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MMORPG’, 콘크리트 유저층 여전해
한동안 주춤했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다시 한번 저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출시한 작품들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시장 판도가 변화하는 모습이다. 신작뿐 아니라 장수 작품도 꾸준한 성과를 이어가면서 해당 장르를 선호하는 콘크리트 이용자층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상위 10개 작품 중 4개가 MMORPG다. 1위는 컴투스에서 최근 선보인 ‘제우스: 오만의 신’이다. 엔씨 ‘리니지M’은 2위를 기록 중이다. 넷마블 ‘솔: 인챈트’와 카카오게임즈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각각 4위와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분위기를 이끈 작품은 솔 인챈트와 제우스다. 신작 2종 모두 성과를 내면서 나란히 모바일 게임 매출 상위권에 안착했다. 지난 6월 출시된 솔 인챈트는 출시 하루 만에 국내 양대 앱 마켓 매출 1위에 오르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달 말 서비스를 시작한 제우스는 출시 18시간 만에 양대 앱 마켓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이용자 지표에서도 신작의 성과가 나타난다. 모바일인덱스로부터 제공받은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추정치(AOS+iOS)를 보면 지난달 기준 제우스는 25만여명에 달한다. 같은 기간 리니지M은 22만210명, 오딘은 9만1852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솔 인챈트는 출시 첫 달인 6월 27만명을 기록한 뒤 동일 장르 신작이 나온 이후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추정치는 모바일 이용자만 집계한 것이다. 제우스와 솔 인챈트, 오딘은 별도 PC 버전을 제공하며 리니지M은 엔씨 게임 플랫폼 퍼플을 통해 PC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네 작품 다 PC와 모바일을 지원하는 만큼 실제 이용자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한 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PC 이용자도 적지 않다고 알려졌다.
올해 초까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MMORPG의 영향력이 줄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센서타워는 지난 3월 발표한 ‘2026년 게임 현황’ 보고서에서 지난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전략과 퍼즐 장르가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략 장르는 모바일 게임 중 유일하게 다운로드 수가 증가하며 이용자 유입 측면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이같은 흐름은 국내 시장에서도 확인 가능했다. 센서타워는 1월 보고서에서 4X 전략 장르가 월 매출 7000만달러를 돌파하면서 MMORPG를 추월했다고 밝힌 바 있다. MMORPG는 지난 9년간 국내에서 매출 1위 장르를 유지해왔지만, 4X 전략 장르가 월간 매출 기준 MMORPG를 처음으로 넘어섰던 것이다.
방치형과 같은 비교적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장르도 빠르게 성장하면서 성과를 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솔 인챈트 출시 전인 5월 상위 10개 작품 중 MMORPG는 리니지M이 전부였다. 넥슨 방치형 RPG ‘메이플 키우기’와 중국 게임사가 개발한 전략 장르 ‘라스트워: 서바이벌’,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같은 작품이 상위 1~3위를 두고 경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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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RPG는 국내 게임사에 오랜 기간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은 장르다. 성장과 경쟁, 협동 콘텐츠를 중심으로 장기적인 플레이를 유도하고 다양한 수익모델(BM)을 적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하나의 캐릭터를 육성하는 데 들인 시간과 게임 안에서 형성한 관계가 쌓이는 만큼 이용자 이탈도 쉽지 않다. 실제 흥행한 MMORPG와 관련 지식재산권(IP)이 게임사 실적을 장기간 뒷받침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반면 지속적인 성장과 반복 플레이를 요구하는 구조로 인해 이용자 피로감이 높다는 지적도 받는다. 비슷한 시스템을 적용한 이른바 ‘리니지라이크’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졌고 장르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최근에는 익숙한 장르 구조에 새로운 콘텐츠와 세계관을 더한 변주 작품이 등장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MMORPG 이용자층이 여전히 건재하다고 보고 있다. 다른 장르보다 개발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데다 무거운 게임에 대한 피로감과 다른 장르의 유행이 맞물리면서 한동안 신작 출시와 성과가 주춤했다는 것이다. 다만 다른 장르의 약진이 MMORPG 이용자의 이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MMORPG는 국내에서 수요가 있는 장르”라며 “시장이 포화되면서 예전보다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수는 있지만, 국내에서는 계속 선호되는 장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존 MMORPG를 꾸준히 즐기던 이용자가 많았고 신작 출시 이후에는 해당 게임으로 다시 모이는 분위기”라며 “장르를 선호하는 콘크리트층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