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오현익 카카오뱅크 수신상품팀장, 김유리안나 웰로 대표.(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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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스타트업 협업③] 은행 앱에서 정부지원금 찾기가 가능했던 이유

금융권과 스타트업의 협업이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실제 금융 서비스와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금융사는 스타트업의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해법을 찾고, 스타트업은 금융사의 인프라와 고객 접점을 통해 사업 가능성을 현실화하고 있다.

디캠프와 한국핀테크지원센터는 이러한 협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6월 ‘스타트업 OI(오픈이노베이션) #금융권’을 개최했다. 총 44건의 협력 사례 가운데 5개 사례를 선정해 금융기관 담당자와 스타트업이 협업 과정 등을 공유했다.

최종 선정된 ▲KB국민은행-티냅스 ▲우리은행-테라파이 ▲카카오뱅크-웰로 ▲신한카드-왓섭 ▲OK저축은행-고이장례연구소를 차례로 만나 협업의 배경과 과정, 실제 사업으로 이어진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금융권 스타트업 협업①] KB국민은행은 왜 신생 ‘티냅스’를 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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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7000건에 달하는 정부 지원정책이 쏟아지지만, 정작 필요한 사람들은 존재조차 모른 채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카카오뱅크와 정책데이터 스타트업 웰로는 이 문제를 금융앱 안으로 정책 정보를 들여오는 방식으로 풀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정부지원금 찾기’ 서비스가 그것이다. 이 서비스는 9일 만에 이용자 10만명을 넘어섰고, 이달 초 기준 123만명을 돌파했다.

정부지원금 찾기는 금융 플랫폼과 공공정책 정보를 결합한 서비스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금융 앱이라는 익숙한 접점을 활용해 정부기관의 지원정책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면서 금융의 역할을 일상 영역까지 확장한 사례다. 특히 서로 다른 산업에 속한 금융사와 정책 데이터 스타트업이 각자의 강점을 결합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카뱅은 일상에서 필요하지만 직접 찾아보거나 신청하기 번거로운 정보를 금융 앱 안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이용자 유입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방문한 고객이 별도의 탐색 과정 없이 자신에게 필요한 정부 지원정책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인 것이다.

웰로는 2021년 설립된 인공지능(AI) 기반 거브테크(정부와 기술을 결합한 서비스) 스타트업이다. 복지·주거·교통·고용·창업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과 기업의 생애주기에 맞는 정책을 연결하고 있다. 카뱅과의 협업에서는 이러한 정책 데이터를 금융 플랫폼에 접목해 고객이 필요한 지원 정보를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협업을 통해 카뱅은 금융상품 중심의 플랫폼을 넘어 고객의 일상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생활 금융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협업을 주도한 김유리안나 웰로 대표와 오현익 카뱅 수신상품팀장을 만나 서비스가 만들어진 과정과 양사의 협업 방식, 향후 확장 가능성을 들어봤다.

협업은 왜 하게 됐나

김유리안나: 좋은 정책이 있어도 몰라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은 웰로가 창업 초기부터 주목해 온 문제였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내놓는 정책 혜택은 매월 7000건 안팎에 달하지만, 관련 정보가 수천 개 기관 사이트에 흩어져 있어 개인이 필요한 정책을 직접 찾아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이 문제를 웰로의 자체 서비스만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정책 정보가 필요한 순간은 별도의 앱을 찾아 들어가는 때가 아니라, 사람들이 이미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 안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웰로가 보유한 데이터를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형태로 개방해 더 빠르게 정책 정보를 국민에게 공급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카뱅은 전 국민이 일상에서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인 데다 대국민과 사업자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 협업하게 됐다.

오현익: 카뱅에는 약 160만명의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 고객이 있다. 사업을 구상할 당시에는 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정부 주도의 지원사업 등을 발굴하고, 해당 정보를 고객에게 손쉽게 안내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정부지원 정책이 개인사업자뿐만 아니라 시니어, 임산부, 청소년 등 다양한 일반 개인을 대상으로도 제공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서비스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웰로를 만났고,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의 정책까지 수집해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웰로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검토하면서 방대한 정책 데이터를 수집하고 축적하는 기술력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웰로와 협업해 카뱅 고객이 자신에게 필요한 정부지원 정책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정부지원금 찾기 서비스를 출시하게 됐다.

구체적 성과는

김유리안나: 성과는 숫자로 먼저 확인됐다. 정부지원금 찾기는 출시 9일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했고, 하루 평균 1만명 이상이 유입됐다. 이후에도 새로운 정책이 나올 때마다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유입되고 있다. 금융기관과 스타트업이 정책과 금융을 직접 연결한 사례로, K-패스 등 전국 단위의 대형 정책뿐만 아니라 이용자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시행되는 소규모 선착순 정책까지 빠르게 전달하고 있다.

의미 있게 본 것은 이용자 구성이다. 연령대별로 20대 이하 24%, 30대 26%, 40대 29%, 50대 이상 22%로 고르게 분포했다. 정책 정보는 특정 연령층이나 소득층이 주로 찾는 정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전 연령대가 필요로 하는 보편적인 수요라는 점을 확인했다.

가입자 4명 중 1명이 개인사업자였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개인을 위한 정책뿐만 아니라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정책까지 하나의 서비스에서 매칭할 수 있다는 구조의 강점이 실제 이용으로 이어졌다고 봤다.

서비스의 확장 가능성 측면에서도 두 가지를 확인했다. 첫째, 정책 정보는 ‘검색해서 찾는 것’보다 ‘알아서 도착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가설이 맞았다는 점이다. 고객이 관심 있는 지원금을 등록하고 알림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재방문이 만들어졌다. 둘째, 정책 정보가 금융사에도 실질적인 고객 접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고객들이 가장 많이 담아둔 혜택은 상생페이백, 민생회복 소비쿠폰, 국민내일배움카드, 국민 영화관람 할인권, K-패스 순으로, 금융·소비 활동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정책들이었다.

오현익: 정부 정책은 기관별로, 또 정책 대상에 따라 정보가 여러 영역에 흩어져 있다. 카뱅이 처음 서비스를 기획할 당시에도 각기 다른 곳에 있는 정책 정보를 어떻게 수집하고,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에는 이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웰로와의 제휴가 그 해결책이 됐다. 웰로로부터 정부지원금 관련 최신 데이터를 제공받으면서 카뱅은 정책 데이터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도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챗봇 기반의 회원가입 프로세스를 구축했고, 카뱅이 보유한 고객 정보와 정책 데이터를 매칭해 ‘내 관심 지원금’을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고객이 자신에게 해당하는 각종 지원금과 혜택을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 체계를 구축했다.

웰로의 기술력 핵심은 무엇인가

김유리안나: 핵심은 자체 개발한 자연어처리(NLP) 기반 정책 구조화 엔진이다. 정책 공고문은 표준화된 양식이 없다. 같은 ‘청년’ 정책이라도 기관에 따라 만 19~34세, 39세 이하, 특정 지역 3년 이상 거주 등 대상 요건이 제각각이고, 세부 조건도 HWP(한글 문서) 파일이나 긴 문장 속에 흩어져 있다.

웰로는 이처럼 비정형적인 공고문에서 대상 요건, 소득 기준, 지역, 지원 내용, 신청 기간, 제출 서류 등의 정보를 추출해 AI가 판단할 수 있는 규칙 데이터로 변환한다.

여기에 매칭 엔진을 결합했다. 이용자의 직업, 주소, 세대주 여부, 가구원 수, 가구 월소득, 혼인 및 자녀 유무, 사업장 정보 등을 바탕으로 조건을 충족하는 정책을 우선순위에 따라 정렬해 안내한다. 현재는 사용자의 소득·자산 데이터까지 연동해 정책 신청 전에 수급 가능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기능도 관련 기관들과 협업해 개발하고 있다.

웰로의 차별점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정책 정보를 실제 판정이 가능한 데이터로 구조화한다. 단순히 키워드를 검색하거나 카테고리를 분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 요건을 정확하게 해석해 사용자와 매칭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이용자의 생애주기와 변화를 지속적으로 반영한다. 정책은 매월 새로 생기고 종료되기 때문에 신규 정책이 등록되거나 관심 지원금의 신청 마감이 임박하면 이를 먼저 알려주는 구조다. 일회성으로 정책을 조회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리받는 서비스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마지막으로 개인과 사업자를 하나의 엔진에서 함께 다룬다. 일반 개인과 가구, 사업자 단위의 정책 데이터를 동일한 데이터 파이프라인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개인사업자처럼 개인과 사업자의 성격이 동시에 적용되는 이용자에게도 두 영역의 정책을 끊김 없이 함께 추천할 수 있다.

향후 서비스 방향 계획은

김유리안나: 크게 네 가지 방향을 보고 있다. 우선 신청 완결성을 높이는 것이다. 현재는 상당수 정책이 소관 기관 홈페이지로 연결되면서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이탈이 발생한다. 서류 자동 수집과 사전 요건 검증, 신청서 자동 작성까지 앱 안에서 처리할 수 있는 구조를 확대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사업자 특화 서비스도 강화할 계획이다. 카뱅을 통한 가입자의 4분의 1이 개인사업자였던 만큼 업종·규모·소재지에 따른 소상공인 정책자금, 정책보증, 이차보전 등은 수요가 분명한 영역이다. 하지만 관련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여전히 낮다. 금융사의 사업자 대출 상품과 정책자금을 함께 비교하고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하려 한다.

이벤트 기반의 실시간 추천도 고려하고 있다. 결혼, 출생, 이사, 퇴사·이직, 창업, 폐업·재창업처럼 개인의 상황이 바뀌는 순간 정책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 금융 앱은 이런 변화를 비교적 이른 시점에 파악할 수 있는 만큼, 고객 동의와 프라이버시 보호를 전제로 상황 변화에 맞춘 정책 추천을 고도화하고 싶다.

대화형 정책 상담 기능도 준비하고 있다. 챗봇 기반 정보 등록은 이미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고객이 “지금 받을 수 있는 게 무엇인가요”라고 물으면 자연어로 답하고, 해당 답변의 근거가 되는 정책 공고까지 함께 제시하는 상담형 인터페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오현익: 이번 정부지원금 찾기 서비스를 통해서도 타깃에 따른 다양한 정부지원 정책을 선별하고 카뱅의 고객 정보와 매칭해 고객별 맞춤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향후에는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꼭 필요한 정부지원금을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안내할 수 있도록 AI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카뱅이 스타트업과 협업할 때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해당 서비스가 고객에게 꼭 필요한지, 또 현재 고객이 실제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구현돼 있는지 여부다. 이를 바탕으로 카뱅만의 방식으로 가장 쉽고 편리한 이용 프로세스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도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갖춘 기술 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협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웰로의 성장 전략과 목표는

단기적으로는 ‘정책 게이트웨이’의 확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뱅과의 협업을 통해 금융 앱 안에서 정책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을 검증한 만큼 은행·카드·보험·증권·핀테크는 물론 통신·커머스·부동산·헬스케어 등 생활 접점이 큰 산업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이용자가 어떤 앱을 사용하더라도 그 안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정책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인프라 레이어’가 되는 것이 목표다.

중기적으로는 정책을 ‘확인’하는 데서 ‘수령’하는 단계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려 한다. 정책 정보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절반에 그친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류 자동 수집과 요건 사전 검증, 신청 자동화까지 연결해 실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정책 신청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주요 로드맵이다.

기업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도 추진한다. 올해 정부 예산 728조원 가운데 상당 부분이 AI·딥테크 분야에 투입되고 있고, 지원 방식 역시 연구개발(R&D) 중심에서 실증과 사업화 성과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웰로는 이런 흐름에 맞춰 기업이 어떤 지원사업을 언제, 어떤 순서로 신청해야 하는지까지 제안하는 ‘전략 파트너’로 역할을 확대하고자 한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은 전자정부법 제정 이후 20년간 행정·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해왔고,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웰로의 B2G2C(비즈니스 투 거버먼트 투 컨슈머) 모델 역시 다른 국가에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한민국형 거브테크 모델을 하나의 표준으로 만들어 해외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다.

궁극적인 목표는 국가가 제공하는 정책과 권리를 개인과 기업이 스스로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AI와 로봇의 발전으로 생산성이 높아질수록 인간의 역할은 생산에서 소비로 더 이동할 수밖에 없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국가의 정책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정책을 누구나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기술로 앞당기는 웰로가 되고자 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오민선 기자>omsoms94@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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