등을 따져보면 게이머의 폭은 상당히 넓다. 성별이나 연령 차이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성비는 남녀 59:41로 성별 간 차이가 크지 않으며, 50대 이상의 게이머도 많다. 50대 이상이 게임을 특별히 더 하게 됐다기보다는, 리니지나 스타크래프트가 출시됐을 때 젊은 30대 게이머였던 이들이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은 것이다.

 

강 대표가 다른 브랜드 게이밍 PC의 시뻘건 색을 언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레노버는 전체 게이머 중 80%를 차지하는 라이트 유저를 타깃으로 도출했다. 라이트 유저는 게임을 원활하게 하는 동시에 영상이나 워드 프로세서, 인터넷 등 여가와 생산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레노버는 게임도 ‘여가’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디자인을 기존 게이밍 노트북과는 조금 다르게 만들었다.

 

원적외선 디자인

 

Y530 디자인(제공=레노버)

 

외관은 랩탑, 데스크탑, 테이블탑(큐브형 제품)마다 공통 언어가 없다는 느낌이다. 랩탑은 씽크패드가 떠오르는 깊은 블랙 컬러에, 뒷부분은 서버 랙을 붙인 것처럼 생겼다. 이 서버 랙에는 다양한 포트와 열 배출구가 위치하고 있다. 열 배출은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냉각 파이프를 U자 모양으로 만들어 조금 더 많은 열을 모아서 배출할 수 있다고 한다. 팬이 저소음으로 돌아갈 때도 열 배출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팬의 블레이드를 설계했다.

 

서버 랙 위에 PC를 얹은 느낌의 Y730(제공=레노버)

 

데스크탑은 데스크탑처럼 생겼지만 예전의 맥처럼 손잡이가 있다.

 

손잡이를 주목하자(제공=레노버)

 

테이블탑(책상에 올려놓는 PC라는 의미다)인 큐브형 제품은 특성상 여러 모양으로 보이는데, 전면에서 보면 국수면을 뽑는 제면기처럼, 붉은 내부 조명을 설정하고 위에서 보면 숯불화로나 토스터 같은 느낌이다. 혹시 주변 사람이 놀러와서 몰라볼까봐 GTX 이름도 크게 써놓았다. 데스크탑과 큐브형 모두 앞부분에 타공 디자인을 두어 붉은 조명을 켜면 원적외선 온열 마사지 기능이 있을 것만 같다. 두 제품 모두 모듈화가 깔끔하게 돼 있는 제품이라, 완제품이 많이 팔리면 업그레이드용 교체 부품도 준비하겠다고 한다.

 

큐브형 제품인 C 시리즈(제공=레노버)

 

빨간 조명을 켜면 일본식 화로가 나타난다(제공=레노버)

 

시뻘건 색 아닌 여러 가지색 조명

내부에 위치한 각종 RGB 라이트는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설정에서 거의 안 보이는 색으로 만들 수도 있으며, 더 시뻘건 색으로 만들 수도 있다. 약 16만 가지의 조합을 제공한다고 한다. 그러나 사용자에게 맡기면 점점 더 화려해지고 이상한 색을 쓸 수 있으므로 다음 버전에서는 일부의 프리셋을 지원하길 기원한다. 직접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소비자는 집 인테리어와 맞춰 컬러를 변경해보는 것도 좋겠다.

 

원적외선 마사지 기능 아님(제공=레노버)

 

키보드의 라이트 싱크 기능은 랩탑에 한해서 제공한다. 랩탑의 경우 커세어 키보드의 기술을 사용해 게임과 동기화할 수 있다. 라이트 싱크 기술은 게임의 사운드와 키보드의 불빛을 동기화해 몰입감을 높이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설정을 통해 누가 공격을 하거나 쫓아올 때 사운드와 키보드의 컬러를 동기화해 응급한 상황을 알려주는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

 

성능은 준수한 편

성능의 경우 일반 제품인 5시리즈, 고성능 제품인 7시리즈로 구분한다. Y530, Y730은 랩탑, 데스크탑은 T530, T730, 큐브형인 C530과 C730을 출시했다. 랩탑은 인텔 코어 프로세서 i7과 GTX 1050Ti를 탑재했으며, 데스크탑과 테이블탑은 8세대의 i7, GTX1060을 탑재했다. 일반 제품도 i7과 GTX1060을 기본 탑재할 정도로 사양 차이가 크지 않다. 다른 게이밍 노트북과의 성능 차이도 크지는 않지만 최신 제품인 만큼 코어 프로세서 세대 차이는 있다.

 

닉 퓨리의 도시락, 크레모아 느낌

 

15인치 크기인 랩탑은 모니터 베젤을 6.7mm로 줄이고, FPS 게임에서 주로 사용하는 144Hz 주사율을 지원한다. 성능을 보장하면서 얇게 만들기 위해 본툭튀(본체 뒷부분을 툭 튀어나오게 만듦)를 구현했다. 1989년 매킨토시 포터블 출시 이후 오랜만에 보는 디자인이다. 즉, 모니터 크기와 접었을 때의 본체 크기가 같지 않다.

 

T730의 사양은 이정도다

 

가격은 미정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전 PC들이 가성비로 승부한 걸로 봤을 때 다른 제품 대비 높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