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배달앱 갑질 피해사례와 수수료상한제법 도입 방향 토론회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공방… “규제냐 시장이냐”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를 두고 입점업체·라이더·정부·국회가 한목소리로 규제를 요구했지만, 플랫폼업계는 홀로 신중론을 폈다. 입점업체와 라이더 단체는 중개·배달·광고비 등 이용료 전반이 부담이라고 주장했고, 플랫폼업계는 외식업 비용 구조부터 봐야 한다고 맞섰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배달앱 갑질 피해사례와 수수료상한제법 도입 방향 토론회’에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등 입점업체 단체와 라이더유니온이 배달앱 피해 사례를 발표했다.

입점업체 “배달앱 수수료 내면 남는 건 2600원”

입점업체를 대변하는 단체들은 중개·결제 수수료와 배달비, 광고비 등 음식점이 지는 부담이 과도하고, 배달앱이 정책을 일방적으로 바꾸는 행태도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김준영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의장은 배달앱 수수료 구조부터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3만원짜리 주문 한 건에서 신규 고객 광고비(10%) 3000원, 배달비 3400원, 중개 수수료 약 2000원, 할인 쿠폰 4000원이 빠진다”며 “재료비 1만5000원까지 빼면 남는 2600원으로 인건비와 월세, 공과금을 내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2만2000원에 팔던 메뉴를 2만8000원으로 올렸지만 마진은 오히려 현저히 줄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2024~2025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배달앱 문제 20건을 추적한 결과도 공개했다. 그는 “1건만 조금 개선됐고 19건은 오히려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서치원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도 수수료 상한제 도입에 힘을 실었다. 그는 “총 수수료가 광고비와 여러 부대 비용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 총 수수료로 항목을 명확하게 하고 총 합산액을 기재하는 방식이 반드시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배달비, 데이터 등 산적한 문제를 지적하며 “경우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법(온플법)을 전면 도입할 필요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도 했다.

배달 플랫폼 “광고비는 수수료가 아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 권세화 정책실장은 제기된 사례에 공감하면서도, 이를 수수료 상한제 도입의 근거로 삼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광고비나 라이더 수수료를 플랫폼 수수료로 뭉뚱그리면, 상한제의 기준선 자체가 왜곡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정책실장은 “소상공인의 폐업이 플랫폼, 특히 배달 수수료만의 문제인지는 수치적으로 아닌 것 같다”며 “소비자 선택의 기본은 음식에 대한 맛이 중요하고, 플랫폼 중개 수수료가 다른 업권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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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식재료비·인건비 등 외식업 비용 구조 전반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 결과, 외식업 비용 구조는 식재료비 40.4%, 인건비 29.4% 등이 주를 이룬다.

권 정책실장은 또 “광고비는 신규 사업자들이 진입할 수 있는 요소로 많이 쓰는 동시에, 다른 분야에서는 소비자가 광고를 통해 플랫폼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며 “(이러한 성격의) 광고비를 수수료로 볼 것인가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그는 광고비와 라이더 비용까지 수수료로 계산하면 상한제 자체가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업자 입장에서 광고비와 라이더 비용까지 수수료로 보면 상한선 설정에 큰 리스크가 있다”며 “연구 결과를 보면 수수료 상한제 도입 시 주문량과 외식 매출이 줄어 해외에서도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산 조건이나 배달 거리처럼 중요한 약관을 바꿀 때 공지만으로 끝내는 관행은 업계가 스스로 고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 “시장 현실에 대한 정확한 반영 아니야”

공정위는 플랫폼보다는 입점업체의 입장에 무게를 실었다. 김혜선 공정거래위원회 디지털공정거래정책과 과장은 인기협의 의견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와 다르다”고 비판했다.

김 과장은 “(입점업체가) 광고비를 선택적으로 집행한다고 했는데, 제가 알기로는 이 부분에 대해 점주 대부분이 눈물을 흘리면서 어쩔 수 없이 광고비를 집행하고 있다”고 했다.

공정위 측은 해외 사례와 상한 수준에 관한 인기협 주장도 반박했다. 김 과장은 “해외에서 사례가 없거나 유명무실하다고 말했지만, 플랫폼법 경우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 선진국에 이미 도입이 돼 있다”며 “수수료 상한제 또한 미국과 캐나다에서 코로나 시기부터 도입이 되어있다”고 했다. 상한 수준과 적용 범위는 입법 과정에서 논의할 문제일 뿐, 입법 자체가 필요 없다는 근거는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김 과장은 수수료 상한제와 플랫폼법을 다룰 때 업계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성장의 과실을 입점업체·라이더와 나누지 않고 배달앱 영업이익으로만 가져간다면, 그 성장 방식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배달앱 입점업체 중 중소형 업체는 매출이 늘어났음에도 광고비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오히려 감소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불공정약관 시정을 다시 한 번 검토하는 한편, 상생협력 제도 법제화와 공공배달앱의 활성화를 해답으로 내놨다. 손후근 중기부 상생협력정책과 과장은 “상생협력 제도 법제화로 플랫폼 상생 협력 수준을 투명하게 조사하고 공개할 수 있도록 해 상생협력 현황을 평가하고 우수 플랫폼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피해를 조금은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온라인 플랫폼을 상생협력 제도 내로 들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회에서도 입법 필요성에 힘을 싣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달은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와 달리) 이해관계자가 훨씬 다양하고 경우의 수가 많아 표준화가 안 된다”며 “자율 경쟁에 맡겨둘 수 있는 시장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상생형 배달앱에 대해서도 “내년 예산을 늘려 지자체와 협의하고 있지만, 점유율이 20% 이상 올라가지 않으면 대등하게 경쟁하기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공정위가 불공정 행위에 대한 법적 조치를 강화하는 가운데, 온라인 플랫폼법처럼 기본 규칙을 세우는 법이 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상 압력과 얽혀 진척이 더딘 점은 이해하지만, 배달앱 피해가 얼마나 넓게 퍼져 있는지 사회 전반에 충분히 공유돼야 한다”고 했다.

입점업체·라이더의 피해 호소에 정부와 국회까지 힘을 보탰지만, 플랫폼업계는 끝까지 신중론을 굽히지 않으며 입장차만 재확인한 채 토론회가 끝났다.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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