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25개 AI 에이전트를 하나로 묶었다
인공지능(AI)이 증권업의 업무와 고객 접점에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증권사들은 리서치·영업·상담·심사 등 내부 업무의 효율화를 넘어 투자정보, 자산관리 등 고객 서비스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에이전트를 비롯한 새로운 기술을 업무에 적용하면서 활용 영역도 점차 넓어지는 모습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각사의 사업과 업무 특성에 맞춰 AI 활용 환경을 구축하고 실제 현업에 적용하는 한편, 고객이 AI를 통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접점도 모색하고 있다. 바이라인네트워크는 이번 시리즈를 통해 국내 증권사들의 AI 활용 현황과 변화, AI가 업무와 고객 서비스에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기획] 증권사 AI 활용 어디까지 왔나 ①리서치·상담·심사까지…증권사 업무에 들어온 AI
[기획] 증권사 AI 활용 어디까지 왔나 ②한국투자증권
[기획] 증권사 AI 활용 어디까지 왔나 ③NH투자증권
[기획] 증권사 AI 활용 어디까지 왔나 ④KB증권
KB증권이 인공지능(AI)을 전사 핵심 역량으로 내재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KB증권은 임직원용 통합 AI 에이전트 ‘깨비AI’가 맡을 수 있는 업무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계속 늘려, 현업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KB증권에서 검증한 기술과 운영 경험을 KB금융지주의 다른 계열사에 적용하고, 기업간거래(B2B) 사업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깨비AI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곳은 2024년 말 조직개편으로 만들어진 AI·디지털본부다. 본부 직원은 35명이다. AI 에이전트 개발과 현업 업무 연계는 AI Tech부(13명)가, AI·디지털 전략은 AI·디지털전략부(10명)가 맡는다. 데이터 관리 체계와 AI 모델·분석은 데이터전략팀(7명)이, 토큰증권(STO) 등 디지털자산 사업은 STO팀(5명)이 담당한다.
AI 에이전트 깨비AI, IPO 업무시간 80~90% 단축
KB증권은 현재 자체 개발한 임직원용 통합 AI 에이전트 깨비AI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은 깨비AI로 투자 분석, 문서 처리, 법무 검토, 사내 정보 검색 같은 업무를 처리한다. 반복 업무를 줄여 생산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회사에 따르면 서비스 시작 이후 이용자 수와 이용량은 17.5배 이상 늘었다.
깨비AI는 하나의 에이전트가 업무에 맞는 기능과 데이터를 골라 쓰는 ‘슈퍼 에이전트’ 구조다. 업무마다 에이전트를 따로 만들던 방식에서 탈피한 것이다. KB증권은 올해 주요 성과로 25개 AI 에이전트와 140개 데이터 저장소를 하나로 통합한 점을 꼽았다. 직원들은 업무마다 AI 도구를 바꿔 쓸 필요 없이 깨비AI 하나로 필요한 기능과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깨비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한 뒤 작업 시간이 크게 줄었다. 상장 전에 기관투자자들의 공모주 수요를 조사하는 IPO 수요예측 업무는 기존 7~8시간 걸리던 작업이 30분~1시간으로 줄었다. 시간으로는 85% 이상 단축된 셈이다. 보고서를 쓸 때는 부서장이 선호하는 표현과 어법까지 학습해 반영한다.
일시 : 2026년 11월 19일 오후1시 ~ 오후 5시
장소 : 서울시 서초구 강남대로 499, 동일빌딩 3층 스페이스쉐어 주피터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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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11월 11일 (수) 14:00 ~ 15:30
장소 : 온라인(bylineplus.com)
자산관리(WM) 부문에서 고객에게 상품을 충분히 설명했는지 확인하는 불완전판매 점검 업무는 약 1시간에서 5분으로 줄었다. 기관투자자 주문을 처리하는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에서는 수작업이 약 90% 줄었다. KB증권은 깨비AI의 활용 범위가 문서 작성과 정보 검색을 넘어 증권사의 핵심 업무로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깨비AI는 다음 달 KB금융 계열사 적용을 시작으로 B2B 사업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계열사 간 공통 AI 기능은 공유하되, 기업별 내부 데이터는 분리해 연계하는 방식이다. 다만 외부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보다는 내부 AI 경쟁력 강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KB증권은 고객에게도 AI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표 서비스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KB 마블’의 ‘AI투자브리핑’이다. 시장·뉴스 데이터를 분석해 종목과 시장의 핵심 정보를 요약해 주는 서비스로, 지난해 9월 출시돼 올해 4월 누적 조회수 2000만회를 넘었다. 이 밖에 ‘AI가 골라주는 투자’, ‘로보투자일임’ 등으로 고객의 투자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 구성과 운용을 지원한다.
리서치 분야에서는 ‘AI 실적속보’가 국내외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 내용을 빠르게 요약해 투자자에게 전한다. 이 서비스에는 애널리스트의 검수 과정이 더해졌다.
토큰증권(STO) 분야에서는 AI가 여러 단계의 업무를 스스로 처리하는 ‘에이전틱 AI’로 개념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 블록체인에서 계약 조건을 자동으로 실행하는 프로그램인 스마트 컨트랙트(스마트 계약)를 설계하고 검증하는 과정, 관련 문서를 확인하는 과정을 효율화하려는 것이다. KB증권은 지난 9월 글로벌 토큰화 플랫폼 기업 시큐리타이즈, 이더리움 기반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옵티미즘 파운데이션과 업무협약을 맺고 기관투자자용 토큰증권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첫 대상은 토큰화 MMF다.
AI 결과는 사람이 검토…자금 이동 업무는 승인 거쳐
KB증권은 금융업에서 AI를 쓰려면 업무 효율뿐 아니라 정확성, 보안, 개인정보 보호도 함께 갖춰야 한다고 본다. 이에 따라 AI가 만든 결과를 그대로 최종 판단에 쓰지 않고, 업무의 중요도에 따라 담당 직원이나 전문가가 검토하도록 하고 있다. 고객 자산이나 실제 자금 이동이 걸린 업무는 반드시 사람이 확인하고 승인한다는 원칙이다.
이 같은 원칙에 따라 AI 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법적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거버넌스 체계도 구축해 왔다. KB증권은 2024년부터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AI 거버넌스 체계 구축을 추진했다. 개인정보와 중요정보 관리, 내부통제 원칙을 바탕으로 AI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AI 투자 역시 개별 시스템이나 서비스 도입에 그치지 않고 전사 AX 관점에서 추진하고 있다. AI 전문인력 확보와 자체 기술 역량 강화, 데이터 활용 기반 구축, 내부 업무 혁신 및 고객 서비스 고도화를 아우르는 방식이다. 앞으로도 실제 업무 생산성과 고객 편익을 높일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인력과 기술, 데이터 및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KB증권은 AI가 반복 업무 자동화와 방대한 데이터의 분석·요약을 통해 임직원의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에는 단순 사무 업무를 넘어 투자분석, 기업금융(IB), 법무, 리스크 관리 등 전문성이 높은 업무에서도 AI가 정보 수집과 분석,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업계에서도 AI 활용이 단순 자동화를 넘어 현업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에이전틱 AI 단계로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내부 업무에서는 깨비AI의 기능을 고도화해 보다 다양한 전문 업무를 지원할 계획이다. 나아가 깨비AI를 이른바 ‘증권형 범용인공지능(AGI)’에 가까운 형태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현업별 업무 스킬과 데이터 연계를 확대하고 실제 활용 성과가 검증된 분야를 중심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고객 서비스에서도 AI 활용에 따른 변화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AI가 시장 데이터와 고객의 투자성향·자산현황·이용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에게 필요한 투자정보와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초개인화 자산관리가 대표적이다. 대면 서비스에서는 AI가 프라이빗뱅커(PB) 등 전문인력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AI의 분석·자동화 역량과 전문가의 판단·상담 역량이 결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대면 서비스에서는 고객이 정해진 화면을 찾아 정보를 얻는 기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이용 방식이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AI가 전면에 나서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쉽고 빠르게 찾아주는 방식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정보·상품·거래·자산관리를 하나의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 안에서 연결하고,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KB증권이 지향하는 방향이다.
토큰증권 분야에서도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을 통한 사업 확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KB증권은 내년을 토큰증권 관련 법 개정 시행 원년으로 보고 있다. AI가 기존 스마트 컨트랙트의 한계를 보완하면 블록체인의 활용 범위도 넓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기존에는 모든 업무 규칙을 스마트 컨트랙트에 담기 어려웠지만, AI를 활용하면 스마트 컨트랙트만으로 구현하기 어려웠던 복잡한 업무 규칙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AI 분야의 경쟁력으로 핵심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현업 업무와 고객 서비스에 빠르게 연결하는 실행력을 꼽았다. AI·디지털본부를 중심으로 데이터와 AI 기술 역량을 통합하고, 현업 조직과 협업해 필요한 업무 스킬을 깨비AI에 빠르게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빅테크와 AI 관련 산업 경험을 보유한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핵심 AI 기술의 내부 개발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외부 솔루션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금융 업무 특성에 맞는 AI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고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
향후 개방형 응용 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와 AI 기술의 결합도 고객 경험을 바꿀 가능성이 있는 분야로 보고 있다. 고객이 증권사 MTS에 직접 접속하지 않고 외부 AI 플랫폼을 통해 투자정보를 조회·분석하거나 주문 등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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