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AI 재구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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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작보다 잘될 게임, 국내 게임사 퍼블리싱 전략은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퍼블리싱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자체 개발 작품과 함께 퍼블리싱 작품을 통해 신작 라인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특히 검증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했거나 개발 수준이 검증된 개발진이 포진한 개발사 작품을 선별하는 등 ‘좋은 작품’ 확보하기에 열중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 엔씨, 크래프톤, 넷마블 등 대형 게임사부터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 라인게임즈와 같은 중견 게임사까지 외부 개발사의 작품을 확보하며 퍼블리싱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흥행한 IP나 개발진 전문성 등을 고려해 선별한 작품 위주다. 일부 게임은 앞서 출시돼 성과를 냈으며 다수의 신작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넥슨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 ‘템빨: 오버기어드’와 서브컬처 RPG ‘아주르 프로밀리아’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템빨은 유명 웹소설·웹툰 IP를 바탕으로 MMORPG와 라이브 서비스 경험이 풍부한 그레이게임즈 개발진이 개발을 맡은 작품이다. 현재 캐릭터·서버 선점이 시작됐으며 연내 출시될 전망이다. 아주르 프로밀리아는 흥행작 ‘벽람항로’를 개발한 중국 만쥬게임즈 신작이다. 넥슨은 지난해 국내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으며, 내달 26일 게임을 선보인다.

특히 템빨의 개발사인 그레이게임즈는 알아이게임즈홀딩스 산하 게임 개발사 중 하나다. 알아이게임즈홀딩스는 ‘나 혼자만 레벨업’, ‘전지적 독자 시점’ 등 유명 웹툰을 제작한 레드아이스스튜디오의 창업자 한태일 대표가 2022년 설립한 회사다. 템빨 역시 흥행에 성공한 IP로 웹소설과 웹툰 합산 13억 뷰를 기록했다.

넥슨은 지난 6월 신규 퍼블리싱 브랜드 ‘셀렉트 올’을 선보인 바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잠재력 있는 작품을 발굴하고 자사 라이브 서비스 역량을 활용해 국내에 게임을 선보이는 사업이다. 첫 작품은 중국 빌리빌리가 개발한 서브컬처 RPG ‘히간: 이루실’이다. 지난 2023년 해외에 먼저 출시됐으며 올해 7월 국내에 정식 출시됐다.

MMORPG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한 엔씨도 퍼블리싱 작품 발굴에 적극적이다. 회사는 올해 초 퍼블리싱 작품 6종 이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작품에는 빅게임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서브컬처 RPG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와 블루아카이브 개발진이 모인 디나미스원의 ‘아스트라에 오라티오’, 미스틸게임즈의 슈팅 게임 ‘타임 테이커즈’가 있다.

엔씨는 지난 1월 서브컬처 전문 개발사 디나미스 원과 MMORPG 전문 개발사 덱사스튜디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두 회사 모두 해당 장르에서 성공한 게임의 핵심 개발진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엔씨는 투자를 통해 디나미스 원의 ‘아스트라에 오라티오’와 덱사스튜디오의 ‘프로젝트 R’ 퍼블리싱 판권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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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역시 올해 1월 경영전략 발표에서 자체 제작 투자 확대와 퍼블리싱 물량 확대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기존 ‘펍지: 배틀그라운드’ 외에 장기간 성장할 수 있는 신규 프랜차이즈 IP를 발굴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8월 독일에서 열린 게임스컴 2026에서는 너바나나 ‘프로젝트 제타’, 피콜로 스튜디오 ‘에이지 트위스터’, 바운더리 ‘타래: 언바운드’ 등 외부 개발사의 신작을 공개했다.

넷마블은 지난 6월 알트나인이 개발한 MMORPG ‘솔: 인챈트’를 선보였다. 알트나인은 엔씨의 ‘리니지M’ 개발진이 주축이 된 게임사다.

중견 게임사들도 퍼블리싱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슈퍼캣이 개발한 ‘도깨비의세계’를 이달 8일 선보였으며 양대마켓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는 초기 성과를 올리고 있다. 네오위즈는 지난해 국내 인디 개발사 리자드스무디가 제작한 ‘셰이프 오브 드림즈’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해 누적 판매 100만장을 넘어서는 실적을 거뒀다.

컴투스는 지난 8월 에이버튼이 개발한 MMORPG ‘제우스: 오만의 신’을 출시했다. 에이버튼은 넥슨코리아 부사장을 지낸 김대훤 대표가 설립한 게임사다. 라인게임즈는 지난 7월 투맨게임즈가 개발한 로그라이크 서바이벌 게임 ‘어메이징 슬롯 서바이버’를 확보했다. 투맨게임즈는 업계 경력 20년 이상의 개발자 2명으로 구성된 인디 개발사다.

게임사들이 외부 작품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자체 개발만으로 신작 라인업을 구성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개발 중인 규모 있는 게임은 개발부터 출시까지 4~5년가량 걸린다. 이 기간 외부 개발사의 작품을 확보하면 자체 개발과 별개로 신작을 공급할 수 있다.

주력 장르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목적도 있다. 게임사마다 축적한 개발 경험과 전문 분야가 다른 만큼 모든 장르의 제작 역량을 자체적으로 갖추기는 어렵다. 다른 장르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외부 개발사와 협력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유망한 개발사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개발 단계부터 협력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협력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도 중요해지고 있다. 개발진이 과거 어떤 작품에 참여했는지, 해당 장르에서 어느 정도 경험을 쌓았는지 등이 주요 평가 요소다. IP의 인지도 역시 선별 기준 중 하나다. 다만 개발 경험이 풍부하거나 원작이 흥행했다고 해서 게임의 성공까지 보장되는 것이 아니기에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개발사 입장에서도 퍼블리셔와의 협력은 이점이 있다. 중소 개발사는 게임 제작에 인력을 집중하는 경우가 많아 서비스 운영이나 홍보·마케팅, 사업 관리 등을 담당할 조직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있다. 대형 게임사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면 개발에 집중하면서 상대 기업의 서비스 경험과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다수의 작품을 확보해 그중 흥행작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방식이 쓰였지만 최근에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게임을 선별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달라졌다”며 “게임의 완성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개발진의 이력과 전문성이 퍼블리싱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소 개발사 상당수가 게임 제작 역량을 갖췄더라도 게임 마케팅, 운영, 홍보와 같은 영역까지 조직을 확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이런 요인이 퍼블리셔의 신규 매출원 확보라는 목적과 결합하면서 사실상 상생 구조를 이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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