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고성능 조건은 ‘냉각’…레노버가 내놓은 해법은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과제는 단순히 연산 성능만 높이는 게 아닙니다. 높은 성능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전력과 발열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형우 한국레노버 상무는 1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 ‘씽크스테이션 P4 출시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연산량이 많은 작업이 늘었고, 이에 따라 성능뿐 아니라 발열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제어하느냐가 워크스테이션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레노버가 이날 현장에서 선보인 워크스테이션 ‘씽크스테이션 P4’는 레노버의 열 제어 해법이 담긴 신제품이다. 최상위 모델에는 자사 워크스테이션 중 처음으로 액체 냉각 기술을 탑재했으며, 전문가용 제품군 중 최초로 AMD의 ‘3D V-캐시’를 적용했다. 이는 프로세서의 캐시 메모리를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기술이다.

신규식 한국레노버 대표는 “AMD가 가진 성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힘을 합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리퀴드 쿨링(액체 냉각)에 대한 레노버의 기술력이 워크스테이션까지 내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AMD 라이젠 프로 9000 시리즈를 최초로 장착해 워크스테이션에서 안정적인 작업을 고성능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워크스테이션에 액체 냉각 택한 레노버

레노버는 그동안 쌓아온 냉각 기술 노하우를 책상 위 워크스테이션에도 접목하기로 했다. 이 상무는 “데이터센터부터 책상 위에서 사용하는 워크스테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냉각 기술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왔다”며 “P4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진화한 냉각 기술을 담은 워크스테이션”이라고 강조했다. 그 결과물이 상위 프로세서 탑재 모델에 적용된 ‘수랭식 쿨러’다.
상위 프로세서 탑재 모델은 레노버 워크스테이션 처음으로 액체 냉각 기술을 활용한 수랭식 쿨러를 탑재했다. 프로세서에서 발생한 열을 냉각수가 흡수해 튜브를 통해 라디에이터로 옮기고, 그곳에서 식은 냉각수는 다시 프로세서로 돌아간다. 이 순환을 반복하며 기존 공랭식보다 효율적으로 발열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레노버에 따르면 주변 온도 25도에서 CPU에 100% 부하를 건 자체 실험 결과, 수랭식 쿨러는 공랭식과 같은 86도를 유지하면서도 약 23% 더 높은 전력(130W→160W)을 처리했다. 같은 온도에서 더 높은 성능을 안정적으로 뽑아낼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상무는 “P4의 액체 냉각은 단순히 온도를 낮추는 게 아니라 성능을 장시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소음까지 낮춘다”고 강조했다.
씽크스테이션 P4의 수랭식 쿨러는 밀폐된 하나의 어셈블리로 구성돼 있어 사용자가 냉각수를 교체하거나 별도로 관리할 필요가 없으며, 문제가 생기면 통째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이 상무는 “각각의 파트로 나뉜 게 아니라 하나로 구성돼 있기에 레노버 서비스에서 이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전했다.
3D V-캐시 지원 ‘AMD 라이젠 프로 9000’ 탑재
씽크스테이션 P4는 AMD 라이젠 프로 9000 시리즈를 탑재한 첫 워크스테이션이다. 최상위 모델에는 AMD 라이젠 9 프로 9965X3D가 들어간다. 젠5 아키텍처 기반으로 16코어 32스레드를 갖췄으며, 총 144MB 캐시를 제공한다. 최대 256GB DDR5 메모리와 PCIe 5세대까지 지원한다.

특히 AMD는 라이젠 프로 9000 시리즈를 통해 기업용 데스크톱 프로세서에 처음으로 3D V-캐시를 처음 적용했다. 이는 별도의 캐시 다이를 수직으로 쌓아 CPU 가까이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술이다. CPU가 메인 메모리까지 데이터를 가져오러 가는 횟수를 줄여 시뮬레이션과 데이터 분석 등 동일한 데이터에 반복적으로 접근하는 작업의 성능을 높인다.
AMD 자체 시험에서 3D V-캐시를 적용한 라이젠 9 프로 9965X3D는 이를 적용하지 않은 라이젠 9 프로 9965보다 AI·머신러닝 종합 점수에서 15%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 데이터 처리 작업에서는 21%, 전산유체역학 프로그램 오픈폼에서는 19%, 푸아송 방정식 연산에서는 31% 성능이 향상됐다. 오닉스(ONNX) 기반 AI 추론 성능은 10% 높았다.

인텔 경쟁 제품과 비교 성능도 공개했다. 엔비디아 RTX 프로 4500 블랙웰 GPU와 64GB 메모리를 동일하게 적용한 두 시스템에서 라이젠 9 프로 9965X3D와 인텔 코어 울트라 9 285K의 성능을 비교했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AMD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이 분야별로 5~14%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송성운 AMD 상무는 “라이젠 프로 9000 시리즈는 단순히 전작보다 조금 빨라진 제품이라기보다 더 많은 코어와 큰 캐시, 메모리 용량을 통해 퍼포먼스 워크스테이션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장한 세대”라며 “전산유체역학과 데이터 분석, AI처럼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작업 데이터 규모가 큰 워크로드에서 대용량 캐시 이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최대 4000TOPS 연산에 보안까지
씽크스테이션 P4는 엔비디아 RTX 프로 6000 블랙웰 워크스테이션 GPU 또는 RTX 프로 6000 블랙웰 맥스-Q 워크스테이션 GPU를 탑재할 수 있다. 최대 96GB GDDR7 메모리를 지원, GPU 기준 최대 4000TOPS의 AI 연산 성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대규모 AI 추론과 3D 렌더링, 시뮬레이션 등 고부하 AI 작업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약 30L 크기의 섀시에는 최대 256GB DDR5 메모리와 6개의 저장장치를 넣을 수 있다. M.2 5세대 SSD와 HDD를 함께 구성해 저장공간을 최대 48TB까지 확장할 수 있다. 확장 슬롯은 PCIe 5세대 1개와 PCIe 4세대 3개 등 총 4개다. 대형 GPU를 장착해도 다른 슬롯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치를 조정했다.
이외 USB-C와 디스플레이포트 2.0, HDMI 2.1, 2.5기가비트 이더넷 등 연결 포트도 지원한다.

레노버의 통합 보안 솔루션 ‘씽크쉴드’를 적용해 보안도 강화했다. 바이오스(BIOS) 수준의 보안 기능과 데이터 삭제, 개인정보 보호 기능 등을 제공한다. AMD 시큐어 프로세서와 마이크로소프트 플루톤, 윈도우11 보안 기능도 결합했으며, AMD 메모리 가드를 통해 메모리에 저장된 데이터를 암호화한다.
송 상무는 “기업은 단순히 벤치마크 점수가 높은 PC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업무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지, 수백대에서 수천대의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 몇 년 동안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본다”며 “라이젠 프로 9000 시리즈는 전문 워크스테이션에서 요구하는 성능과 기업이 요구하는 보안·관리·안정성을 함께 제공하는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