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창업, 중간은 없다”…난제 도전 vs 소규모 틈새
“바벨 전략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바벨은 양쪽 끝에 무게를 달고 가운데는 비어 있잖아요. 이를 창업 시장에도 적용해 봤습니다. 한쪽에는 전문성과 물리 데이터가 필요한 거대한 난제에 도전하는 ‘그랜드 프론티어’가 있고, 다른 쪽에는 1인이나 아주 작은 팀이 구체적인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마이크로 플리트’가 있습니다.” (김영덕 카카오 AI 돛 센터장)
“AI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성장해야 할까요?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두 가지 갈래가 보였습니다. 첫 번째는 전문 지식과 AI 기술이 결합한 딥테크 AI 영역입니다. 400억원 이상의 딜이 이 영역에서 나왔습니다. 두 번째는 적은 인원으로 빠른 실행력과 성장을 택한 린 AI 영역입니다.” (홍경표 마크앤컴퍼니 대표)
지난 14일 수원에서 열린 경기스타트업서밋에서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두 전문가가 국내 창업자들에게 비슷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김영덕 카카오임팩트 재단 카카오 AI 돛 센터장은 그간의 경험과 통찰을 바탕으로 바벨 전략을 소개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거대한 난제에 도전하거나, 소규모 팀의 민첩성을 살려 작은 시장의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다. 혁신의숲을 운영하는 홍경표 마크앤컴퍼니 대표는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딥테크 AI와 린 AI라는 두 갈래의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김 센터장이 제시한 바벨 전략은 ‘그랜드 프론티어’와 ‘마이크로 플리트’라는 두 가지 사업 방향을 양축으로 둔다. 그랜드 프론티어는 반도체, 로보틱스, 신약, 신소재 개발처럼 전문 지식과 물리 데이터를 활용해 거대한 난제를 해결하는 전략이다. 반대편에 있는 마이크로 플리트는 시장이 작아 대기업이나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이 쉽게 진입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1인이나 소규모 팀이 기획부터 고객 응대까지 AI를 활용해 수행하고, 작은 제품·서비스 5~10개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특히 김 센터장은 산업 구조를 바꿀 수 있는 큰 문제에 도전할 것을 권했다. 그는 “박사 100명이 모여 몇 년 동안 해야 하는 일을 전문가 몇 명이 AI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큰 문제에 도전하더라도 비용이 높지 않은 시대”라고 말했다. 이어 “작은 일을 하는 것도 물론 가치가 있다”면서도 “이 순간만큼은 풀리면 산업 구조가 바뀌는 문제, 그랜드 프론티어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 제안한다”고 밝혔다.

두 전문가는 차별화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AI 시대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AI 기술의 상향 평준화에 따라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데이터를 넣느냐가 경쟁력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산업에서 독점적인 데이터 해자를 만든 기업들이 성장하고 그 성과를 인정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데이터 해자는 경쟁사가 쉽게 확보하거나 복제할 수 없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축한 경쟁 우위를 뜻한다.
마크앤컴퍼니에 따르면 신약, 로봇, 의료, 특허처럼 전문 분야의 데이터가 쌓이는 버티컬 AI에 대형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AI와 물리 원리를 결합한 단백질 설계 플랫폼을 보유한 갤럭스, 산업 현장 데이터로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을 학습시키는 리얼월드, 망막 사진으로 질환 위험을 예측하는 AI 의료기기를 개발한 메디웨일, AI 특허 검색 서비스와 특허 특화 언어모델을 운영하는 워트인텔리전스 등이 사례로 제시됐다.
일시 : 2026년 11월 19일 오후1시 ~ 오후 5시
장소 : 서울시 서초구 강남대로 499, 동일빌딩 3층 스페이스쉐어 주피터홀
◈ [Elastic 웨비나] AI 시대의 Observability 전략: 데이터 가시성과 비용 효율을 함께 확보하는 방법
일시 : 9월 22일 (화) 09:00 ~ 17:30
장소 : 온라인(bylineplus.com)
김 센터장 역시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기존 AI 모델에 화면이나 기능을 덧붙이는 ‘AI 래퍼(Wrapper)’ 수준에 머물며 고유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서비스를 ‘죽음의 영역’으로 지목했다. 그는 “특색 없는 B2B SaaS 같은 사업은 죽음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AI 모델이 업그레이드됐을 때 대체되는 사업 모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래퍼 형태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빠르게 확산시키고 고객을 확보해 고객 데이터를 많이 모으면 래퍼에서 탈피할 수 있다”며 “그냥 래퍼 상태에 머문다면 조만간 대체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오민선 기자> omsoms94@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