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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석의 입장] 네이버 의존증 못 버리는 언론들

지난 10일 네이버 한성숙 대표의 뉴스 개편안 발표가 끝나고 아웃스탠딩 최준호 편집장과 함께 행사장을 나섰다. 최 편집장은 함께 걸으며 “이제 저희도 네이버에 뉴스제휴신청 해도 되겠네요”라고 말했다.

아웃스탠딩 홈페이지

3년차 미디어 스타트업인 아웃스탠딩은 아직 네이버 뉴스제휴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는 네이버와 콘텐츠 공급 제휴를 맺으면 트래픽이 아웃스탠딩으로 넘어오지 않아 독자적인 비즈니스 전략을 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스스로 시장을 개척하고, 독자를 만나겠다는 의지다.

이날 네이버는 원하는 언론은 아웃링크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네이버의 새 정책은 아웃링크를 원하는 언론사는 아웃링크, 인링크를 원하는 언론사는 인링크로 서비스 하겠다는 것이다.

메이저 언론사를 중심으로 아웃링크를 해야한다는 기사가 쏟아지고, 정치권이 입법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자 네이버는 설문조사를 돌렸다. 언론사들이 진짜 아웃링크를 원하는지 묻는 내용이다.

네이버는 콘텐츠 공급제휴 언론사 70개에 의견을 물었고, 그 중 70%가 답을 보내왔는데, 아웃링크를 원한다는 언론사는 단 한 개 뿐이었다고 한다. 언론사들은 기사와 사설로 아웃링크~ 아웃링크~ 노래를 불렀지만 정작 아웃링크를 하겠다고 답한 곳은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아마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웃링크를 하게 되면 네이버로부터 전재료를 받지 못하고, 웹사이트 서버 확충 등 비용이 추가로 들게 된다.

그런데 의아한 점은 네이버가 원하는 언론사는 아웃링크를 제공하겠다고 했음에도 여전히 주류 언론들이 아웃링크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모든 언론사가 다 아웃링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가 아웃링크를 원하니, 아웃링크를 원하지 않는 다른 언론사도 다 아웃링크 해야 한다’는 식의 기괴한 논리다.

다시 한 번 언급하지만, 네이버 설문조사에서 아웃링크를 하겠다고 한 곳은 달랑 한 곳에 불과하다. 네이버의 설문조사에는 답을 하지 않고, 지면에서만 열심히 아웃링크 타령을 하고 있다.

자신들만 아웃링크 할 경우, 독자가 떨어져 나갈 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일까? 아웃링크 된 기사에 광고가 덕지덕지 붙거나 웹사이트 속도가 느릴 경우 이용자들은 네이버에서 인링크 기사만 클릭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아웃링크 한 언론사는 손해를 보게 된다.

이는 이용자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할 자신이 없다는 고백과 다름없다. 혼자 설 자신이 없기 때문에 원치 않는 언론사도 아웃링크 해야 한다고 억지 주장을 펼치는 것이다. 다르게 말하자면 모두 다같이 나쁜 경험을 제공하자는 주장이나 마찬가지다.

기사의 모두에 언급한 아웃스탠딩은 네이버의 도움 없이 홀로 독자를 만날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역사는 3년, 기자수는 7명에 불과한 미디어 스타트업도 말이다. 그런데 역사가 100년이 다 됐고, 수백 명의 기자를 보유한 주류 언론이 포털 앞에서 징징 대는 모습을 언제까지 봐야할까.

언론이 정말 네이버 치하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네이버 의존증부터 버려야 한다. 아웃스탠딩처럼 말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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