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를 현업에서 구매하는 시대, CIO는 무엇을 할 것인가
몇년 전까지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벤더의 영업사원의 고객은 기업의 CIO 조직(전산팀)이었다. 현업에서 사용하는 IT솔루션이라도 어떤 것을 도입할 지는 전산팀이 의사결정 했다. 이런 점에서 CIO 조직은 기업내 IT에 대한 컨트롤 타워였다.
그런데 클라우드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CIO가 구매 의사결정을 하는 몫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현업 부서는 소프트웨어나 IT인프라가 필요하면 클라우드에서 즉각 법인카드를 긁어 사용한다. 더이상 CIO 조직에 의존하지 않는다.
이같은 현상은 VM웨어가 글로벌 시장 조사 전문 기관 밴슨 본(Vanson Bourne)에 의뢰해 설문조사한 보고서 ‘VMware 2016 클라우드 현황’에 잘 나타나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75%가 클라우드의 확산으로 최근 3년 간 IT 구매나 관리가 분산화되고 있다고 답했다. IT 부서 이외의 부서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매한 건수가 연평균 6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업 부서에서 필요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직접 구매하는 것은 기업의 속도를 빠르게 한다. 기존에 IT부서에 시스템 구축을 의뢰하면 최소 수주에서 길게는 몇 개월씩 걸려야 필요한 IT환경이 마련됐다.
하지만, 이제는 클릭 몇 번만으로 원하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다. 소위 말하는 ‘타임투마켓(Time to Marcket)’이 이전보다 훨씬 빨라졌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긍정적 효과를 발휘하는 것만은 아니다. 부작용도 있다.
우선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부서별로 어디에서 누가 구매했는지 알 수 없다. 똑같은 서비스를 A, B, C 부서가 필요에 따라 중복구매할 가능성도 있다.
모든 것이 다 그렇지만 IT서비스 역시 개별적으로 소량 구매하면 구매교섭력이 떨어진다. 앞선 보고서에서도 IT 업무 분산화로 비용과 지출이 증가했다고 답한 응답자가 한국에서 92%에 달했다.
컴플라이언스(규제준수)도 문제가 있다. 보안이나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서비스를 현업부서에서 임의대로 구매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업부서의 판단으로 필요한 IT환경을 적시에 구축하더라도 회사 전체의 컴플라이언스를 지키면서 진행해야 한다.
보고서를 발표한 VM웨어 측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클라우드 시대에는 IT부서의 역할이 바뀌고, 더 주도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IT 분산화의 장점을 유지시키면서도, 비용은 줄이면서 컴플라이언스를 지킬 수 있도록 CIO조직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회사 측은 단일한 관리 환경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효 VM코리아 기술 총괄 상무는 “기업이 능동적으로 시장 변화에 적응하려면 IT 부서가 다양한 클라우드를 수용할 수 있는 단일 운영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프라이빗, 퍼블릭 클라우드 간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VM웨어가 새롭게 제안하는 크로스 클라우드 아키텍처가 해답”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크로스 클라우드 아키텍처를 위한 해답으로 ‘VM웨어 클라우드 파운데이션’이라는 멀티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를 발표했다. VM웨어 소프트웨어 기반의 프라이빗 클라우드부터 퍼블릭 클라우드까지 이곳에서 관리하자는 아이디어다.
현재 IBM 소프트레이어, 아마존웹서비스(AWS) 등과 제휴를 맺었다. 내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까지 제휴를 확장할 계획이다.
산제이 푸넨 VMware 본사 사업 총괄 최고 운영 책임자(COO)는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vFORUM 2016 컨퍼런스에서 “VM웨어의 크로스 클라우드 아키텍처는 고객이 원하는 클라우드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제어하는데 의미를 부여한다”며 “IBM, AWS와의 파트너십은 고객의 성공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며, 앞으로 다른 파트너들과 긴밀하게 협력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