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사이에 낀 새우 ‘페이코’가 쓰는 반전 드라마

‘페이코’는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그렇게 주목받는 서비스가 아니었다.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IT회사들이 싸우는 전장에서 페이코는 다소 초라해보였다. 고래싸움에 끼어있는 새우 같달까.

갤럭시 스마트폰만 있으면 거의 대부분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할 수 있는 ‘삼성페이’, 네이버라는 우산 아래서 수많은 소상공인 가맹점을 보유한 ‘네이버페이’, 카카오 선물하기를 든든한 지원군으로 두고 있는 ‘카카오페이’에 비해 페이코는 비빌 언덕이 없었다. 그야말로 ‘독고다이’였다.

이런 페이코가 최근 굉장한 뉴스를 전해왔다. 구글과 제휴를 맺은 것이다. 이 제휴로 구글 플레이에서 ‘페이코 포인트’로 결제가 가능해졌다. 페이코 포인트는 미리 충전해서 쓰는 선불결제 수단이다.

구글이 간편결제 업체와 제휴를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고래 싸움에 등이나 터지지 않을까 했던 페이코가 반전의 드라마를 쓰기 시작한 것일까? NHN페이코 오보명 사업실장으로부터 페이코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NHN페이코 오보명 사업실장

Q. 구글과의 제휴가 핫(Hot)하다. 어떻게 맺게 됐나?

“원래 구글이 결제수단을 추가하려는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저희가 운이 좋게 들어가게 됐다. 한국이 모바일 게임이 많고 게임 아이템 거래가 많으니까 결제수단 다양화를 추진하는 듯하다. 국내에서는 통신사와 카드사, PG 업체 하나 정도가 구글과 제휴를 맺고 있었는데 결제업체로는 저희가 처음이다. “

Q. 그런데 제휴 대상이 일반 페이코 결제가 아니라 페이코 포인트다.

“저희가 올해 초부터 ‘페이코 포인트’를 밀었다. 다른 간편결제와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웠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시스템이었는데, 약 1년 전부터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Q. 구글플레이에서 신용카드가 아니라 충전해서 쓸 사람이 많을까? 우리나라는 신용카드 보급률도 높은데…

“저도 그런 생각을 했다. 신용카드를 두고 누가 귀찮게 충전할까. 그런데 편의점에서 기프트 카드를 사서 쓰는 이용자들이 많다. 신용카드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이용자도 있고, 신용카드가 없는 분도 많다. 특히 10대 이용자의 경우 신용카드가 없다. 일부 앱(예를 들어 ‘야놀자’ 같은…)은 신용카드에 기록을 남기길 원치 않는 경우가 있다.

최근 구글플레이에서 문화상품권을 쓸 수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문화상품권보다 페이코 포인트가 이용하기 훨씬 더 쉽고, 문화상품권으로 페이코 포인트 충전도 할 수 있다. 페이코 포인트 쓰면 3% 할인도 해준다. ”

Q. 최근 페이코가 어디어디와 제휴를 맺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11번가를 비롯해 다양한 온·오프라인 쇼핑몰과 제휴를 맺었다.

“솔직히 저희가 듣보잡(?)으로 시작하지 않았나. 외부로는 중립적이라고 홍보하지만 배경이 없다는 말과 같다. 저희 스스로의 힘 만으로는 부족하니까 필사적으로 제휴를 늘릴 수밖에 없다. 다른 간편결제 업체보다 가맹점과 더 막역하려고 노력한다. 프로모션도 많이 하고. 신용카드사나 보험회사 같은 기관은 저희의 갑이지만, 어느 시점에는 그들의 마케팅에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다.

Q. 제휴 확대의 비결은 무엇인가?

“저희는 IT회사로 시작했기 때문에 초기에는 영업이 없었다. 영업사원을 뽑을 줄도 관리할 줄도 몰랐다. 계열사인 KCP의 도움을 받아서 겨우 했다. 하지만 지금은 나름 훌륭한 영업군단을 만들었다. 초기 1년은 헤맸지만 이제는 나름 괜찮다. 단순히 PG로 접근하지 않고 가맹점에 최대한 도움을 드리려고 노력한다. 이런 노력이 제휴 확대로 이어졌을 것이다.

또 단말기나 플랫폼을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직원들이 배고픔을 느낀다. 이건 중요하다.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처럼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있었다면 영업을 덜 했을 것이다.

페이코가 독립적이라는 점도 제휴 확대에 도움이 된다. 특정 플랫폼 색깔이 있으면 영업이 어렵다. 예를 들어 SSG닷컴과 제휴를 맺었는데 쓱페이가 있지만 저희와도 함께 한다.”

Q. 간편결제 시장의 경쟁이 뜨겁다. 페이코는 어떻게 보고 있나?

“간편결제 업체들끼리는 경쟁을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시장이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 오프라인 결제는 삼성페이가 절대 강자지만 온라인에서는 그렇지 않다. 네이버페이도 네이버에서의 결제를 빼면 외부에서는 페이코의 거래액이 더 많다. 카카오페이도 선물하기를 빼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하나의 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기보다는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이라는 파이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보고 있다. 모두 함께 이용자들이 모바일 페이를 이용하는 습관을 만드는데 주력해야 한다. 더 많은 간편결제 플레이어가 나오면 중국처럼 되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시장을 함께 개척하는 시기다.”

Q. 제휴 이외에 페이코의 강점이라면 뭐가 있을까?

“개발이 빠르다. 저희는 모든 개발을 인하우스에서 한다. 아웃소싱을 주지 않는다. 저희 팀 옆에 기획이 있고, 앱 개발, 서버 개발, 디자이너가 한 사무실에 있다. 언제든 이야기를 나누고 개발을 진행할 수 있다.

최근 지문인증을 도입했는데, FIDO(생체인증 표준)부터 모든 개발을 내부에서 다 했다. 저희의 시스템은 매우 정교하다. 시스템이 잘 구현되다 보니 파생되는 다른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었다. 쿠폰도 수만가지 조건을 다 받아준다. 쿠폰이 강했기 때문에 식권을 할 수 있었고, 기프트콘을 할 수 있었다.

카드사보다야 못하겠지만 FDS(사기방지시스템)도 다른 PG사나 간편결제보다는 훨씬 잘 돼있다. 초기부터 게임 가맹점을 타깃했기 때문에 어뷰징이나 이런 것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했다.

조직문화 면에서 보면 실수에 대해 책임을 추궁하는 문화가 없다. 임원들은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지 않고 큰그림을 제안한다. 그럼 실무자들이 판단하고 일을 한다. 사고가 나도 실무자를 탓하는 문화가 없다. 추궁해봤자 소용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빠른 조치와 해결에만 중점을 둔다. 그러다보니 일을 쉽게 벌일 수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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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ies: 기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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