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새 맥북 프로와 TV앱 발표

애플이 두 번째 가을 이벤트를 열었다. 주인공은 이미 소문으로 번졌던 새 ‘맥북 프로’였다. 새 맥북 프로는 달라진 키보드와 널찍해진 트랙패드가 핵심이다.

팀 쿡 CEO는 “애플의 첫 노트북인 파워북이 25주년을 맞았다”며 새 맥북을 소개했다. 25년이라는 시간 동안 컴퓨터는 엄청나게 큰 변화를 겪어 왔다. 트랙볼은 트랙패드로 바뀌었고, 무선랜이 기본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재질을 알루미늄으로 바꿨고, 하드디스크 자리를 플래시 메모리가 채우기도 했다. 근래 레티나 디스플레이까지 숨가쁜 변화를 겪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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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제시한 다음 세대의 변화는 키보드에 있다. 새 맥북 프로의 핵심도 바로 키보드 위의 한 줄, ‘터치 바(Touch Bar)’다. 이 새로운 입력 장치에 대한 이야기는 차츰 하기로 하고 먼저 맥북 프로의 변화부터 살펴보자.

맥북 에어 견줄 만한 휴대성

새 맥북 프로는 13인치와 15인치로 나뉜다. 실버 외에 스페이스 그래이 마감이 더해진다. 13인치는 14.9mm로 얇아졌다. 기존 맥북 프로가 18mm였다. 무게는 1.37kg로 기존의 보다 1.58kg보다 훨씬 가벼워졌다. 오히려 이전 세대의 맥북 프로가 아니라 맥북 에어 13인치와 비교하는 편이 낫겠다. 13인치 맥북 에어는 두께 17mm, 무게 1.35kg이다. 맥북 에어의 휴대성을 갖춘 맥북 프로라고 보면 된다.

15인치는 두께 15.5mm, 무게 1.83kg이다. 이 역시 이전 세대의 18mm, 2.04kg보다 얇고 가벼워졌다. 화면 테두리도 얇아지면서 전체적으로 같은 13인치, 15인치라고 해도 기존 제품들보다 크기도 더 작아졌다. 하지만 전체적인 디자인 분위기는 기존 맥북 프로와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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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인치 맥북 프로는 인텔의 6세대 코어 i7 프로세서가 들어간다. 2.6~2.7GHz로 작동하는 쿼드코어 프로세서다. 그래픽은 AMD의 레이디언 프로 450, 혹은 455를 쓴다. 그래픽은 인텔 프로세서 안에 들어 있는 HD 그래픽스 530과 자동으로 전환된다. 13인치에는 2.9GHz로 작동하는 코어i5가 기본이다. 듀얼코어 프로세서고 옵션에 따라 코어i7까지 바꿀 수 있다. 13인치는 별도 그래픽 프로세서를 쓰지 않고 인텔의 아이리스 그래픽 540, 혹은 550을 이용한다.

SSD는 PCI익스프레스 방식으로 초당 3.1GB를 전송한다. 기존 맥북 프로가 초당 약 2GB를 전송했는데 50% 가량 빨라졌다. 용량은 대부분 256GB부터 시작하지만 필요에 따라 2TB까지 바꿔 쓸 수 있다.

단자는 USB-C로 통일됐다. 맥북 프로에는 양쪽에 각 2개씩, 총 4개의 USB-C 단자를 갖고 있다. 이 단자들은 2세대 USB 3.1과 썬더볼트3을 겸한다. 썬더볼트3는 초당 40기가비트를 전송할 수 있는 고속 단자로, 5k 디스플레이를 케이블 하나로 출력할 수 있다. 그래서 맥북 프로는 5k 디스플레이 2대까지 동시에 출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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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바’로 입력 장치 변화

가장 큰 변화는 입력 장치 부분이다. 키보드는 12인치 맥북과 비슷한 종류라고 보면 된다. 다만 키를 받치고 있는 버터플라이 매커니즘이 2세대로 변경됐다. 트랙패드는 면적이 2배로 넓어졌다.

새 맥북 프로의 주인공인 터치 바는 OLED 디스플레이를 품은 터치 패널이다. 멀티 터치를 인식할 수 있고, 버튼부터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정보를 표현한다. 필립 실러 애플 수석 부사장은 이 터치 바를 언급하면서, 지난 수십년간 컴퓨터의 많은 부분이 달라졌지만 이 기능키는 시대를 따르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애플은 기능키를 다시 해석했고, 그 결과가 터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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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바는 기본적으로 기존 맥북 키보드의 맨 윗줄을 차지하던 기능들, 그러니까 화면 밝기와 음량 조절, 미디어 버튼 등을 품고 있지만 앱을 띄우면 그에 맞게 다른 버튼들을 보여준다. 사파리 브라우저를 열면 브라우저에 열린 탭의 미리보기를 보여주고, 쉽게 탭 사이를 넘어 다닐 수 있도록 해 준다. 사진 앱에서는 사진첩 리스트를 보여주기도 하고, 사진 편집 화면으로 바꾸면 다양한 필터 전환과 편집 버튼을 띄워준다.

메신저에서는 자주 쓰는 단어나 문장을 미리 완성해주는 퀵 타입 키보드와 이모티콘 등을 열어보기도 한다. 페이스타임 전화가 걸려오면 받기와 끊기 버튼이 터치 바에 뜬다.

이날 발표에서 보여준 예는 너무나도 많다. 특히 영상 편집 도구인 ‘파이널 컷 프로’의 경우 편집에서 자주 쓰는 도구 버튼들을 터치 바에 띄워주고, 프로그램 안에서도 어떤 부분을 클릭하느냐에 따라 살아 있는 것처럼 기능키가 바뀐다. 애플의 앱 뿐 아니라 포토샵, MS오피스 등의 서드 파티 응용 프로그램도 터치 바를 활용하는 예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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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바 옆에는 터치ID가 있어서 아이폰처럼 지문으로 맥에 로그인하고, 애플 페이를 결제할 수도 있다. 터치ID에 지문을 찍으면 그에 맞는 사용자 계정으로 전환되는 기능도 흥미롭다.

애플은 묘한 제품도 하나 내놓았다. 터치 바를 뺀 13인치 맥북 프로다. 기존 버튼을 그대로 넣었다. 대신 값을 좀 낮췄다. 이 외에도 기존 세대 13인치 맥북 프로도 계속해서 판매한다. 13인치 라인업을 보면 맥북 에어와 기존 맥북 프로, 그리고 터치 바에 구분이 있는 새 맥북 프로 두 제품으로 구성된다. 15인치는 터치 바가 있는 제품만 나온다.

새 맥북 프로는 13인치가 1천799달러부터 시작하고, 15인치는 2천399달러부터 시작한다. 터치 바가 빠진 13인치 맥북 프로는 1천499달러다.

TV환경의 통합, ‘TV’

애플은 이와 함께 개선된 애플TV 환경도 발표했다. 바로 TV앱이다. 애플은 최근 각 운영체제의 특성을 살리되, 경험은 통합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애플TV는 올해 tvOS를 통해 시리를 끌어 안았는데, 이번 이벤트를 통해 TV앱을 소개하면서 TV 외의 기기에서도 애플TV 경험을 통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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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앱은 애플TV 안의 다양한 앱들을 하나로 합쳐준다. 마치 애플뮤직처럼 맞춤 콘텐츠를 보여주는데, 원하는 콘텐츠를 고르면 각 서드파티 앱으로 직접 연결해준다. 콘텐츠 허브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같은 콘텐츠가 아이튠즈와 넷플릭스, 훌루에 있다면 어느 곳으로 이동해서 볼 지도 고를 수 있다.

TV앱은 한 마디로 설명하긴 좀 어렵지만 tvOS의 시리를 통해서 콘텐츠를 검색하는 경험에 애플뮤직의 큐레이션 서비스를 더한 것이라고 보면 비슷할 것 같다. 또한 이 앱은 애플TV 뿐 아니라 아이폰과 아이패드용으로도 나온다. 아이튠즈 외에 더 큰 형태의 영상 콘텐츠 통합 허브인 셈이다. TV앱은 12월, 미국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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