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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석의 입장] 다음-구글, 검색 순위 역전될까

국내 검색 시장 구도는 오랫동안 그대로입니다. 네이버가 점유율  70% 이상 압도적 1위를 지켜가고 있고, 다음이 20% 안팎의 점유율로 2위를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3위는 한때 네이트가 올라있다가 현재는 구글이 바통을 이어받았습니다. 하지만 3위 의 점유율은 사실상 시장에 큰 의미를 주지 못하는 미미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6월 둘째주 의미 있는 사건 하나가 있었습니다. 바로 구글의 주간 검색 점유율이 사상 최초로 10%를 넘긴 것입니다.

코리안클릭 조사에 따르면, 6월 6~12일 주간 검색 점유율 조사(PC-모바일 통합)에서 구글이 10.3%를 기록했습니다. 네이버는 여전히 74.4%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고, 다음은 15.3%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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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월 주간 검색 점유율(코리안클릭)

비록 다음 주에 9%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구글이 10%를 넘겼다는 점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집니다. 검색 서비스 시장에서 구글이 의미있는 플레이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09년 이후 일시적으로나마 3위 사업자의 검색 점유율이 10%를 넘긴 첫 사례입니다.

특히 구글의 검색점유율 상승은 일시적 현상이 아닙니니다. 2012년 9월 기준 구글의 검색점유율은 4.8%(PC-모바일 통합)였습니다. 하지만 2016년 6월 월간 점유율은 9.5%입니다. 거의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입니다. 한국시장에서 구글 검색을 더이상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2016-10-05 12.50.52문제는 다음 검색입니다. 다음 검색의 점유율은 2016년 6월 기준 15.8%를 기록했습니다. 2012년 9월 20%였는데, 4분의 1이 줄어들었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구글의 검색 점유율은 4.7%포인트 상승했고, 다음 검색의 점유율은 4.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다음에서 빠진 점유율이 고스란히 구글로 이전했음을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다음 검색 점유율 하락의 원인은 PC 웹의 부진입니다. 다음의 모바일 검색 점유율은 2012년 9월 10%에서 2016년 6월 13.4%로 다소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PC 검색 점유율은 같은 기간 22.4%에서 17%로 뚝 떨어졌습니다. 그나마 이것이 지난 해보다는 조금 나아진 수치입니다.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다음이 구글에 국내 검색 시장 2위라는 지위를 내줄지도 모릅니다. 구글의 경우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독점하면서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있습니다. PC에서도 크롬 웹브라우저의 확산으로 구글 검색 이용률이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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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앱 ‘카카오드라이버’ 광고

반면 카카오는 왠지 다음 검색에 큰 관심이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카카오는 현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 비즈니스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카카오택시의 성공에 힘입어 대리운전, 미용실, 네일숍, 주차장 등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온라인으로 확장하는 것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검색은 어쩐지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검색은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가장 확실하고, 가장 안정적인 수익모델입니다. 네이버는 여전히 전체 매출의 70%가 광고매출이며, 이중 상당부분이 검색광고 매출입니다. 구글도 검색광고 매출로 전 세계 1위 인터넷 기업이 됐습니다.

네이버의 전략을 들어보면 ‘기승전검색’입니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한 이용자가 가장 편리하게 목적을 달성하도록 만드는 것이 네이버 전략의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의 쇼핑 사업은 검색과 연결돼 있습니다. 검색창에 쇼핑 검색어를 입력한 이용자가 불편없이 구매라는  목적을 달성할수 있도록 해, 다음에 와서 다시 검색하게 만들도록 하는 것이 네이버의 전략입니다. 네이버의 핵심 수익원인 검색광고 매출을 유지시키기 위한 것이죠.

검색은 동시에 향후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는 기반 기술입니다. 특히 향후 20년 IT업계의 판을 바꿀 인공지능기술과 맞닿아 있습니다.

검색과 관련된 자연언어처리, 텍스트마이닝 등의 기술은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위한 기반이 됩니다. 구글이 빅데이터, 인공지능 분야에서 앞서가는 것과 검색 기술 선도업체임은 무관치 않습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런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하고, 검색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검색을 소홀히 하면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이유입니다.

아마 카카오도 검색을 소홀히 할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다음 검색점유율이 많이 떨어져 구글에조차 위협을 받는 지경이 됐습니다.

이는 카카오에는 매우 위험한 신호로 보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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