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이승배 C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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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은 AI 기술이 갑자기 어디서 났을까?

건강보조식품은 약이 아니라 식품이다. 그래서 광고나 홍보 문구에 ‘복용’이나 ‘효능‘이라는 표현이 금지된다. 구매자에게 식품이 아니라 의약품이라는 오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에서 건강보조식품을 판매자들은 “이 ㅇㅇ을 복용하면 ㅇㅇ 효능이 있다”는 표현으로 구매자들의 눈길을 끌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 유통회사들은 판매자가 만든 상품소개 이미지에서 이런 표현을 걸러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이처럼 부적절하거나 불법적인 표현을 찾기 위해서는 사람이 두 눈을 부릅떠야 했다. 이미지에서 글자를 찾아야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단순한 일이지만 많은 인력이 투입될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티몬의 경우 검수해야 할 이미지가 하루에 3~4만 장에 달한다고 한다. 사람이 수동으로 모든 이미지를 검수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티몬은 이 문제를 인공지능(AI)으로 해결했다. AI 엔진은 판매자들이 만든 제품소개 이미지에서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단어를 찾아서 티몬 관리자에게 알려준다. 더 이상 사람이 수만 장의 이미지를 두눈 부릅뜨고 살펴볼 필요가 없어졌다.

그렇다고 티몬이 AI 기술을 직접 개발한 것은 아니다. 티몬은 구글 클라우드 머신러닝 비전 API를 사용해 손쉽게 AI를 서비스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구글은 자신들이 개발한 AI 기술을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API(Application Programing Interface) 형태로 제공한다. 티몬이 사용한 비전 API 이외에 음성인식 API, 번역 API, 자연어처리 API 등이 있다. 이 서비스들은 구글이 사전에 미리 학습을 시켜놓은 것들이다. 기업들은 티몬처럼 이를 가져다가 자신의 시스템에 연결하기만 하면 AI를 활용한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

구글은 이외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AI라이브러리 ‘텐서플로’와 머신러닝 모델을 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해주는 관리 서비스인 ‘머신러닝 엔진’도 제공한다.

이는 인공지능 기술이 민주화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제 클라우드와 연결하면 누구라도 AI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일반 기업이 AI 원천 기술을 개발할 수는 없다. 아니 할 필요도 없다. 아무리 IT가 중요한 시대라고 하지만, 모든 기업이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 수준의 IT인력을 보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반 기업들은 자신의 본업에 집중하면서 필요한 AI 기술만 가져다 쓰면 된다.

구글만 이런 기술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IBM 등도 AI를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제공한다.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도 자사 서비스에 사용된 AI 기술을 외부 기업이 이용할 수 있도록 API를 제공한다.

이들은 대체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용과 성능을 고려해서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은지 판단만 잘 하면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획’이다. 민주화 된 AI 기술을 사용해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내서 비즈니스 효율성을 높일지 기획하는 역량이 중요하다. 잘 기획하지 않으면 AI 전문기업들이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내놓아도 그림의 떡일 뿐이다.

티몬 이승배 CTO
티몬 이승배 CTO

티몬 이승배 CTO는 “구글 클라우드 머신러닝에는 기업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API가 있는데, 중요한 것은 그 API를 어떤 비즈니스 필요분야에 접목할지 그것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아 리 클라우드 AI 및 머신러닝 야 R&D 총괄은 “구글이 확신하는 것은 AI의 민주화” 라면서 “AI라는 값비싼 자원을 모든 사람이 사용하도록 하면 창의성 있는 개발자가 지능형 파워를 갖출 수 있게 되고, 모두가 혜택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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