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3대 경쟁력] ③ 적과의 동침도 OK…과감한 제휴

넷플릭스가 우편으로 DVD 빌려주는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DVD 가 그렇게 보편적인 기술이 아니었습니다. 가정에는 DVD 플레이어가 거의 없었고, 컴퓨터에도 아직 CD-ROM이 탑재되던 시기였죠.

넷플릭스는 편지봉투에 넣어 보낼 수 있는 DVD를 선택했고, 넷플릭스의 성공을 위해서는 DVD 생태계의 확산이 필수적이었습니다.

1이 때 넷플릭스는 도시바와 제휴를 맺었습니다. 도시바의 DVD 플레이어를 구매하는 이들은 일정기간 동안 넷플릭스의 서비스를 무상으로 받을 수 있었죠. 대기업인 도시바가 DVD 플레이어를 판매할수록 스타트업이었던 넷플릭스가 손해를 보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DVD 플레이어 확산이 우선이었습니다. DVD 플레이어가 없으면 넷플릭스에 가입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결과적으로 이 제휴는 좋은 결과를 낳았습니다. 넷플릭스 무료 이용권 덕분에 이용자들은 콘텐츠 걱정 없이 DVD 플레이어를 구매할 수 있었고, DVD 가 보편화 될 수록 넷플릭스 가입자는 늘어났습니다. 무상 서비스 기간이 끝나면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는 이용자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넷플릭스는 적절한 기술을 선택하고, 그에 맞는 파트너와 제휴를 맺음으로써 성공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이같은 기조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넷플릭스는 4K 영상을 강점으로 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최신 오리지널 콘텐츠는 대부분4K로 촬영됐습니다. 풀HD를 넘어서는 초고화질 콘텐츠로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죠.

netflix-4k-ultra-hd1하지만 현재 4K 영상을 재생할 디바이스는 한정돼 있습니다. UHD TV가 4K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데, 아직 이 TV를 보유한 가정은 많지 않습니다. 또 UHD스마트TV를 구매해도 마땅히 사용처가 없는 상황입니다. 4K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넷플릭스는 삼성전자나 엘지전자, 파나소닉과 같은 TV제조업체들과의 각종 제휴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제조사는 자사 스마트TV에 넷플릭스 앱을 사전 설치하고, 넷플릭스는 이에 대한 대가를 지불합니다.

넷플릭스 인증이라는 제도도 운영합니다. 넷플릭스 콘텐츠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디바이스에 인증마크를 부여하면 사용자들이 구매할 때 참고할 수 있습니다. TV제조업체들은 넷플릭스 이용자에게 TV를 판매할 기회가 늘어나고,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자사 서비스에 최적화 된 TV 확산됩니다. 넷플릭스는 7개의 조건을 제시하고 5개 이상이 조건에 맞으면 인증을 부여합니다.

이는 도시바를 통한 DVD플레이어 확산을 꾀했던 전략과 유사해보입니다. UHD TV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4K 영상 콘텐츠가 많아야 하고, 넷플릭스의 4K 영상 콘텐츠는 UHD 스마트 TV가 확산돼야 가치를 발휘하게 됩니다.

넷플릭스는 TV제조업체와의 제휴만 강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얼핏 보면 경쟁사라고 느껴지는 곳과도 파트너십을 맺습니다.

2016052302684_0최근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케이블 방송인 딜라이브(전 씨앤앰)과 제휴를 맺었습니다. 딜라이브 이용자들은 리모콘 버튼 한 번 누르는 것으로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케이블 방송은 일반적으로 넷플릭스와 경쟁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고정 관념을 깬 제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콧 마이러(Scott Mirer) 넷플릭스 디바이스 제휴 담당 부사장은 “넷플릭스의 경쟁자는 다른 유료 방송 사업자가 아니라 외식처럼 다른 시간을 쓰도록 하는 여가활동”이라면서 “사람들은 하나의 채널만 즐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은 넷플릭스에 좋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이러 부사장은 아울러 “한국에는 삼성전자나 엘지전자와 같이 넷플릭스의 오랜 파트너가 있다”면서 “저희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디바이스 제조업체들에도 넷플릭스가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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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이 기사는 동아사이언스와 제휴를 맺은 기사입니다.  동아사이언스 바로가기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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