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AWS가 과거 MS처럼 되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최주열 이사

“지금 보면 어쩌면 경쟁사가 과거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오픈소스 전략 총괄 최주열 이사의 말이다. 최 이사는 지난 19일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픈소스 지원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 이사는 ‘경쟁사’라고 애둘러 표현했지만, 그 대상이 AWS(Amazon Web Service)임을 눈치채는 것은 어렵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AWS를 가열차게 추격하는 중이다.

최 이사가 얘기하는 ‘과거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하는 것’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자신의 거대한 성을 짓고, 외부 세상과 단절한 채 그 안에서 사는 것을 말한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라는 거대한 성 안에 살았다. 외부에서는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윈도우 성 안에 있는 사람들만으로 충분히 행복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의 DB소프트웨어인 ‘SQL 서버’는 윈도우 서버와만 연동됐었다. 성밖에 있는 리눅스나 유닉스와 같은 세상이 있었지만, SQL 서버는 성밖의 세상과 연결될 생각이 없었다. SQL 서버뿐 아니라 대부분의 마이크로소프트 제품들이 그러했다. ‘오피스’ 정도가 예외적으로 맥OS 버전을 제공하기도 했지만, 윈도용 오피스와 맥OS용 오피스는 기능과 성능 면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이런 점에서 최 이사의 발언은 AWS가 MS처럼 성을 짓고 자신만의 세상을 건설하고 있다는 의미로 들린다.

최 이사는 “단적으로 제품명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는 오픈소스를 클라우드에서 제공할 때 이름 그대로를 쓴다. ‘Azure Database for MySQL’ ‘Azure Database for PostgreSQL’와 같은 식이다. 오픈소스소프트웨어인 MySQL과 PostgreSQL를 애저에서 제공한다는 의미다.

AWS의 관계형 DB서비스에 아마존 RDS(Relational Database Service)라는 이름을 붙였다.  AWS는 아마존 RDS 를 통해 오로라, PostgreSQL, MySQL, MariaDB, 오라클, SQL 서버 등의 DB를 서비스 한다.

이 중 AWS가 밀고 있는 DB는 오로라다. 다른 DB에서 오로라로 쉽게 마이그레이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오로라는 AWS가 직접 개발한 DB다.

최 이사는 “이것은 클라우드 기업이 자사 운용환경에 맞게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변형하느냐, 아니면 있는 것 그대로 서비스하느냐의 차이”라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코드와 서브스크립션를 그대로 가져올 뿐 자체적인 규제와 지원정책을 입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는 “반면 경쟁사는 별로의 이름을 짓고, 과금과 지원정책을 독자적으로 만든다”면서 “별거 아닌 거 같지만 경쟁사 고객들은 오픈소스가 아니라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이사의 주장을 종합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순수한 오픈소스를 제공하고 AWS는 자신의 입맛에 맞게 변형한다는 것이다. AWS라는 거대한 성안에 고객을 가두려는 시도에 대한 비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오픈소스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AWS를 따라잡기 위해서다.

최 이사는 애저에서 구동되는 가상머신(VM)의 40%가 리눅스 기반이며, 한국 시장 수치는 무려 50%에 달한다고 밝혔다. 애저 마켓플레이스 앱 이미지의 80% 이상이 리눅스 기반이다.

회사 측은 “애저가 단순한 호환성이 아니라 연속성을 지원해, 사용하는 소스를 그대로 활용해 개발할 수 있는 장점이 시장에 제대로 안착했다는 것을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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