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불명 AI 등장에 AI 업계 술렁…‘옥스 알파‘ 미스터리
정체를 알 수 없는 AI 연구소가 내놓은 스텔스 모델 하나가 AI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옥스 알파(Ox Alpha)’라는 이름의 이 모델은 지난 20일 AI 모델 라우팅 플랫폼 오픈라우터와 오픈소스 코딩 에이전트 오픈코드에 조용히 등장했다. 개발사도, 정체도 밝히지 않은 채였다.
옥스 알파는 104만8576 토큰의 컨텍스트 윈도우(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텍스트 분량)를 갖췄고,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비디오까지 입력받을 수 있다. 출력 한도는 13만1072 토큰이다. 코딩과 장시간 이어지는 에이전트 작업, 실제 프로덕션 환경에서의 활용을 겨냥해 만들어진 추론 모델이라는 게 자체 설명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제공 조건이다. 오픈코드는 이 모델에 하루 100조 토큰을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을 걸어놨고, 속도 제한도 사실상 없다시피 하다고 밝혔다. 100조 토큰은 구글이 검색·유튜브·제미나이 등 자사 전 제품을 통틀어 처리하는 하루 토큰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걸 정체불명의 신생 모델 하나가, 그것도 완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다만 무료 기간은 한시적이다. 오픈라우터는 이용자들에게 무료 접근이 8월 24일(월요일)까지라고 공지했고, 오픈코드 쪽은 8월 20일부터 일주일, 대략 8월 27일 전후로 안내했다.
공식 발표가 없다 보니 AI 업계에서는 “누가 만든 모델이냐”를 놓고 추리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중국 즈푸(Z.ai)다. 즈푸는 GLM-5.3을 지난 8월 14일 정식 출시했는데, 옥스 알파가 등장한 건 그로부터 불과 엿새 뒤다. 게다가 즈푸는 예전에도 GLM-5를 ‘포니 알파’라는 가짜 이름으로 먼저 몰래 풀어 테스트한 전례가 있다. 정황상 비슷한 수법을 또 썼을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중국 샤오미의 AI 팀 ‘미모(MiMo)’도 후보로 거론된다. 샤오미 역시 과거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모델을 먼저 풀어 테스트해본 이력이 있다.
중국 기업이 아닐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옥스 알파가 오픈AI가 만든 ‘cl100k_base’라는 토크나이저를 쓴다는 것이 근거다. 중국 회사들은 보통 자체 개발한 토크나이저를 쓰기 때문에, 중국 기업이 아닐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 근거를 바탕으로 한때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미공개 모델(MAI 계열)일 가능성도 제기됐었다.
초반엔 놀라운 벤치마크 결과가 화제였다. 한 개발자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벤치마크(딥SWE) 10개 과제로 테스트했더니 옥스 알파는 80% 이상을 기록해, 같은 조건에서 클로드 페이블 5(65%)와 GPT-5.6-sol(52%)을 크게 앞섰다. 이후에는 다른 프론티어 모델과 유사하다는 테스트 결과가 이어졌다.
한편 즈푸설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문제가 생긴다. 미국 상무부는 2025년 1월, 첨단 AI 연구개발로 중국의 군사 현대화를 뒷받침한다는 이유로 즈푸를 수출통제 명단에 올린 바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