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윤 와그 대표

선우윤 ‘와그’ 대표

여행 액티비티 플랫폼 ‘와그’는 독특한 회사다. 정식 서비스를 내놓기 전에 페이스북과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회원부터 모았다. 창업멤버 둘이서 8개월간 매일매일 재미있는 콘텐츠를 페이스북 페이지와 카카오스토리에 끊임 없이 올렸다. 사람들은 ‘와그’가 뭐하는 회사인지도 모른채, 재밌는 콘텐츠에 끌려 ‘좋아요’를 눌렀다. 그렇게 확보한 100만 팔로워를 바탕으로 여행 액티비티 상품을 판매하는 앱을 출시했다. 남들은 서비스를 내놓고 이용자 확보와 다운로드 수 늘리기에 집중할 때, 이들은 이미 모아놓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상품 판매에 곧바로 들어갔다. 사람을 먼저 모아야 한다는 플랫폼의 본질이 어느 분야에서든 먹혀들어간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와그는 ‘액티비티’와 ‘모바일 퍼스트’를 무기로 도전장을 낸 여행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2015년 창업해 2016년 처음 여행 상품 판매 앱을 내놓았다. 무시할 것이 아닌게, 창업 2년 만에 월 매출 17억 원대의 회사로 성장했다. 최근엔 20억 원 규모의 투자도 받았다. 성공이라 부르긴 이르지만 순항이란 표현은 할 수 있겠다. 업계에선 “왜 1위도 아닌 신생회사에 관심이 쏠리나” 궁금해 하는 목소리도 있다.

와그를 만든 선우윤 대표는 원래 마케터다. SNS를 통해 콘텐츠를 공급하는데 특화해 있다. 그런 그가 여행사를 만든다고 했을 때 의아했는데, 이제는 그 전공을 살려 ‘모바일 퍼스트’ 여행 플랫폼을 안착시키고 있다. 그는 “휴대폰으로 무엇이든 사고파는 세상에 유독 여행사만 낙후되어 있어” 와그가 파고들 공간이 있다고 자신했다. 와그의 순항 요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선우윤 대표를 지난 18일 서울 서교동 와그 사무실에서 만나 들어봤다.

투자 유치를 축하한다. 지금까지 총 얼마를 투자 받았나

총 세 차례의 투자를 받았다. 2015년 8월 3억 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11월 코그니티브인베스트먼트와 디캠프로부터 5억 원, 그리고 최근에 LB인베스트먼트에서 20억 원을 받았으니까 총 28억 원이다.

여행 액티비티 스타트업으로는 ‘와그’가 가장 큰 업체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투자를 받고 있고 가치 평가도 좋아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와그를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업체라고 봤다. 앞으로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고 본 거다. 와그 안드로이드 앱이 지난해 3월에 나왔는데, 1년 만에 다운로드 수가 40만이 됐다. 올해 성수기 기준, 월 3만 건이 결제됐고 17억 원의 매출이 나왔다. 2015년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2명이었는데 지금 직원은 20명이다.

‘액티비티’라는 것이 사람에 따라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 시장은 어떤 시장이고, 또 어느 정도 규모가 되나

여행가서 즐길 수 있는 상품을 액티비티 상품이라고 보면 된다. 내외국인을 합치면 국내 액티비티 시장 규모는 2조 원 가량 된다고 본다. 1년 출국자 수에 항공과 호텔을 뺀 나머지 비용을 합치면 이 정도 규모가 나온다.

앱을 만들기 전에 페이스북으로 사람부터 모았다고 들었다. 조금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와그’ 앱이 나오기 전에 페이스북 페이지와 카카오스토리를 합쳐서 100만 팔로워를 모았다. 그랬더니 앱 서비스 첫 날에 1천 다운로드가 나왔다. PC버전엔 7000명이 들어왔고. 오픈 첫 날 바로 첫 결제가 일어났으니까, ‘우리가 서비스를 만들었는데 사람들이 왜 안쓸까’하는 고민 없이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어떻게 사람부터 모을 생각을 했나

전 직장이 모바일 메신저 ‘돈톡’을 만들었던 브라이니클이다. 거기서 마케팅을 담당했다. 그때 회사가 투자도 많이 받고 서비스도 꽤 만들었는데 특별한 마케팅 채널이 없으니까 사람 모으기 쉽지 않았다. 일단, 플랫폼을 만들려면 사람을 많이 모은 다음에 창업을 하는게 맞다고 그때 생각했고 창업하면서 실천했다.

서비스가 없는데 어떻게 사람을 많이 모으나

페이스북에선 뭐가 터질지 모른다. 그래서 공동 창업자인 친구랑 둘이 8개월간 매일 콘텐츠를 각각 12개씩 만들어서 올렸다. 그땐 사무실도 없어서 커피숍에서 아메리카노 세 잔씩 시켜가면서 일했다.

그사이에 수입도 없었을텐데, 불안하진 않았나

자본금으로 버텼다. 사람만 모이면 어떤 걸 하든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콘텐츠를 올리면서 가끔식 펜션이나 레일바이크 같은 여행사 상품을 시범적으로 팔아봤는데 꽤 팔렸다. 그래서 플랫폼을 만들면 사업도 어렵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와그를 소개할 땐 늘 ‘모바일 퍼스트’를 먼저 말하는데

여행 시장은 완전히 PC 시장이었다. 그런데 우리 매출을 보면 모바일앱에서 80%, 모바일웹에서 10%가 나온다. 모바일에서 매출이 90%까지 나오는 건 한국에서 이례적이다. 우리 타깃층이 20~30대니까, 그만큼 젊다고 볼 수 있다.

큰 여행사도 많고, 유사한 경쟁 업체도 있다. 모바일을 안 하는 데가 있나? 모두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와그가 가진 실질적인 경쟁력은 뭐였다고 보나

사용자환경과 경험(UI와 UX)가 가장 깔끔하다고 본다. 우리는 결제까지 네 번 터치면 끝이 난다. 이용자가 여행지에서 할 수 있는 걸 가장 빠르고 편하게 보여주도록 했다. 개인적으로 여행사가 낙후됐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바우처를 만들어 지급한다. 이용자가 예약한 상품에 대해 더 알려면 전화문의를 해야 한다. 와그는 바우처를 모바일로 자동 발급한다. 고객이 서비스를 예약할 때 필요한 정보를 사전에 받기 때문에 자동 발권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서, 예약할 때 상품 이용시간은 물론이고 픽업 시간 같은 자세한 것 까지 모두 ‘터치’로 입력 가능하게 해놓았기 때문에 이용자가 바우처 사용을 최대한 편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국외 진출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처음엔 국내 액티비티에 집중하려 했다. 그런데 내국인한테 판매하는 건 기존 소셜커머스와 경쟁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 태국, 일본, 홍콩에 있는 상품을 공급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유럽과 미주까지 들어와 있다. 총 70개 도시의 6200개 액티비티를 제공하고 있다.

다른나라 딜을 가져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처음엔 많이 까였다. 뭘 믿고 상품을 주냐고, 대표 보증 보험을 서라고 하기도 하고. 많이 힘들었다. 그러다 마카오에서 어렵게 한 여행사와 제휴를 맺게 됐고, 실제 상품 판매도 많이 됐다. 계속 그런 경험이 쌓이다보니까 이제는 다른 데서 먼저 같이 일하자는 제안이 들어온다.

국외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사업 방향이 있나

회사가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니까 새로운 고민이 생긴다. 호텔과 항공 예약을 포함해 종합여행사로 가느냐, 아니면 아예 새로운 국가로 나가서 시장을 넓히느냐다. 그런데 액티비티의 경우 항공·호텔과는 예약 프로세스가 완전히 다르다. 반대로, 국외 진출은 지금 시스템을 크게 바꾸지 않고 상품 번역만 하면 된다. 특히 일본의 경우 한일 양국을 오가는 여행자만 일년에 1,200만 명이다. 국내 상품을 찾는 일본인도 많고, 일본 상품을 찾는 내국인도 많다. 일본 현지 사람들이 실제로 데이트할 때 즐기는 상품을 많이 공급해 오려 한다. 영업 특공팀을 투입해야지.

국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보나

기존 여행사가 갖고 있는 문제점 중 하나가 시시각각 변하는 상품 정보를 제때 반영하지 못한다는 거다. 게다가 이용자가 궁금해할만한 상황이 제대로 정리가 되어 있지 않거나 아예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우리는 고객이 꼭 필요로 하는 항목을 여섯개로 나눠서 사전에 모두 제공한다. 우리 파트너인 여행사들이 우리가 제공한 ‘파트너스 앱’을 통해 실시간 상품 정보를 관리할 수 있다. 상황이 바뀔 때면 곧바로 앱에 반영이 된다. 앱에 구글맵도 연동해 놓았다. 그러니 이용자 문의가 적다. 이용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쓰기 편하도록 해놓았기 때문에 해외 진출에 유리하다고 본다.

요즘도 직접 콘텐츠를 만드나

전 직원이 포토샵을 할 줄 안다. 콘텐츠는 누구나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상도 우리가 자체적으로 만드는 편이다.

사업을 시작할 때보다 살도 많이 빠졌다

주말에 안 쉬고 일 한다. 가끔 여행을 가긴 하지만, 가능한 안 쉬고 대표가 제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그래야 팀원들이 ‘대표가 나를 부려먹는다’는 생각을 안 한다. 술도 끊었다. 술 마실 시간도 없고. 대신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새벽에 퇴근하면서 한강 라이딩을 한다. 라이딩을 하고 나면 시원하다. 바빠졌어도 오히려 더 건강해졌다. 체지방도 많이 빠졌다. 심지어 복근이 나오게 생겼다.

그런 건 듣고 싶지 않다. 콘텐츠 만드는 비법이 있다면 그거나 알려달라

비법은 없다. 무조건 많이 만들어 올린다. 뭐가 터질지 몰라서다. (비법을) 알면 돗자리 깔아야지.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

항공과 호텔처럼 액티비티 상품도 여행지에서 원할 때 즉시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게 하는게 목표다. 연내 전체 상품의 80%까지 이렇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용자가 상품을 구매하면 우리 파트너사인 여행사나 상품 공급업체가 즉시 ‘컨펌’할 수 있도록 파트너스 앱도 출시했다. 스킨스쿠버, 패러글라이딩 같은 것들도 모두 현지에서 모바일로 당일 예약하게 만드는 거다.  내가 원하는 액티비티를 아무때나 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게 지금 나와 와그의 목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