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자사몰] 판매 채널 늘어난 AI 시대, 자사몰의 역할이 달라진다
30대 직장인 A씨(가상 인물)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유튜브로 본 러닝화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점심시간에는 인스타그램에서 인플루언서가 소개한 화장품을 보고 구매 링크를 눌렀다. 저녁에는 챗GPT에 “10만원대 무선 이어폰, 괜찮은 게 있을까”라고 물었고, AI가 알려준 상품 페이지로 들어가 주문했다.
소비자가 상품을 만나는 곳은 이렇게 빠르게 늘고 있다. 판매자도 네이버나 쿠팡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 외에 유튜브, SNS, AI 추천을 통해 상품을 팔 수 있게 됐다. 팔 곳이 늘어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채널마다 운영 방식과 정책이 달라 고객이 겪는 경험도 제각각이 된다. 그래서 채널이 늘수록 브랜드가 직접 관리하는 자사몰(브랜드가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이 더 중요해진다는 의견이 나온다.
새 채널이 실제로 커지고 있다는 점은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카페24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챗GPT·제미나이 같은 생성형 AI를 거쳐 카페24 기반 자사몰에 들어온 방문은 약 85만건으로, 1년 전보다 72% 늘었다. 주문 건수는 195% 증가했고, AI를 거쳐 온 방문자 중 실제로 구매한 비율(전환율)도 0.50%에서 0.85%로 늘고 있는 추세가 나타났다.
판매자도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상품 설명 작성, 고객 상담, 마케팅, 데이터 분석에 AI가 주로 사용된다. 판매자는 소비자를 어디서 만날지 고민하는 동시에 자사몰을 어떤 기술로 운영할지도 정해야 한다. 이때 자사몰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을 넘어, 판매자가 사업 운영 방식을 직접 정하는 기반이 된다.
자사몰, 단순한 판매처에서 사업 운영 기반으로
지금까지 자사몰의 가치는 외부 플랫폼에 덜 의존하는 데 있었다. 플랫폼에 내는 판매 수수료를 줄이고, 가격과 프로모션을 직접 정하고, 고객 정보를 모아 고객관계관리(CRM)를 이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장점은 지금도 유효하다. 다만 외부 플랫폼도 데이터 분석, 고객 관리, 마케팅 같은 판매자 지원 기능을 강화하면서, 기능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차이를 만들기 어려워졌다. 이제는 플랫폼이 어떤 기능을 주느냐보다, 브랜드가 필요한 서비스를 직접 골라 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고객 상담에 어떤 AI를 쓸지, 구매 기록을 어떤 마케팅 도구와 연결할지를 브랜드가 정할 수 있어야 한다.
외부 플랫폼에서는 쓸 수 있는 기능과 다른 서비스와 연결할 수 있는 범위를 플랫폼의 정책이 정한다. 자사몰은 구축 방식에 따라 필요한 기술을 골라 시스템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자사몰에서 직접 모은 고객 정보와 구매 기록을 그 기술과 함께 쓸 수 있다는 점도 다르다.
물론 모든 상품을 자사몰에서만 팔거나 외부 플랫폼 활용을 줄이자는 얘기는 아니다. 유튜브와 SNS로 브랜드를 알리고, 쿠팡·네이버 같은 플랫폼에서 새 고객을 만나고, 자사몰에서는 브랜드만의 구매 방식으로 고객과 꾸준히 관계를 이어가는 식으로 역할을 나눌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이나 채널이 나와도, 브랜드는 자사몰을 기반으로 기존 사업과 연결해 고객을 만나는 방식을 넓힐 수 있다.
AI 시대, 다시 묻는 자사몰의 가치
이번 연재는 전자상거래 구축 플랫폼 카페24와 함께, 판매 채널과 기술이 계속 늘어나는 지금 브랜드에 자사몰이 왜 필요하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본다.
연재는 세 가지를 차례로 다룬다. 먼저 브랜드가 사업에 필요한 기술과 운영 방식을 스스로 고르는 방법을 살펴본다. 이어 브랜드만의 구매 경험을 만들고 고객과 꾸준히 관계를 이어가는 방법을 짚는다. 마지막으로 여러 판매 채널에서 얻은 성과를 사업 성장으로 연결하는 자사몰의 역할을 본다.
자사몰을 실제로 운영하는 브랜드 사업자들의 경험도 함께 소개한다. 변화가 현장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여주기 위해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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