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게임업계 실적, 무엇이 갈랐나
주요 국내 게임사들이 2분기 성적표를 일제히 공개했다. 기존 지식재산권(IP)의 경쟁력과 신작의 성패가 실적을 갈랐다. 검증된 IP와 글로벌 흥행 경험을 갖춘 기업은 성장세를 이어갔고, 그렇지 못한 곳은 아쉬운 성과를 받아들였다. 이번 분기에는 비용 부담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매출 성장에도 비용 증가로 이익이 줄어들거나, 외형은 축소됐지만 비용 효율화로 실적을 방어한 기업도 있다.
크래프톤 앞서 나가고 엔씨 날았다
18일 각 게임사 실적을 종합하면 크래프톤, 엔씨가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크래프톤은 2분기 업계 맏형인 넥슨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엔씨는 영업이익이 약 10배 급증했다. 두 회사 모두 기존 IP의 지속적인 성장과 신작 흥행이 맞물리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펄어비스는 신작 ‘붉은사막’의 흥행 효과로 이번 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크래프톤의 2분기 매출은 1조2902억원, 영업이익은 41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9%, 67% 증가했다. 실적은 펍지 IP와 서브노티카2가 이끌었다. 펍지 IP는 2분기에도 견조한 트래픽과 과금 이용자 확대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서브노티카2는 지난 5월 15일 얼리액세스 출시 이후 22일 만에 판매량 500만장을 돌파했다. 주요 글로벌 흥행작 중 최상위권의 초기 판매량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넥슨은 매출 약 1조1390억원, 영업이익 약 29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7% 감소했다. 이에 따라 크래프톤이 2분기 매출, 영업이익 모두 넥슨을 앞섰다. 상반기 성적도 크래프톤이 우위를 점했다. 크래프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조6616억원, 영업이익 9725억원이다. 넥슨은 이 기간 매출 약 2조5600억원, 영업이익 약 8380억원을 기록했다.
엔씨는 2분기 매출 7705억원, 영업이익 1739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 1053% 증가했다. 실적은 ‘리니지 클래식’을 중심으로 한 PC 부문과 신사업인 모바일 캐주얼 분야가 이끌었다. 리니지 클래식은 2분기 매출 1855억원을 올렸고, PC 게임 부문 매출은 3438억원으로 2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새 성장 축인 모바일 캐주얼 매출도 169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2%를 차지했다.
펄어비스는 2분기 매출 1926억원, 영업이익 67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7.7%, 영업이익은 7411.1% 증가했다. ‘붉은사막’이 2분기 136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기존 ‘검은사막’이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한 가운데 붉은사막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장기간 이어졌던 신작 공백의 부담도 덜었다.
세 회사는 기존 IP 작품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더해 호실적을 기록했다.
수익 발목 잡은 비용
올해 2분기에는 비용 부담이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매출은 늘었지만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곳이 있고, 이와 달리 비용 효율화로 실적 감소폭을 줄인 업체도 있다. 외형은 축소됐어도 비용 효율화에 힘입어 수익이 늘면서 실적을 방어한 회사도 눈에 띈다.
넷마블은 2분기 매출 7492억원, 영업이익 80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8% 감소했다.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솔: 인챈트’ 등 신작 출시로 매출이 늘었지만 이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 인건비 확대 등으로 영업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이 감소했다. 2분기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6691억원, 이 가운데 마케팅비는 35.5% 늘어난 1835억원을 기록했다.
넥슨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매출은 메이플스토리 IP 프랜차이즈와 ‘아크 레이더스’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2% 성장했다.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은 줄었다. 2분기 영업비용은 약 83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크리에이터 수수료와 이용자 확보(UA) 비용이 늘어나고 클라우드·소프트웨어 서비스 비용과 같은 IT 인프라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컴투스는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을 지켰다. 회사의 2분기 매출은 15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72억원으로 420.7% 증가했다. 주력 야구 게임이 실적을 뒷받침한 가운데 비용 효율화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별도 기준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했고, 마케팅비와 지급수수료도 각각 30%, 17.4% 줄었다.
컴투스홀딩스도 2분기 비용 효율화에 집중했다. 2분기 매출은 156억원, 영업손실은 53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1%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31억원 늘었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적자 폭을 줄였다. 경영 효율화에 따라 연결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29.5%, 전분기 대비 22.4% 감소했다. 특히 마케팅비는 전년 동기 대비 80.1%, 지급수수료는 50.2%, 인건비는 16.6% 줄었다.
신작 유무와 흥행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이에 못지않게 비용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게임의 출시 시기가 분기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을 출시하면 마케팅비 등 비용이 선행해서 집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분기 말에 출시된 작품의 경우 비용은 해당 분기에 반영되지만 매출 기여는 제한되고 다음 분기에 반영되는 경우가 있어, 수익성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주춤한 게임사, 하반기 노린다
반면 상대적으로 아쉬운 실적을 거둔 업체들도 적지 않다. 신작이 없었거나 출시했더라도 미진한 성적을 거둔 영향이다. 일부 게임사는 지난해 신작 흥행에 따른 기저효과가 이번 분기에 반영되면서 주춤했다. 이러한 회사들은 하반기 다양한 신작과 기존작 업데이트를 앞세워 실적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시프트업은 2분기 매출 557억원, 영업이익 2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4%, 58.8% 감소했다. ‘승리의 여신: 니케’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지난해 ‘스텔라 블레이드’ PC 버전 출시 효과가 사라진 영향이 컸다. 회사는 하반기 니케 4주년 업데이트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이어가는 한편 차기작 ‘스텔라 블레이드: 블러드 레인’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네오위즈는 2분기 매출 1021억원, 영업이익 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 57% 감소했다. 지난해 확장콘텐츠(DLC) ‘P의 거짓: 서곡’ 출시 효과가 줄어들고 주요 PC·콘솔 게임이 안정화 구간에 접어든 영향이다. 하반기에는 ‘P의 거짓: 컴플리트 에디션’ 닌텐도 스위치2 버전 실물 패키지를 글로벌 출시한다. ‘킹덤2’ 중화권 진출, ‘안녕서울: 이태원편’ 글로벌 출시도 추진한다. ‘P의 거짓’ 차기작과 ‘프로젝트 루비콘’, ‘프로젝트 윈디’ 등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웹젠은 2분기 매출 380억원, 영업이익 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8.4% 감소했다. 기존 게임들이 실적을 뒷받침했지만 신작 부재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회사는 하반기 그간 준비한 신작 개발과 홍보에 전념한다. 현재는 네이버웹툰 ‘디펜스 게임의 폭군이 되었다’ IP를 활용한 ‘프로젝트 D1’을 비롯해 ‘게이트 오브 게이츠’, ‘뮤’ IP 기반 ‘프로젝트 G’ 등 신작을 개발 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2분기 매출 750억원, 영업손실 2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86억원에서 적자 폭이 확대됐다. 기존 라이브 게임 매출 감소와 신작 부재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모바일 게임 매출은 기존 게임의 자연 감소와 ‘롬’ 서비스 개발사 이관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줄었다. 다만 비용 절감 효과로 영업손실은 전분기 255억원보다 10% 감소했다.
회사는 2분기와 3분기를 매출 저점으로 보고 4분기부터 신작 출시를 통한 반등에 나설 계획이다. 4분기에는 ‘도깨비의 세계’,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던전 어라이즈’를 출시하고 내년 1분기에는 ‘오딘Q: 발키리스콜’과 ‘갓 세이브 버밍엄’을 선보인다. 회사는 내년 1분기 주요 신작 라인업이 대부분 출시되면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비핵심·비효율 사업을 재편하고 중요한 프로젝트에 자원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비용 구조 개선도 병행할 계획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