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을 16일 오후 여 위원장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저 (게임업계) 왕따잖아요.”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을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게임쇼 ‘지스타 2017’에서 만났다. 여 위원장은 이날 아침 일찍 지스타 행사장에 도착했으나, VIP 세레모니 자리에는 서지 못했다. 그는 서병수 부산광역시장을 비롯한 17명의 귀빈이 지스타 개막 세레모니를 하고 있는 장면을 행사장 한 켠에서 바라보고만 있었다. 왜 참석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엔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좋은 뜻이든 나쁜 뜻이든, 최근 게임업계에서 여 위원장의 존재감은 커졌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논란이 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확률형 게임 규제 사안을 놓고서는 게임업계의 공적이 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인터뷰는 이날 오전 지스타 현장에서, 오후 여 위원장의 집무실에서 두 차례에 걸쳐 나눠 이뤄졌다. 여 위원장은 말을 매우 아끼는 모습이었으나, 게임업계 현안에 한한 질문에는 답을 했다. 그는 자신을 ‘또라이 기관장’이라고 언급하며 “나같은 또라이 위원장이 있을때 (잘못된 것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여 위원장과 현장, 게임물관리위원회 집무실에서 나눈 일문일답이다.

VIP 세레모니 석에 서지 않았나

“나는 (게임업계) 왕따 아닌가.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우리 직원들한테도 물어봤는데 초청장이 오지 않았다고 했다. 초청장은 받지 못했지만, 오늘 여기서 일정이 많다. 미팅도 많고 그래서, 내 할 일은 해야 해서 왔다.”

왕따라고 했는데, 산업계가 위원장에 거부감을 갖고 있어 보인다.  위원장이 게임업계와 각을 세우고 있는 모습으로 비친다

“게임업체도 많이 피해자다. 규제를 정상화 시켜야 하는데 규제에 규제를 덧입히거나 또는 진흥위의 예산이 새싹이나 창의적 인재들에 안 들어가거나 하면 힘들다. 규제와 진흥을 갈라놓아서 이분법적으로 가는 건 (아니다). 사실 규제라는 게 진흥을 가로막는 독초를 뽑아 내는 건데, 서로 소통하고 잘 키워서 국가가 부자 아빠가 돼서 인재를 키우고 기업이 못하는 일을 풀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거다. 기업이 자기 역량 최대 발휘하게 돕는게 관이 게임 업계를 위해 해야할 일이다. 그걸 끼리끼리 모여서 하는 건 아니다. 오픈 행정이 중요하다. 관이 잘 해서 전문가, 시민 지킴이가 확장되게 해줄 수 있다면 불통이 사라지게 될 거다. 주적은 불통이다.”

여 위원장의 말은 ‘게임을 더 규제하자’라는 식으로 이해가 되기도 한다

“아니다. 나는 규제 반대론자다. 게임이 그냥 제조품은 아니지 않나. 게임은 생활양식이고 플랫폼이다. 교육의 인프라이기도 하고 전혀 다른 세계로 가는 포털이기도 한데 그걸 국가가 하나하나 관리하는 건 넌센스다. 그러나 사행성과 관련해서 게임 안에 게임 아닌 걸 집어 넣고 그런걸 빼는 역할은 필요하다. 안 빼면 안 될 상황을 공론화를 해서 그부분에 시민의 목소리가 들어갈 수 있게 해야 하는데 그게 전혀 빠져 있으니까.”

확률형 아이템을 문제 삼았는데

“이용자에 물어보면 1000명 중에 990명은 다 사행성 게임이 문제라고 한다. 그런 것을 위한 규제 정상화가 중요하다.”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면 게임업계 수입이 줄어든다. 여기에 대한 대안이 있나

“게임업계가 창의적 게임을 만들 수 있게, 자율적으로 시장에서 할 수 있게 내버려 두는 걸 해야한다. 사행성으로 돈버니까 그냥 두라고 하면 아케이드 사행성 게임은 왜 때려 잡았나? 여러 다양한 목소리가 있는데 한쪽만 들으면 안 된다. 개발자나 이용자 입장에서는 게임성 있는 좋은 걸 하고 싶다는 거다. 그런 목소리를 들어서 규제를 정상화하는데 모두가 참여하자는 얘기다. 오픈해서 얘기하자는 거지.”

여 위원장은 이날 오전 지스타에 참여했으나 개막식 세레모니석엔 서지 못했다.

게임계랑 얘기가 진행되는 것이 있나

“많이 했었다. 그런데 게임계라는 게 외연도 너무 다양하고, 누구를 지칭하는지 정밀하게 이야기를 해야 될 거다. 정치적으로 오해 되거나 하는 상황이 아주 불편하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규제의) 목적은 이용자 보호, 산업 정상화, 생태계 정상화다. 다른 이슈를 개입시면 안 된다.”

위원장의 얘기대로 규제가 도입되면 산업계가 다 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은 어떻게 생각하나

“유저들에게 물어봐라. 누가 산업계인가? 그렇게 따지면 카지노도, 바다이야기도 모두 산업계다. 현금이 들어가서 사행성 이슈가 발생하는 걸 문제 삼는거다. 현금 안 태우고 아이템 주고 받는 건 상관없다. 사행성 이외에는 왠만하면 프리하게 해야 한다. 게임하고 도박물이 공존하면 그게 문제다. 법이 문제인 건데 법만 정상화하면 된다. 이 이야기를 공론의 장에서 해서 게임강국을 만들자는 거다.”

소통을 강조했는데, 이용자 목소리는 어떻게 듣나

“많은 루트로 듣는다. 민원이 수백개씩 들어오고 신문고로도 들어온다. 들어오면 일단 일차적으로 뭐가 급한건지 알게 된다. 그러면 바로 액션을 해야 한다. 보고를 해야 하고, 정치적 간담회를 할 때 노출을 해야 한다. 이런 부분에서 리서치를 해야하는데 우리 R&D 비용이 0원이다. 우리나라가 게임 심의 기관 역사가 29년이 됐다. 전세계에서 게임에 대한 심의기관으론 제일 오래됐다. 그런데 자료가 하나도 없고 아카이빙도 하나도 안됐다. 빅데이터화를 해야 한다.”

역으로 말하면 그만큼 규제가 오래됐다는 이야기 아닌가

“하나의 관리 원칙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원이 있을 수 있다. 산업계를 좌지우지, 군림하기 위해서 있는 기관이라면 없애야 한다. 그러나 정책을 위해서는 있어야 한다. 산업계가 계속해서 눈치만 보다보면 비즈니스 아이템도 무리수를 두게 되고 개발자도 자기 역량을 다 못하게 된다 게임 개발자들은 노예 계약서를 쓰고 쉬운 해고에 시달리고 하는데 이게 창의력을 발현할 수 있는 생태계가 없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들이 홀대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문화 연금술사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 관련해서 더 할 이야기는 없나

“사행성은 어떤 경우에도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없다. 확률형 아이템도 현금이 투입되지 않으면 얼마든지 해도 된다.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가 걸려있는 당사자들의보이스가 최대한 들어가야 한다. 그게 정상화가 되면 좋은 게임 만들어서 자기 명예도 찾고 사업도 성공할 수 있다. 그러면 개발자도 몸값이 높아질텐데. 생태계에 해법은 순환구조가 이뤄져야 하는 거다. 또라이 기관장이 있을 때 활용을 많이 해라. 또라이 기관장 사용설명서를 드릴테니 있을 때 바꿔라. 청소년과 학부모와 게임 산업계가 다같이 사는 길을 함께 만들었으면 좋겠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