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공구 회사인 줄 알았던 ‘보쉬’, 스마트 시티 이끈다

일반 시민이 ‘보쉬’라는 브랜드를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마도 전동 공구일 것이다. 남성들이라면 하나씩은 가지고 싶은 공구계의 명품이라고 할까?

남자들은 이런 거 하나씩 갖고 싶다

보쉬에 대에 조금 더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독일의 자동차 부품 회사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보쉬는 자동차 전장품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적인 부품회사다. 자동차 부품 외에도 라디오·텔레비전, 방송장비,영사기, 포장기계 등의 제품 라인업을 보유한 전형적인 제조기업이다.

그러나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18에서 접한 보쉬는 그동안 알고 있던 부품업체가 아니었다. ‘보쉬’는 스마트 시티 업체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진행하고 있었다.

일례로, 보쉬는 주차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다소 엉뚱해 보이지만, 보쉬는 올해 미국 LA와 보스턴 등 20개 지역에서 주차 정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밝혔다.

보쉬의 주차 정보 서비스는 카카오모빌리티나 국내 스타트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와는 기반이 좀 다르다. 국내 서비스는 주차장과의 제휴를 통해 진행하지만, 보쉬는 일종의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 방식을 이용한다.

각 자동차의 차량내 카메라와 센서를 사용하여 비어있는 주차 공간을 감지하고 기록해 정보를 클라우드에 저장한다. 누군가 주차장을 찾고 있다면 보쉬의 주차장 정보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하면 비어있는 가장 가까운 주차공간이 어디인지 알 수 있다.

마이크 맨수어티(Make Mansuetti) 보쉬 북미 담당 사장은 “우리는 도로의 주차 상태 정보를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제공할 것”이라면서 “운전자들은 내비게이션 시스템 상에서 비어있는 주차공간을 확인하고, 곧바로 그곳으로 운전해 갈 수 있어 시간, 연료, 스트레스를 줄이는 동시에 도심지의 혼잡과 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이 곧바로 자율주행차 기술은 아니지만, 도로 위의 각 자동차들로부터 정보를 모으는 일은 향후 자율주행차를 위한 기반 기술이 될 것이다.

보쉬는 또 캘리포니아 샌리앤드로(San Leandro)에 약 5000 개의 LED 가로등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 LED 가로등은 원격으로 관리하도록 돼 있다. 기존 가로등은 일정시간이 날이 밝거나 어둡거나 일정 시간이 되면 일제히 켜지고 일제히 꺼졌지만, 앞으로는 필요시에만 켤 수 있다. 보쉬 측에 따르면, 이를 통해 향후 15년 동안 800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왜 가로등일까? 보쉬의 가로등은 단순한 불빛만 제공하는 그런 가로등이 아니다. 사물인터넷 기술로 연결된 가로등으로, 도시의 눈과 코의 역할을 하게 된다. 가로등에는 클라이모(Climo)라는 실시간 기후 모니터링 시스템이 붙어있다. 이런 종류의 하드웨어는 비싸고 부피가 크다.

보쉬가 선보인 실시간 공기질 측정 시스템 ‘클라이모’

클라이모는 신발 상자 정도의 크기다. 기존 기후 모니터링 시스템보다 100분의 1로 크기를 줄였고, 가격도 10분의 1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클라이모를 통해 공기의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카메라가 교통 흐름을 모니터링 한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수집해 보쉬의 제품을 탑재된 자동차를 타는 고객들에게 빠른 길을 안내할 수 있다.

클라이모는 CES 2018 이노베이션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보쉬는 지난 2016년부터 독일에서 IoT 클라우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18 개월 동안 IoT 소프트웨어로 약 100 개의 IoT 프로젝트를 구현하고 150 만 대의 차량을 연결했다고 한다. 조만간 북미 지역에서도 보쉬 클라우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외에 차량의 시가잭에 꽂는 eCall 플러그를 선보였다. 이는 자동차 주행 패턴을 분석하고, 긴급한 순간에 비상 경보 신호를 보낸다. 젊은 운전자의 부모를 안심시킬 수도 있고, 자동차 보험료를 낮추는데 기여를 할 수도 있다.

한편 스마트 시티를 실현하기 위해 보쉬는 4000명의 IoT 엔지니어를 고용하고 있으며, 독일 인도 실리콘밸리 등에 AI(인공지능) 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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