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카카오뱅크의 잠재력을 샀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지난 6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이날 공모가(3만9000원)보다 약 38% 높은 주당 5만3700원에 거래를 시작해 6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마감 기준으로, 시가총액 33조1620억원을 기록하며 금융주 1위에 등극했다. 그동안 금융주 1위였던 KB금융(21조7052억원)을 단숨에 앞지른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과정에서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거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카카오뱅크에 대한 기대감과 관심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지난달 진행된 일반 청약에서 최종 경쟁률 182.7대1, 청약 증거금 58조3020억원을 모으며 이를 증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이 카카오뱅크의 잠재력에 투자했다고 입을 모은다. 상장 전후 카카오뱅크의 종목이 금융주인지, 플랫폼주인지 논란(?)이 있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통상 IT기업이 속하는 플랫폼주는 해당 기업의 잠재력과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되어 기업가치가 더 높게 책정된다.

카카오뱅크가 단숨에 전통 금융사의 시가총액을 앞지를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IBK증권은 “은행으로서의 성장성,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기대감 등이 상당부분 반영된 것”이라고 봤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7년 무점포, 100% 비대면, 탈공인인증서 등을 내세우며 문을 열었다. 이후 매달 가장 많은 고객이 방문하는 금융 앱으로 등극했다. 올해 3월 기준 고객 수는 1600만명, 월 활성자수(MAU)는 1330만명을 기록했다. 26주 적금, 저금통, 모임통장 등 참신한 금융상품 등을 내놓으며 은행보다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개발을 외주로 하는 은행과 달리, 100% 개발 내재화로 금융 플랫폼의 면모를 더욱 부각시켰다.

투자자들은 카카오뱅크가 지금까지 해온 혁신을 더 많은 영역에서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뱅크는 예비투자설명서를 통해 하반기부터 중신용 대출, 주택담보대출, 개인사업자, 오토론 등 신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중신용대출 시장 진출을 위해 카카오뱅크는 최근 새로운 시용평가모형을 도입했다. 오는 2023년까지 중신용대출의 비중을 10%에서 30%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은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 안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물론, 점포가 없는 카카오뱅크 특성상, 100% 비대면으로 제공한다. 지난해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을 출시한 케이뱅크도 반 년 만에 누적 대출액 7000억원을 돌파한 만큼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교보증권은 “대출상품 라인업 강화에 따른 카카오뱅크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무엇보다 기존에 없던 대출상품을 새롭게 출시하면서 카카오뱅크의 목표 시장이 점차 확대되는 효과와 고객들에게 선택권을 증가시킨 점에서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다.

즉, 새로운 대출상품도 단순히 수익모델이 추가된다는 측면보다 카카오뱅크의 방식으로 어떻게 보여줄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중신용대출을 위해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고 있다. 주담대의 경우, 번거로운 대면 과정을 없애고 100% 비대면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투자자들이 카카오뱅크의 잠재력을 확신하는데 불을 붙인 것은 수익성이다.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2020년 연간 매출액은 8042억원으로, 2017년 대비 127%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출범 2년 만에 흑자전환을 한, 2019년 137억원, 2020년 1136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 기준 총자본비율은 19.85%, 기본자본비율은 19.37%로 규제비율을 훨씬 상회한다.

한편, 카카오뱅크의 주가와 시가총액은 당분간 금융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의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아직까지 투자자들과 증권업계에서 카카오뱅크의 성장성에 대한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현실이 될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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