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I 스파크 드론, 핵심은 비전 컴퓨팅

DJI가 지난 주 새로운 드론을 발표했다. ‘스파크’라는 이름의 자그마한 드론이다. 이미 DJI의 드론 기술은 이미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DJI의 팬텀 시리즈는 전문 방송용 장비로 손 꼽히는 장비고, 현재 대부분의 드론은 바로 이 DJI를 기준으로 할 정도다. 다만 가격이 높다는 점이 장벽으로 꼽혀 왔고, DJI 역시 캐주얼하게 접근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채비를 해 왔다. 그리고 올 초 매빅에 이어 스파크까지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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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크는 발표와 동시에 크게 주목받았다. DJI의 드론 기술을 담고 있으면서도 크기가 작고 499달러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출시됐기 때문이다. 스파크는 갑자기 등장했지만 DJI는 발표와 동시에 예약 판매를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순식간에 품절됐다. 국내 가격은 62만원이고, 조종기와 배터리, 가방, 프로펠러 가드 등을 포함한 패키지는 87만원으로 아주 싼 건 아니지만 100만원을 훌쩍 넘는 다른 DJI의 드론에 비하면 부담이 적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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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I는 30일 용인시에 있는 드론 비행장 ‘DJI아레나’에서 스파크를 시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스파크는 접어서 가방에 넣을 수 있고 무게도 300g 정도다. 실제 제품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작고 가벼웠다. 일반적인 장난감 드론보다는 묵직하지만 편하게 갖고 다니면서 일상 생활을 촬영한다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진 제품이다.

기본적으로 드론의 역할은 기존 제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용 콘트롤러를 이용해 조종할 수도 있고, 스마트폰과 무선랜으로 연결해서 조종하는 것도 된다. 스파크는 카메라로 계속해서 화면을 담아 스마트폰에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100m, 조종기를 통해 2km까지 날릴 수 있고 배터리는 한 번 충전해 16분 가량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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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는 1/2.3인치 CMOS 센서로 1200만 화소 픽셀을 담았다. 동영상은 1080p, 즉 풀HD 해상도를 낼 수 있고, 1초에 최대 30프레임을 찍는다. 4k 해상도나 초당 60프레임 촬영은 안 된다. 이는 센서의 크기나 성능 문제보다도 상위 제품과 간섭을 줄이기 위한 제한으로 보인다. 영상의 해상도는 이 제품에 거의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이다.

DJI 스파크는 드론 그 자체보다도 센서와 비전 컴퓨팅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드론 기술은 이제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스파크는 그 대중화의 한 축이긴 하지만 DJI는 그 안에서 차별성을 소프트웨어로 풀어냈다. DJI가 ‘팜 콘트롤’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콘트롤러 없이 손으로 드론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실제 스파크의 팜 콘트롤은 꽤 정확하고 쉽게 작동했다. 손 위에 올려놓고 전원을 켜면 프로펠러가 돌고 비행 준비를 마친 뒤 적정 높이로 솟아 오른다. 그리고 카메라는 날린 사람의 얼굴을 인식한다. 이후 스파크는 그 사람을 주요 피사체로 지정해서 꾸준히 따라다닌다.

이후 스파크는 특별히 손을 대지 않아도 잘 따라 다닌다. 제어는 손을 이용하는데 마치 염력을 부리는 것처럼 드론을 향해 손바닥을 내밀었다가 손의 방향을 바꾸면 스파크도 그 위치로 움직인다. “안녕~”이라고 하듯 손을 흔들면 드론은 멀찌기 뒤로 떨어진다. 3미터 정도 떨어져서 비스듬이 피사체를 내려다본다. 이 상태에서 손가락을 포개서 네모 모양을 만들면 스파크는 사진을 찍는다. 이후에 팔을 다시 Y자로 펼치면 원래 위치로 돌아온다. 다시 손바닥을 드론 아래로 넣으면 얌전히 손바닥 위에 내려 앉고 비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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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해 보이지만 사실 이는 이미지를 인식하는 비전 컴퓨팅 기술의 응용이다. 얼굴과 손바닥을 인식하고, 재스처를 읽어서 원하는대로 작동한다. 스파크는 팜 콘트롤을 비롯해 얼굴을 인식하고, 특정 피사체를 지정해 계속해서 따라가는 등 실시간으로 영상을 분석해 제어에 활용한다.

이와 함께 센서들이 충돌을 막고,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카메라 역시 하나의 센서 역할을 한다. 이 밖에도 스파크 아래에는 비전 포지셔닝 센서가 있어서 바닥을 읽고 드론을 정확한 위치에 고정할 수 있도록 제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손바닥을 내밀었을 때 착륙하는 것 역시 비전 포지셔닝 센서가 손바닥을 읽어들이고, 착륙 명령으로 연결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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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이지만 스파크의 팜 콘트롤은 상당히 안정적이었고, 드론을 한 번도 날려보지 않은 이들도 쉽고 안전하게 날릴 수 있었다. 기기는 더 바쁘게 주변을 살피고, 조종하는 사람과 피사체를 살펴야 하지만 그만큼 드론에 대한 장벽은 낮아졌다.

애초 스파크는 크기와 가격으로 주목 받았지만 사실 이 제품의 가치는 비전 컴퓨팅이 기기에 어떻게 접목되는지에 대한 사례로서의 가치가 더 크다. 가격에 대한 장벽이 허물어진 줄 알았는데, 실제로 사라진 건 조종에 대한, 촬영에 대한 장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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