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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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특파모’ 네이버클라우드·LG vs SKT·업스테이지 경쟁…쟁점은?

정부가 추진하는 사이버 보안 특화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일명 ‘보안 특파모’ 개발 사업이 네이버클라우드와 SK텔레콤 2파전으로 확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사이버 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 공모를 마감한 결과 네이버클라우드와 SK텔레콤이 각각 주도하는 2개 컨소시엄이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제출 서류의 적합성을 검토하고 외부 전문가 발표평가를 거쳐 9월 초 최종 수행팀 1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당초 별도 참여를 준비했던 LG CNS와 LG AI연구원, LG유플러스 진영은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SK텔레콤 컨소시엄에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에서 SK텔레콤과 경쟁 중인 업스테이지가 참여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클라우드·LG와 SK텔레콤·업스테이지가 각각 AI 모델 개발 역량을 묶어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정부는 선정 컨소시엄에 엔비디아 B200 그래픽처리장치(GPU) 256장을 최대 10개월간 지원한다. 먼저 5개월간 개발을 지원하고 단계평가 결과에 따라 나머지 5개월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평가 배점은 기술력·개발 경험 30점, 개발 목표 30점, 시장성·파급효과 40점이다.

(출처=과기정통부)

네이버클라우드 vs SKT, 2개 컨소시엄 맞대결

두 컨소시엄은 각각 별도의 개발 과제를 제안했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전방위 사이버 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군 개발 및 국내 사이버 위협 환경 기반 에이전틱 보안 서비스 실증’을 과제로 제출했다. 주관기관인 SK텔레콤을 비롯해 업스테이지와 SK쉴더스, 시큐아이, 안랩, 이글루코퍼레이션, 라온시큐어, 스마트엠투엠, 에임인텔리전스, 지니언스, 파이오링크 등이 참여한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와 고려대·숭실대 산학협력단도 이름을 올렸다. 업스테이지는 거대언어모델(LLM) ‘솔라’를 개발한 AI 기업이다. SK텔레콤과 업스테이지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에서는 각각 별도 정예팀으로 경쟁하고 있지만 이번 사업에서는 같은 컨소시엄에 참여한다.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은 ‘국가 사이버 안보 역량 내재화를 위한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과제로 제출했다. 당초 LG CNS와 LG AI연구원, LG유플러스 등을 중심으로 별도 참여를 준비했던 LG 진영이 공모 마감을 앞두고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하이퍼클로바X’와 LG AI연구원의 ‘엑사원’을 개발한 두 진영이 한 팀을 구성한 셈이다.

참여 기관도 보안기업과 공공기관, 연구기관, 대학으로 구성됐다. 로그프레소와 마크애니, 비드래프트, 샌즈랩, 스패로우, 에스투더블유(S2W), AI스페라, 윈스테크넷, 이스트시큐리티, 지란지교시큐리티, 테이텀, 트릴리온랩스, 티오리, 피앤피시큐어, 휴네시온 등 보안·AI 기업이 참여했다. 금융보안원과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DN,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도 참여했다. 서울대와 고려대, 중앙대, 포스텍,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대학도 컨소시엄에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정부가 제공하는 B200 256장 외에 자체 컴퓨팅 자원도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보유한 B200 4000장 규모의 GPU 인프라를 이번 보안 특화 모델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LG 진영도 합류하는 만큼 자체 보유 GPU를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두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서류 적합성 검토와 외부 전문가 발표 평가를 진행한다. 평가 결과는 9월 초 발표할 예정이다.

‘보안 특파모’ 방향 놓고 다양한 시각…현장 방어·실증도 과제

사업의 경쟁 구도가 윤곽을 드러낸 가운데, 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의 개발 방법과 목표를 두고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보안 성능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면 ‘파운데이션 모델’이라는 방법을 먼저 정하는 것이 적절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별도 보안 특화 모델은 필요하지만 실제 현장 방어와 안전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특정 AI 모델을 전제로 하기보다 필요에 따라 여러 모델을 활용할 수 있는 ‘모델 독립형’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김 교수는 “성능이 높은 AI가 반드시 사이버 보안에서도 높은 성능을 내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기존 AI와 보안 기술을 어떻게 조합하느냐도 실제 보안 성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국내 독자 모델을 먼저 정한 뒤 보안 분야의 활용처를 확대하는 방식은 기술 선택권을 좁혀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갈라파고스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국방처럼 기술 자립이 우선되는 분야와 달리 일반 사이버 보안에서는 국내 독자 모델도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두고 필요에 따라 다른 모델로 교체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AI보안연구소장으로 있는 이상근 교수는 “보안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것만으로 높은 사이버 보안 능력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최근 프런티어 AI가 취약점을 찾고 여러 공격 단계를 연결하는 능력에는 코드의 동작 원리를 이해하고 다음 공격 경로를 판단하는 추론 능력이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구조와 코드가 동작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모델에 보안 지식을 학습시키는 것이 유리하다”며 “보안 데이터뿐 아니라 모델 자체의 코딩·추론 역량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데이터 확보와 정제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제한된 기간 안에 어느 수준의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 현실적으로 봐야 한다”고도 짚었다. 사업 기간과 컴퓨팅 자원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업에서 정부는 B200 256장을 최대 10개월간 지원한다.

별도의 보안 특화 모델을 개발하는 방향 자체에는 필요성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곽진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보안은 범용 모델만으로 커버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도메인이기 때문에 방향 자체는 타당한 접근”이라고 말했다.

보안 분야에서 사용하는 침해사고 로그와 악성코드, 사이버위협 인텔리전스 등은 공개 웹에서 확보하기 어렵거나 외부 반출에 민감한 데이터가 많다. 해외 상용 AI 모델에 그대로 입력하기 어려운 데이터도 있다. 범용 모델은 악성코드 분석이나 익스플로잇 코드 해석처럼 공격과 방어에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이중용도 작업을 제한하기도 한다.

곽 교수는 북한 연계 공격조직이나 한국어 기반 피싱·스미싱 등 국내 위협 환경의 특수성도 별도 보안 모델이 필요한 이유로 꼽았다. 다만 “처음부터 새로 만들기보다는 현재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성과와의 연계 설계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델의 활용 방향은 공격보다 현장 방어에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고 봤다. 곽 교수는 “취약점 탐색 같은 공격 능력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지만 현장 수요의 대부분은 방어 쪽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활용처로는 많은 보안 경보 가운데 먼저 대응할 대상을 선별하는 ‘트리아지’와 로그 상관분석 자동화를 꼽았다. 위협정보 수집·요약과 마이터 어택(MITRE ATT&CK) 체계로의 분류, 악성코드·악성 스크립트 분석, 침해사고 대응 지원 등도 적용 가능한 영역으로 제시했다.

이런 기능을 실제 현장에서 활용하려면 단독 챗봇보다 기존 보안 시스템과의 연동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보안정보이벤트관리(SIEM), 보안 오케스트레이션·자동화·대응(SOAR), 엔드포인트 탐지·대응(EDR) 등에 AI 에이전트를 연결해 분석과 대응 업무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자동화 범위가 넓어질수록 안전장치도 함께 설계해야 한다. 곽 교수는 오탐과 미탐 가능성을 고려해 AI의 환각을 통제하고 판단 근거를 제시하는 기능, 사람이 최종적으로 검증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업 성과도 모델의 벤치마크 점수보다 실제 보안 현장에서 작동하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봤다. 곽 교수는 “B200 256장을 10개월간 쓸 수 있다는 것은 적지 않은 자원이지만 프런티어급 범용 모델을 처음부터 학습할 규모는 아니다”며 “성과의 우선순위는 벤치마크 점수보다 현장에서 검증된 실증 사례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모델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지도 과제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취약점을 얼마나 잘 찾아내는지만으로 보안 AI의 성능을 판단해서는 부족하다고 봤다.

김 소장은 최근 보안 AI 평가가 취약점 발견에 이어 실제 공격 가능성을 검증하는 개념증명(PoC) 코드 생성, 취약점을 없애는 패치 작성까지 전체 과정으로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취약점을 찾고 공격 코드까지 만들면 (보안 특화 모델은) 공격용 AI가 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공격이 목적이 아닌 만큼 취약점을 찾아 패치 코드까지 만들어주는 방향으로 가야 방어용 모델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AI가 취약점을 찾아 공격에 활용하는 시간이 짧아지면 방어 역시 속도 경쟁이 된다. 취약점을 발견한 뒤 사람이 분석하고 패치를 만드는 동안 AI를 이용한 공격이 먼저 이뤄질 수 있어서다. 김 소장은 취약점 발견부터 패치 생성과 적용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일 체계를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이 사용 중인 소프트웨어 자산을 미리 파악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봤다. 어떤 오픈소스와 버전을 사용하고 있는지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무엇인지를 보안 특화 모델에게 학습시킬 수 있어야, 새로운 취약점이 발견됐을 때 영향을 받는 시스템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업의 접근 방식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어떤 보안 능력을 목표로 하고 이를 어떤 기준으로 검증할 지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점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짚은 과제다. 컨소시엄 구성과 컴퓨팅 자원만큼 국내 보안 데이터를 실제 방어 역량으로 연결하고 현장에서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지가 이번 사업에서 살펴볼 지점으로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곽중희 기자>god8889@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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