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요기요의 전략, 뭣이 다른디?

국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O2O서비스로 꼽히는 분야는 배달앱이죠. 지난 해 배달앱 시장규모가 1조5000억 원에 달한다고 하니, 이제는 보편적인 서비스가 됐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이런 시장의 성장과 달리 배달앱 업체들의 수익구조는 아직 그렇게 좋지 않습니다.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이 겨우 적자를 모면한 상태입니다. 상대적으로 영세한 배달음식점으로부터 광고비나 수수료를 받는 것이 핵심 수익 모델이기 때문에 수익률이 좋기 어렵습니다.

이로인해 배달앱 업체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짜장면, 치킨 배달만으로는 아무래도 성장의 한계에 눈에 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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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의 한 장면

흥미로운 점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최근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두 회사는 같은 시장을 두고 경쟁했습니다. 매스미디어 광고를 비롯해 마케팅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이는 수익률을 낮추는 원인이 됐죠.

하지만 두 회사의 가는 길이 갈라지는 모습입니다.

우선 배달의민족은 ‘음식’과 ‘배달’이라는 두 키워드에 더욱 집중하고 있습니다. 음식 정기배송(배민프레시), 외식배달(배민라이더스)에 힘을 쏟는 모습이 상징적입니다.

배달의민족이 인수한 회사들을 보면 이런 전략이 한 눈에 보입니다. 덤앤더머스(신선식품 정기배송), 헤이브레드(빵 정기배송), 더 푸드(반찬 배송), 츄링(해독주스 배송), 두바퀴콜(배달전문) 등이 최근 배달의민족이 인수한 회사들입니다.

배달의민족이 이런 행보는 고심 끝에 나온 것입니다. 한때는 일반적인 커머스 회사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배민문방구라는 서비스가 이런 고민을 담은 시험이었습니다. 선택이 달랐다면 어쩌면 배민문방구에 이어 배민의류, 배민화장품, 배민도서 등의 서비스가 나왔을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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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광고의 한 장면

하지만 배달의민족은 결국 음식과 배달이라는 핵심 키워드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해 “좋은 음식을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새로운 비전을 수립하고 1년 동안 달려왔습니다.

앞서 설명한 배달의민족의 사업은 기본적으로 B2C 사업입니다. 파트너와 소비자를 연계한다는 점에서 B2B2C라고 말할 수도 있겠죠. 음식과 배달을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재정립한 것은 B2C모델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기요는 조금 다른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요기요는 배달의민족과 같은 유형의 B2C 회사였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B2B 사업에 관심을 두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배달음식점에 필요한 물품을 공급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최근 배달음식을 시키면 젓가락 포장지에 ‘요기요’라고 쓰여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요기요가 공급한 젓가락입니다.

요기요는 ‘알뜰쇼핑’이라는 이름으로 음식점 물품 공급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요기요 측에 따르면, 알뜰쇼핑은 배달음식점 사장님들에게 가게 운영과 음식 배달에 필요한 물품들을 소매가 대비 최대 60% 저렴하게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물론 지금까지는 알뜰쇼핑은 요기요의 수익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마케팅의 일환이었습니다. 요기요 브랜드를 노출하는 대가로 저렴하게 공급한 것입니다.
5658_8939_4836하지만 이제는 이를 수익모델로 삼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일례로 최근 요기요는 배달음식점에 롯데칠성 음료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 음료의 병에는 요기요 브랜드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요기요 브랜드 마케팅의 일환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B2B 서비스를 수익화 하는 움직임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음식점과 요기요 측에 모두 이익이 되는 전략입니다. 음식점 입장에서는 어차피 롯데칠성으로부터 사이다를 공급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일개 음식점으로서는 구매자 교섭력이 너무 떨어집니다. 공급가가 비쌀 수밖에 없죠.

반면 요기요는 개별 음식점보다는  훨씬 많은 수량을 구매하기 때문에 교섭력이 큽니다. 사이다 공급가를 낮출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저렴하게 구매한 음료를 음식점에 과거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면, 요기요는 수익이 남고 음식점은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는 또 음식점들의 요기요 파트너 가입을 유도하는 1석 2조의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겠네요.

배달앱은 국내 O2O 시장의 선도주자입니다. 이런 배달앱 업체들의 변화하는 행보를 바라보면서 O2O 산업의 변화를 예측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인듯 합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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