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의 전설2 이미지

국산 게임이 중국에서 인기라면, 좋은 일이죠. 중국은 단일국가로서 세계에서 제일 큰 게임 시장이니까요. 국내 시장보다 무려 6배 이상 큽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잘나가는 게임은 가끔 골치 아픈 일을 겪을 때가 있습니다.

국내 게임사 중 맏형 격인 넥슨은 지난 22일 ‘던전앤파이터 중국 독점에 관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중국 내 던전앤파이터 유사 게임을 단속하겠단 겁니다. 넥슨은 이미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내 PC게임과 모바일 게임 운영권을 텐센트에게 독점적으로 위임했는데, 최근에 IP를 침해한 불법 모바일 게임이 중국에서 다수 발견되고 있어 법적 대응을 요청하겠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이런 싸움의 원조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이하 위메이드)입니다. ‘미르의전설2(이하 미르2)’라는 걸출한 게임을 놓고, 지난 2001년부터 중국 샨다와 으르렁 거리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국내 게임사이자 샨다 자회사인 액토즈소프트(이하 액토즈)도 끼어 있습니다. 1차가 PC 온라인 게임을 놓고 벌어진 싸움이라면 지난해부터 시작한 2차 다툼은 웹, 모바일 게임으로 그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제는 최근 벌어진 ‘위메이드-액토즈-샨다’ 간 2차 다툼입니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최근 위메이드가 서울중앙지법에 미르2 저작권 공유지분 추가 가압류를 신청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액토즈가 위메이드랑 상의 없이 샨다와 추가계약을 했고, (위메이드는 이를 불법으로 봅니다. 물론, 액토즈 입장에선 아니죠) 이 과정에서 생겨난 자산을 위메이드 몰래 처분할 수 없게 하겠다는 겁니다. 미르2 IP로 벌어들인 돈은 계약대로 나눠갖자는 거죠.

본론에 앞서, 이 셋의 관계와 2001년 있었던 1차전 이야기를 잠깐 짚고 가겠습니다. 잠깐 아래 타이프모션을 보시죠.

이러저러하여 삼자간 1차 타툼은 봉합됐으나, 셋 사이 감정의 골까지 완벽하게 메운 것은 아니었나봅니다.

오늘 이야기 주제인 2차 분쟁은 지난 2014년 11월 시작합니다. 어떻게냐고요? 

조금 거칠게 말하자면, 샨다가 중국에서 미르2 IP를 사용한 웹게임을 만들면서 생겨납니다. 이게 뭐가 문제냐고요? 샨다가 웹게임을 만들면서 위메이드와 일절 상의를 하지 않았거든요. 위메이드 입장에서는, 어라? 우리 게임을 아무 말도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해? 하고 발끈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요.

그런데 샨다가 한 발 더 나아갑니다. 위메이드가 미르2 IP를 활용한 웹게임에 대해 샨다측에 로열티를 요구했는데, 샨다가 이를 거부합니다. 이후 미르2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만들때도 샨다가 알아서 개발을 총괄하고선, 출시 직전에야 위메이드 측과 계약에 나섭니다.

위메이드는 점점 기분이 상합니다. 그러던 차, 미르2 IP로 만들어진 ‘아문적전기’란 게임이 흥행 참패를 합니다. 위메이드는 분통이 터집니다. 잇단 성공에, 겨우 게임 하나 망한게 뭐가 문제냐고요? 그게 그렇게 간단치 않습니다. IP라는 건 길게 보고 하는 장사입니다. 1928년 만들어진 쥐 캐릭터 하나(미키 마우스에요)가 지금까지 디즈니를 먹여살린 모태가 됩니다.

자, 그래서 세 회사(위메이드-샨다-액토즈) 사이 잇단 소송전이 터집니다. 위메이드 측에 따르면, 세 회사가 한국과 중국 등에서 쌍방 고소한 소송건만 스무개에 달합니다. 위메이드 측 주장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불법행위를 저질러 신의를 잃어버린 샨다와 함께 하기는 어렵지 않나” “위메이드는 미르2 IP를 적극 활용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만큼 액토즈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는 말아달라”입니다. 미르2 공동 저작권자인 위메이드와 액토즈는 로열티를 나누어 갖는 사이입니다.

물론 샨다와 액토즈 측도 할 말이 있겠죠. 샨다는 “액토즈도 IP 공동 저작권자다. 나는 액토즈랑 추가 계약을 했으니 계속해서 PC 온라인 미르2를 퍼블리싱할 수 있다”는 거죠. 액토즈도 “우리만 독자적으로 계약했냐, 위메이드도 우리랑 상의없이 미르2 IP 계약을 해왔다”고 항변합니다. 이들은 “우리는 여론전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것 뿐이지 할 말이 없는건 아니다”라고도 말합니다.

이 엇갈린 주장 속 쟁점도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위메이드 없이 액토즈가 샨다와 맺은 계약 연장이 유효한가

화가 난 위메이드는 결국 지난해 4월, 샨다에게 ‘미르2’와 관련한 수권서를 갱신하지 않겠다고 통보합니다. 수권이란, 법률용어인데요 임의대리인의 자격, 지위, 권능만을 부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입니다(올해 8월에는 미르의전설3 계약도 해지하겠다고 샨다에 통보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샨다는 지난 6월, 공동 IP 보유자인 액토즈와 단독으로 PC 클라이언트 온라인 게임의 연장계약을 맺어 버립니다. 앞서 말했듯이 액토즈는 샨다의 자회사이기도 합니다. 위메이드는 상하이 지적재산권 법원에 액토즈와 란샤를 상대로 ‘미르2’ 연장 계약에 관한 소송 전 행위 보전 신청을 합니다.

상하이 법원은 우선 위메이드의 편을 들었습니다. 액토즈가 위메이드와 협의를 하지 않고연장계약을 체결할 경우 공동저작권자인 위메이드의 권리를 침해하는 혐의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해당 연장계약의 이행을 즉시 중단하라는 판결을 내린겁니다.

당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중국에서 샨다와의 PC 클라이언트 게임 계약이 2017 9 28일에 기한 만기로 종료 되는 것을 계기로다른 파트너들과 함께 중국 ‘미르2′ 비수권 시장 양성화를 추진하겠다”고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두번째 쟁점은 조금더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샨다도 미르2의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는가

위메이드는 샨다를 중국 내 퍼블리셔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샨다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미르2가 중국에서 이렇게 까지 인기를 얻은데에는 샨다의 힘이 컸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퍼블리셔라니? 위메이드의 개발 지원도 없이 내가 중국에서 최적화 해서 미르2를 키워놨는데, 이제와서 한낱 퍼블리셔에 머무르라니! 나에게도 미르2의 저작권에 대한 권리가 있다, 이게 샨다 측 주장이지요.

위메이드의 입장은 강경합니다. 일단 미르2와 관련한 모든 개발은 위메이드가 맡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예를 들어, ‘크로스 파이어’처럼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게임의 경우 오랜기간 퍼블리싱을 해온 텐센트가 이 작품의 저작권을 요구하고 있지 않습니다. 각자의 권리 범위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최대한 해 각자의 몫을 최대한 찾아가자는 것이 위메이드 측 입장인 셈이지요.

아울러, 미르2가 성장하는데 샨다의 몫을 인정하지만 샨다가 그만큼 성장한 것 역시 미르2의 역할이 크다는 것 또한 강조합니다. 샨다는 텐센트가 천하평정을 하기 전까지 중국내 톱3 게임사 중 하나였습니다.

싸움이 이렇게 진행되고 있고, 소강국면은 보이지 않습니다. 누구 하나 양보하기 어렵습니다. 왜냐면, 미르2가 아직까지 충분한 매출을 내는 효자 IP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위메이드는 서울중앙지법에 미르저작권 공유지분 추가 가압류를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습니다. 샨다와 액토즈는 여기에 발끈합니다. 액토즈 측은 “위메이드는 공동저작권자로서 신의를 저버리고 비상식적인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 며  “액토즈는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여 이러한 행위를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 당분간 끝나지 않을 싸움이네요. 이 자리에 솔로몬이 있다면, 그는 어떤 지혜로운 판결을 내릴까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