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인터넷 기업의 사무실은 일반 기업과는 좀 다르다. 창의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딱딱한 업무환경 보다는 자유로운 분위기, 언제 어디서든 아이디어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무실 구조를 지향한다.

그래서 구글과 같은 회사에 가보면 여기가 회사인지, 대학 캠퍼스인지 헷갈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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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같은 실리콘밸리라고 해도 전통적인 B2B IT업체들은 분위기가 좀 다르다. 주로 대기업을 고객으로 하는 이들의 업무환경은 그들의 고객 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회사는 실리콘밸리 기업일지라도 다소 딱딱한 분위기일 수밖에 없다. 대표적으로 오라클을 꼽을 수 있다.

그런데 클라우드가 나오면서 문제가 생겼다. 클라우드는 특정 대기업에 비싼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의 비즈니스가 아니다. 스타트업부터 중소기업이 주로 클라우드 고객이다. 이 때문에 마치 B2C 인터넷 회사처럼 불특정 다수기업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펼칠 필요가 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클라우드 비즈니스의 리더인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오라클과 같은 전통적인 B2B IT 업체들은 이런 클라우드 비즈니스에 익숙지 않다. 소수 대기업에 밀착해 제품을 판매해왔던  오라클 직원들이 하루아침에 불특정 다수의 기업을 상대로 하는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잘 하기는 어렵다.

오라클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인터넷 기업처럼 움직이는 조직 ‘오라클 디지털 프라임(ODP)’을 별도로 만들었다. 그리고 ODP에는 기존 오라클 조직문화와 전혀 다른 새로운 조직문화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영업대상이 대기업에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그에 맞는 조직문화가 필요해진 것이다.

2017년 9월 20일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 16층에는 ‘오라클 디지털 프라임 허브’라는 공간이 생겼다. 이곳은 ODP 직원들이 일하는 곳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공간이 기존의 오라클 사무실과는 매우 이질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인터넷 기업의 사무실처럼 언제 어디서나 직원들끼리 잡담(?)을 나눌 수 있도록 공간을 배치하고, 당구대와 같은 놀이시설도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고객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제품을 설명할 수 있는 화상 프리젠테이션 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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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새로 문을 연 ODP(Oracle Digital Prime) 허브

사무실 안에 당구대와 손축구 테이블이 있다. 주로 구글과 같은 인터넷 기업의 사무실에서 볼 수 있는 물품들이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사업을 위해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ODP 허브에는 고객을 대면하지 않고 온라인 상에서 제품을 소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ODP 허브는 얼핏 구글 사무실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위해 ODP만의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오라클의 의지가 읽히는 부분이다.



ODP 아시아태평양지역 리더인  마리아 자난 부사장은 “오라클은 강력한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오라클이 클라우드 여정을 떠난지 꽤 됐다”면서 “그 동안 클라우드는 고객층이 다르고 판매하는 방식도 달라야하며 ODP 직원들의 마음가짐도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공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마리아 자난 부사장

자난 부사장은 “책상에만 앉아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1대 1, 1대 2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는 공간과 휴식을 자유롭게 하면서 고객을 모시는 방법을 새롭게 만들려고 한다”면서 “대면에만 의존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영업이 아니라 대면은 유지하되 훨씬 진보적인 디지털 세일즈 방식,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인터랙션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