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루드다이나믹스)

루드다이나믹스, 개성 있는 캐릭터 로봇 구현 기술 공개

캐릭터 로봇 기업 루드다이나믹스는 지난 29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로보틱스 랩에서 캐릭터 로봇 ‘루드봇’을 공개했다. 이날 박찬후 대표와 이세형 사업총괄이사가 회사의 기술 구조와 시장 전략을 직접 설명했고, 두 차례에 걸쳐 현장 소개와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 종로구 공식 캐릭터 ‘종돌이’와 고려대학교 고려대학교 메이커스페이스 X-GARAGE와 함께 만든 ‘담돌이’가 루드봇으로 공개됐다. 종돌이는 종로구의 로고이자 마스코트고, 담돌이는 거리를 걸어 다니며 흡연 금지 구역을 안내하는 금연 캠페인 로봇이다.

박찬후 루드다이나믹스 대표는 로봇의 용도에 대해 “가게 앞에서 사장님이 직접 ‘여기서 담배 피우시면 안 된다’고 말하기는 난감하고 불편하지만, 담돌이가 다가가 말하면 사람들이 조금 더 기분 나쁘지 않게 들어 준다”고 설명했다.

루드다이나믹스는 캐릭터 로봇의 주요 특성으로 감정과 스토리를 강조했다. 효율성이 중요한 서빙·물류 로봇과 달리 캐릭터 로봇은 엔터테인먼트 영역이기에 사람의 시간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시간을 오래 점유할수록 가치가 커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루드다이나믹스는 지능 높은 로봇보다 친근하고 매력적인 로봇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1m 안팎의 크기에도 이유가 있다. 책상 위에서 움직이는 탁상형 로봇은 공간을 운영하는 고객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주기에는 너무 작고, 사람 크기의 휴머노이드는 지나치게 비싸다. 안전 문제도 고려했다. 박 대표는 “인형탈은 성인이 입어야 하니 캐릭터가 클 수밖에 없지만, 캐릭터를 만나는 주인공은 대부분 아이들”이라며 “아이 눈높이에 맞고 다가가도 부담이 없는 크기가 캐릭터 로봇에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루드봇은 표준 이족보행 기체 ‘LUDBOT eP’를 기반으로 한다. 기체 위에 캐릭터 스킨(외피)을 입힌 뒤 성격과 목소리, 말투, 동작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키는 캐릭터 외형에 따라 약 70~100cm, 무게는 약 7kg이며 12자유도(DoF)로 움직인다. 카메라와 연산 보드가 담긴 헤드 모듈은 현장에서 5분 안에 떼고 붙일 수 있다. 배터리는 보행 기준 약 3시간 운용되며, 탈착식 구조라 교체하면서 연속으로 운영할 수 있다.

고객사는 캐릭터 이미지만으로 제작을 의뢰할 수 있고, 시안 확정 후 45일 이내에 납품받는다. 고객별 맞춤 작업은 외피에서만 이뤄지기 때문에 같은 캐릭터를 2호기, 3호기로 늘려도 캐릭터 제작 과정은 한 번이면 된다.

루드다이나믹스가 내세우는 기술 경쟁력은 자체 플랫폼 ‘LOX(록스)’와 ‘LUCA(루카)’다. 록스는 고객사의 캐릭터를 몸(Body)·마인드(Mind)·연기(Performance)·기억(Memory)으로 나눈 구현 명세, 즉 ‘페르소나’로 조합해 로봇에 배포하는 개발·운영 플랫폼이다. 현장에서 공개된 록스 화면에서는 하반신 기체와 카메라·스피커 같은 부품을 고르는 ‘바디 빌드’, 캐릭터의 성격과 할 말을 정하는 ‘마인드 세팅’, 몸짓과 발화를 설정하는 ‘퍼포먼스’ 단계를 차례로 확인할 수 있었다. 박 대표는 이 과정을 “감독이 배우에게 캐릭터를 잡아 주는 일과 같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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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는 록스에서 만든 페르소나를 실제 로봇 안에서 실행하는 에이전트다. 사용자가 로봇을 제어하고 모니터링하는 애플리케이션과 루드봇 안에서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엔진,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사람이 대화에서 자연스럽다고 느끼려면 반응이 지체 없이 나와야 하는 만큼, 회사는 고객이 원하는 사양에 따라 로봇 내부에서 직접 처리하는 범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현장에서 쌓인 대화·행동 데이터는 다시 록스로 돌아가 페르소나를 고도화하는 데 쓰인다.

두 기술을 잇는 장치 ‘페르소나 인젝터’는 로봇에 기본 세팅을 도와주는 디바이스다. 일반적으로 공장에서 갓 출고된 로봇을 쓰려면 노트북을 연결해 터미널을 열고, 초기 설정과 프로그램 설치에 짧게는 수십 분에서 한 시간 가까이 매달려야 한다. 루드다이나믹스는 출고된 로봇에 페르소나 인젝터를 꽂기만 하면 록스와 루카가 설치되고 캐릭터 페르소나가 주입되도록 이 과정을 단순화했다. 회사는 로봇 교육 현장에서 하루 이틀씩 걸리던 세팅 시간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루드봇은 순차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첫 단계는 현재 집중하고 있는 공공·교육 시장이다. 지자체와 대학, 과학관, 미술관, 진로센터처럼 공간을 갖고 사람들에게 배움을 주는 기관이 대상이다. 이 시장은 교사가 루드봇을 조종하며 원리를 설명하고 학생이 직접 다뤄 보는 구조여서, 현장에 오퍼레이터가 있어도 된다. 회사는 이 과정이 부족한 로봇 인재를 길러 내는 역할도 한다고 본다.

두 번째는 내년 초부터 본격 진입할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시장이다. 테마파크와 공연, 팝업스토어, 길거리 판촉 등이 해당한다. 무대 위 여러 대의 로봇을 한 명의 오퍼레이터가 관리해야 하는 만큼 회사는 이 단계에서 ‘1대N 제어’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연말에는 대형 IP와의 협업 프로젝트도 공개할 예정이다.

최종 목표는 리테일 시장이다. 회사는 화장품 매장, 약국, 편의점 같은 소매점 앞에서 캐릭터 로봇이 지나가는 사람에게 할인 소식을 알려 매장으로 이끌고, 매장 안에서 상품을 소개해 구매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리테일 진출의 전제는 현장에 조종하는 사람이 없어도 로봇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며 말을 거는 ‘제로 오퍼레이터’다. 회사는 목표 시점을 2028년 하반기로 잡았다.

현재 루드봇은 관제 앱을 통한 원격 조작을 기반으로 보행, 먼저 말 걸기, 원격 발화, 만난 사람 기억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관람객 자율 안내와 자유 대화, 사람 인식·추종 같은 기능은 향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단계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루드다이나믹스의 사업 모델은 고객의 캐릭터 IP를 로봇으로 구현하는 맞춤 제작·판매, 로봇을 활용한 교육 캠프와 공연·행사용 ‘로봇 라이브’ 콘텐츠, 업데이트와 정기 AS를 포함한 로봇 케어 구독으로 이뤄진다. 기체 발전 속도에 맞춰 일정 기간 사용한 뒤 최신 기체로 교체하는 약정형 상품도 준비하고 있다. 교육·행사 프로그램은 고객이 로봇의 활용 가치를 직접 확인하는 접점이자 장기 도입으로 이어지는 영업 채널 역할을 한다. 실제로 대학에 로봇을 공급한 달에 곧바로 로봇 캠프를 함께 열기도 했다.

현장 레퍼런스도 빠르게 쌓이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 로봇 2대를 납품하고, 지난 8월 초·중학생 60명이 참여한 로봇·AI 창업캠프를 공동 운영했다. 이 밖에 한국발명진흥회 청소년발명페스티벌의 ‘루드볼챌린지’, 서대문구 청소년 AI페스타 내빈 안내, 전북은행·전주시가족센터 다다캠프의 ‘루드봇 런웨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크리에이터미디어대전 체험 부스, 상명초등학교 교내 로봇 체험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혔다. 2026년 9월 기준 루드봇 운용 대수는 11대, 누적 가동 시간은 176시간이며 체험 프로그램은 130회 이상 운영됐다. 관람객이 자발적으로 올린 루드봇 영상은 30개 이상, 누적 조회수는 650만회를 넘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오민선 기자> omsoms94@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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