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런 “AI 전환, 엑셀 취합부터 시작하라”
“많은 전문가들이 기업 AI 전환(AX)을 시작할 때 아주 작은 업무부터 검증해서 실행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방법을 권장합니다. 문제는 작은 업무를 무엇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조직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박진아 에이블런 대표는 16일 열린 ‘지역 제조기업 AX 전환·확산 웨비나 2026’에서 기업의 AI 도입 사례를 소개하며 이와 같이 말했다. AI 리터러시 전문 교육 스타트업 에이블런은 이날 129개 기업 교육 사례를 바탕으로 제조기업의 AX 현황과 도입 방향을 제시했다.
박 대표는 자동화에 적합한 업무를 선정하는 기준으로 반복성, 정형성, 시간 소요 정도, 오류 가능성, 결과 확인 가능성을 제시했다. 자주 반복되고 형식이 일정하며, 사람이 처리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실수가 발생하기 쉬운 업무가 우선 검토 대상이다. 도입 결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자동화의 효과를 입증하고 조직 내 활용을 이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AX를 시작하기 좋은 업무로 엑셀 자료 취합이나 보고서 작성 등 반복적이고 일정한 형식을 갖춘 작업을 권장했다. 엑셀을 능숙하게 다룬다면 기존에도 파일 취합이나 설명문 작성, 데이터 시각화 등을 자동화할 수 있지만, 자료의 맥락을 이해하고 함수와 서식을 활용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AI를 활용하면 엑셀에 대한 전문성이 없어도 빠르게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AI는 맥락의 틀을 잡아주면 그 안에서 판단해 정리하고 자동화하며 보고서 초안까지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부서별로는 구매팀의 견적 비교·정산·구매 실적 정리, 영업팀의 실적 취합·고객 정보 정리·보고서 작성, 품질팀의 불량 내역·VOC·검사 자료 정리, 생산팀의 작업일지·생산 실적·이상 사항 정리, 연구개발(R&D) 부서의 기술·시험 자료 정리 등을 예로 들었다.
또한 구성원의 직급과 직무, AI 활용 역량에 맞춰 교육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통 교육을 일괄적으로 진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업무와 구성원의 현재 수준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사례로 소재 제조기업 T사를 소개했다. 이 기업의 교육 참여 임직원 59명을 대상으로 사전 역량 진단을 실시한 결과, 절반 이상인 54%가 AI 활용 입문 단계에 해당했다. 박 대표는 “AI를 아예 써보지 않았거나 맛집을 물어보는 등 일상적인 용도로만 활용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자동화할 업무의 우선순위를 세웠더라도 담당자에게 실행에 필요한 역량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기초 교육부터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조기업 AX, 적합한 업무와 부서부터 선택
일시 : 2026년 9월 30일 (수) 14:00 ~ 15:00
장소 : 온라인 웨비나
◈ 금융 테크 컨퍼런스 2026 – AI × Security × Finance
일시 : 9월 22일 (화) 09:00 ~ 17:30
장소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대로 24 FKI타워 컨퍼런스센터 1층 그랜드볼룸
박 대표는 제조기업의 현실적인 AX 추진 순서로 업무 선정, 부서 선택, 결과물 제작, 효과 확인, 확산 등 다섯 단계를 제안했다. 업무를 선정할 때는 반복 빈도와 소요 시간, 절차·형식의 표준화 여부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후보 업무로는 보고서·회의록 작성, 엑셀 자료 취합, 구매·정산, 생산 실적 정리, 품질 이슈 정리, 리서치·거래처 자료 정리, 메일·문서 초안 작성 등을 제시했다.
AI를 먼저 도입할 만한 부서로는 경영지원을 언급했다. 회계·재무 등의 업무는 형식과 주기가 일정해 자동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제조기업의 목표와 해결 과제에 따라 생산관리나 품질, 영업 등이 우선순위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서를 선택할 때는 실제 업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지, 담당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지, 적용 전후를 비교할 수 있는지 등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과물 제작 단계에서는 현업에 적용할 산출물을 직접 만드는 교육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현업에 당장 도입할 간단한 수준의 기획서나 아직 배포되지 않은 PoC 버전이라도 일단 결과물을 만드는 교육이 요구된다”며 “결과물이 나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면 현업에 적용할 동기가 커지고 교육 효과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효과 확인 단계에서는 업무 시간의 변화를 주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전 설계 단계에서 기존 업무에 통상적으로 걸리는 시간을 파악하고, AI 적용 후 얼마나 줄었는지 비교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도 오류·누락 감소, 실제 활용률, 결과물 완성도, 담당자 만족도 등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효과를 확인한 뒤에는 비슷한 업무나 다른 부서·사업장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식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기업의 AI 활용 수준에 따라 AX 출발점을 달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활용 수준이 낮다면 교육부터 시작하고, 자동화할 반복 업무가 명확하다면 업무 PoC를 추진할 수 있다. 구성원들이 이미 AI를 활용하고 있지만 조직 차원의 공통 기준이 필요하다면 업무 절차를 표준화하고, 반복 업무를 사내 공통 도구로 구현하려면 AI 에이전트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반드시 순서대로 진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조직의 현황을 명확하게 확인하고 각 기업의 상황에 맞는 출발점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오민선 기자> omsoms94@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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