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사업자망, ‘코어 라우터’ 사라질까…아리스타의 도전

유니버설 스파인 7500R클라우드·데이터센터 네트워킹 전문업체인 아리스타네트웍스(지사장 조태영)가 시스코시스템즈와 주니퍼네트웍스가 점령한 ‘코어 라우터’ 시장으로 세 확장에 나섰다.

코어 스위칭·라우팅 기능을 결합한 ‘유니버설 스파인(Universal Spine)’ 신제품인 7500R 시리즈를 출시하고,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 네트워크를 겨냥해 코어 라우터와 스위치 네트워크 계층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

아리스타의 ‘유니버설 스파인’ 아키텍처는 그동안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코어단에 별도로 구축돼온 라우터와 스위치 기능을 통합해 아키텍처를 단순화한다. 코어 라우터와 코어 스위치를 각각 구축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시장 파괴적인 기술이다.

이미 넷플렉스가 도입했고 다수의 초대형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운영사업자들도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킬 지 관심이 모아진다.

네트워크 기술은 수십년간 용량과 성능, 밀도와 확장성이 크게 증가한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단순화해 표현하자면 ‘더 빠르고 크고 더 많이’ 지원할 수 있는 네트워크 장비를 제공하기 위한 기술 고도화에 집중돼 왔다.

네트워크 아키텍처 역시 오랜기간 코어, 분배, 액세스 스위치로 구성된 수직적인 ‘3계층(tier)’가 유지돼 왔다. 트래픽은 위·아래(남·북 방향)로 흐르고,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려면 ‘3계층’ 구조를 가진 네트워크를 각각 별도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시간이 지나 기업 내에 애플리케이션과 컴퓨팅 시스템이 크게 늘어나면서 네트워크는 물론이고 전체 데이터센터 IT 인프라 규모가 커졌다. 그럴수록 인프라의 복잡성과 운영관리 부담이 동반 상승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상화와 클라우드 도입이 본격 추진됐다.

기업들은 가상화와 클라우드로 IT 인프라의 복잡성을 개선하고 비즈니스 민첩성과 비용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추진했다. 그런데 네트워크가 따라오지 못했다. 용량과 성능이 뛰어난 네트워크 확장으로 늘어나는 컴퓨팅 환경을 충족할 수는 있었지만 그 뿐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속도(민첩성)였다.

네트워크 토폴로지 프로비저닝에만 수일에서 수주, 새로운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구축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병목으로 데이터센터를 변모시키는데 있어 걸림돌로 지목됐다.

남·북으로 오가는 트래픽보다는 서버 간 이동에 따른 동·서간 트래픽이 점점 많이 늘어났다. 이같은 환경을 지원하는데 있어 전통적인 네트워크 구조의 한계는 명확하게 드러났다.

더욱이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같은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서비스기업의 경우에는 더욱 큰 문제로 대두됐다.

이같은 사업자들과 더불어 네트워크 업계는 이에 대한 개선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사본 -유니버설 스파인가장 먼저 나온 방안이 네트워크 구조를 단순화하는 것이었다. 전통적인 ‘3계층’ 구조에서 ‘2계층’ 구조나 단일 계층으로 변화하려는 시도다. 그 과정에서 나온 용어가 데이터센터 ‘패브릭’, 그리고 ‘스파인(Spine)-리프(Leaf)’ 구조다. 최신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아키텍처에서 이같은 구조는 대세가 됐다.

아울러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며 자동화 기능으로 빠른 프로비저닝과 구축, 간편한 운영관리를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도 나왔다. 그 과정에서 부상한 기술이 바로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다.

이같은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아키텍처의 변화와 진화를 선두에서 이끈 기업이 바로 아리스타네트웍스다.

2004년 설립해 2008년 처음 제품을 출시해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아리스타네트웍스는 초창기부터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장비 시장에 집중해 왔다.

리눅스 기반의 프로그램이 가능한 고유의 개방형 네트워크 운영체제(OS)와 상용 실리콘(칩)을 탑재한 스위치를 시장에 내놨다. 프로그램가능한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된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장비 시장은 사실상 아리스타네트웍스가 개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리스타가 설립되기 전까지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스위치’ 시장이 별로도 존재하지도 않았다.

아리스타네트웍스는 먼저 데이터센터 네트워크의 분배와 액세스단을 통합해 ‘스파인’과 ‘리프’의 2계층 구조로 통합했다. 이번에 ‘유니버설 스파인’을 출시하면서 ‘스파인’에 라우팅 기능까지 통합시키며 또 한 번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기존 전통적인 네트워크 구조에서 광전송 장비와 코어 라우터, 코어 스위치, 분배 스위치, 액세스 스위치단까지 포함해 5계층이던 것을 더욱 단순화해 복잡성을 줄이고 스케일(규모)은 향상시키겠다는 복안이다. 기존의 코어 라우터 계위의 역할을 아리스타 7500R 기반의 스파인 구조로 대체 가능하다는 얘기다. 기존 ‘리프’와 연결된 ‘스파인’ 상위에 다양한 트래픽 경로를 지원하는 통합된 아키텍처인 ‘유니버설 스파인’이 위치하는 형태다.

최근 방한한 마크 포스 아리스타 수석 부사장은 “유니버설 스파인은 데이터센터 인터커넥트와 코어 라우팅 인터커넥트를 하나의 계층으로 단순화한다. 데이터센터상에서 여전히 남북간 트래픽이 존재하고 동서간 트래픽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데, 이 모든 트래픽을 원활하게 지원한다”며 “이 아키텍처로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코어 기능들을 통합해 전통적인 네트워크 시장에서는 구현할 수 없었던 획기적인 가성비와 혁신을 이룰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리스타 혁신아리스타는 ‘유니버설 스파인’ 제품군인 7500R 시리즈에서 제공되는 라우팅 성능이 기존 전용 코어 라우터 제품보다 더욱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7500R 시리즈는 단일 섀시에서 100기가비트이더넷(GbE)의 집적도와 대형 테이블 사이즈를 제공한다. 초당 115테라비트까지 섀시 패브릭 용량을 지원하며, 라우팅 테이블 개수만 해도 100만개, 128개 경로(BGP)를 지원해 현재 제공되는 전체 인터넷 라우팅 테이블 수로 알려진 60만개 보다 뛰어나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아리스타에 따르면, 유니버설 스파인은 현재 공급되고 있는 기존 라우터 제품과 비교해 ▲전 포트 및 모든 패킷 크기에서 논 블로킹 VOQ(Virtual output Queue, 가상 출력 대기열) 패브릭 N+1 리질리언시 ▲무장애(손실없는) 시스템 업그레이드 ▲네트워크 상태기반의 프로그램 가능한 운영체제 ▲네트워크 컨버전스(기기 장애 및 업그레이드시) 200밀리세컨드(ms) 지원 ▲신·구모델 간 호환성(투자보호) 지원 ▲심층 동적 버퍼 500메가/100G 지원 ▲내부·인터넷향 다양한 프로토콜 지원(플렉스라우트) 등에서 뛰어나다.

아리스타 고유의 ‘플렉스라우트’는 MPLS(Multiprotocol Label Switching), 세그먼트 라우팅, EVPN(Ethernet Virtual Private Network) 프로토콜을 포함해 100만개 경로를 높은 속도로 지원할 수 있게 하는 핵심기술이다.

프로그램가능성과 자동화 기능을 제공하는 아리스타 EOS(Extensible Operating System)의 ‘시스디비(SysDB)’ 아키텍처를 전체 네트워크 차원의 상태를 살펴볼 수 있도록 확장한  ‘넷디비(NetDB)’를 적용한 것도 이와 관련된다. 이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개발킷(SDK)을 기반으로 대형 네트워크에서도 선호하는 경로를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다.

코어에서의 확장성을 기반으로, EOS API 구조는 점점 대중화되고 있는 고(Go) 프로그래밍 언어로 쓰여진 에이전트를 새롭게 지원할 뿐 아니라, 오픈컨피그(OpenConfig)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및 데이터 모델까지도 지원할 수 있도록 계속 진화되고 있다.

김창민 아리스타네트웍스코리아 이사는  “7500R은 아리스타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녹여놓은 혁신적인 결과물로, 상용칩을 기반으로 한 장비에서 기존 장비를 뛰어넘는 대형 라우팅 성능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향상시켰다”며  “10RU(랙유닛) 크기에서 대형 인터넷 라우팅을 지원하며 높은 전력 효율성을 제공한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7500R 시리즈 신제품에는 브로드컴의 ‘제리코(Jericho)’ 칩이 적용돼 있다. 기존 아리스타의 데이터센터 스위치인 7500, 7500E의 구조는 동일하다. 이전 제품과의 호환성을 지원하기 때문에 고객의 투자를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리스타는 7500R 기반의 유니버설 스파인을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이미 넷플렉스를 비롯한 대규모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운영 사업자들이 채택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니버설 스파인 활용사례‘유니버설 스파인’은 ▲대형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인프라 코어 라우터 계층 대체를 비롯해 ▲클라우드 WAN 인프라의 세그먼트 라우팅 ▲콘텐츠 제공사업자의 인터넷 피어링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를 활용해 차세대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통신사업자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

아리스타는 한국 시장에서도 클라우드 사업자들에게 적극 소개할 예정이다. 통신사 에지 라우터를 겨냥해 공략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다만 이 장비가 제공하는 스케일을 수용할만한 사업자가 많지 않아 전략적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클라우드·인터넷서비스 사업자들은 넷플릭스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AWS), 페이스북만큼 초대형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지 않고 있어 ‘유니버설 스파인’으로의 대체 및 관련투자, 기대효과를 얼마만큼 인정하고 채택해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김 이사는 “아리스타는 이제 시스코와 주니퍼가 장악해온 라우터 시장에 진입하게 됐다”며 “‘유니버설 스파인’이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차세대 프라이빗 인터넷 코어가 될 수 있다. 한국에서도 클라우드사업자와 통신사에 맞게 다양한 개념검증(POC)을 진행해 ‘유니버설 스파인’을 소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7500R 시리즈는 최대 432개의 100GE(10G/25G/40G/50G/100GE 지원) 포트를 제공하는 세가지(7504R과 7508R, 7512R) 모델로 구성돼 있다. 7504R과 7508R은 이미 출시돼 있으며, 7512R은 3분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10GE 포트당 가격은 3000달러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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