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BN] 유튜버, 게임, 웹툰까지…다 대신 팔아주는 마플
유튜브쇼핑은 유튜브 이용자가 영상 하단 버튼을 통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대표적인 크리에이터 커머스 서비스입니다. 한동안 커머스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주목 받았습니다.
하지만 유튜브쇼핑이 홀로 사업을 하는 건 아닙니다.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페이지는 별도의 국내 기업에게 맡기고 있죠. 국내 유튜브쇼핑 파트너사는 쿠팡, 카페24, 그리고 마플코퍼레이션 총 3곳입니다.
마플코퍼레이션이 이 셋 중에서는 가장 낯설 수 있는데요. 크리에이터 커머스 시장의 롱테일을 노리는 기업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창업자인 박혜윤 대표가 2007년 개인사업자로 시작해, 2015년 법인을 설립했네요. 10년 차 기업입니다.
마플코퍼레이션이 주력으로 하는 사업은 모두 크리에이터에 집중돼 있습니다. 소비자의 주문에 따라 굿즈를 제작하는 온라인 주문 제작(POD) 서비스인 마플이 첫 번째고요. 크리에이터가 상품 제작부터 배송, CS까지 전부 맡기고 온라인 샵까지 열 수 있는 커머스 플랫폼 ‘마플샵’이 두 번째입니다.
그런데 이 크리에이터 시장은 격변의 시장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크리에이터 사업이었떤 유튜브 MCN(Multi Channel Network)만 보아도, 순식간에 부흥했다가 침체기를 맡았죠. 최근에는 영상 크리에이터 활동의 장이 숏폼으로 이동하기도 했고요.
마플코퍼레이션은 이 시장의 변화에 재빠르게 발맞춰 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23년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83% 늘어났고요. 영업 흑자도 달성했죠.
그렇다면 마플코퍼레이션은 어떻게 크리에이터 커머스 시장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나아가고 있을까요. 지난 9월 초 박혜윤 마플코퍼레이션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마플코퍼레이션의 소개, 크리에이터 중심의 대화, 그리고 마플코퍼레이션의 현재와 미래까지 들어봤습니다.
마플코퍼레이션은 어떤 기업인가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사업은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마플코퍼레이션은 법인으로는 2015년에 시작한 기업입니다. 제조업 기반이라고 생각합니다.
마플은 쉽게 말하면 주문 제작 서비스입니다. 고객이 파일을 주면 인쇄하는 킨코스 서비스의 온라인 버전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온라인에서 인쇄 등을 하는데, 저희 경우에는 지류보다는 패션 아이템이나 의류 등에 힘을 쏟았습니다. 한 장부터 제작할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크리에이터와 커머스를 하는 마플샵은 2019년부터 준비해 2020년 3월에 출시했습니다. 이제 4년이 조금 넘은 서비스죠. 마플을 이용해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신진작가분들이 있었는데, 이 분들이 제작부터 배송, CS까지 담당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해 시작했습니다. 저희 서비스에서 상품을 제작하고 타 플랫폼으로 판매할 때 데이터 흐름이 끊기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했고요.
어떻게 보면 운이 좋았습니다. 크리에이터 시장이 이렇게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시작한 건 아닙니다. 저희 제품을 잘 팔기 위해서, 작가분들이나 크리에이터 분들의 커머스적인 역할을 저희 인프라를 통해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오프라인에서 하다가 온라인으로 넘어왔는데요. 그 계기가 궁금합니다.
초기에 온라인 커머스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시작할 당시 돈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 때에는 투자 개념이 많이 없었기도 했고, 제가 스타트업 등과의 관계가 없어 잘 몰랐거든요. 돈이 많지 않으니, 온라인에서 마케팅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 때에는 온라인으로 옷도 잘 사지 않는 시기였으니까요.
그래서 오프라인 진출은 저희에게 생계이자 마케팅 수단이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을 만나 주문을 받자고 생각했고, 홍대에서 매장을 운영을 했습니다. 이후에는 이태원에서 두 번째 매장을 열었고요.
그런데 매장을 두 개 정도 운영하니, 규모를 키우려면 계속 매장을 내야 하는데 제가 하고 싶었던 방향과는 안 맞는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을 다시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지금의 CTO가 팀에 합류한 뒤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POD 서비스인 마플에서, 커머스 플랫폼 마플샵까지로 확장했습니다. 앞서 데이터가 끊기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하려 했다고 했는데요, 이 때 크리에이터에게의 이점이 어떤 건가요?
크리에이터가 스마트스토어나 다른 플랫폼을 이용해 판매한다고 하면, 먼저 생산을 해야 합니다. 또 재고를 보관하기 위한 비용도 필요하고요. 또 상품을 촬영해서 플랫폼에 상품 등록을 해야 하죠. 판매 이후 소비자에게 배송을 하고, CS도 해야 하고요.
그런데 크리에이터는 애초에 커머스를 하는 분들이 아닙니다. 콘텐츠 제작자에 가깝죠. 그렇다보니 상품 제작부터 배송, CS까지의 풀필먼트 과정을 혼자 다 하면, 콘텐츠를 만들 시간이 사라지는 어려움이 생깁니다.
데이터가 끊긴다는 건, 판매할 때 중간 단계에서 여러 이슈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샘플을 만들고 촬영해 등록했다고 해서 끝나는 일이 아니라, 상품은 교환, 반품, 주소 변경 등 여러 CS가 발생하니까요. 예를 들어 스마트스토어에서 주문이 발생하면, 크리에이터는 저희에게 다시 주문을 넣어야 합니다. 그런데 교환, 주소 변경 등 상황이 바뀌면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저희와 계속 소통하면서 일해야 하죠.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공수가 많이 필요합니다.
콘텐츠를 주력으로 하는 이들이 커머스로 사이즈업을 할 때, 마플코퍼레이션에서 제작부터 배송, CS까지 모두 맡는 일종의 생산라인의 풀필먼트 서비스로 이해되네요.
크리에이터 분들 중에서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라고도 합니다만, 저희는 크리에이터들에게 복잡하고 어려운 일을 대신 해드리는 역할, 그리고 크리에이터들이 수익화할 수 있는 창구라고 보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의 수익화에는 광고, 커머스, 강연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커머스 측면에서는 마플이 담당하는 거죠.
마플이 보는 크리에이터 커머스 시장
크리에이터 커머스 시장은 점차 다분화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크리에이터가 직접 굿즈를 만들어 파는 식, 혹은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하는 방식이었다면요.
이제는 브랜드 상품의 실질적인 판매까지 책임지고, 브랜드와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이 대세입니다. 예를 들어 크리에이터가 광고로 제작한 상품 홍보 영상에 연결된 링크에서 창출된 수익을 브랜드와 크리에이터가 나누는 거죠.
이 때 마플코퍼레이션을 통해 유튜브쇼핑 전용 스토어를 개설하고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마플코퍼레이션이 굿즈에서 시작해 설로인 한우, 가수의 음반, 이제는 김까지 파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더해 크리에이터의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고요. 크리에이터 커머스 시장에 대한 박 대표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이하 박혜윤 대표와의 질의응답)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