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1784 사옥 (출처=네이버)

네이버가 잘해온 것, 잘하려는 것, 잘하고 싶은 것

네이버를 오랜 기간 지켜본 이들이 말하는 회사의 강점은 ‘IT역량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시장을 자사 온라인 플랫폼에 끌어올리는 전략’입니다. 동네 가게를 플레이스에 올리고, 온라인에 도전하지 못한 소상공인을 스마트스토어에 태웠지요. 그렇게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오가며, 검색과 광고, 페이 사업이 맞물려 돌아가는 플라이휠을 활성화했습니다.

2026년 2분기에 본 네이버는 기존 전략을 다각도로 확대하는 한편, 또 다른 한 축을 더하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N페이 커넥트를 통해 기존 전략을 오프라인까지 확장하려 하고, 또 업계 2위인 쇼핑 부문에서는 1위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달리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지금까지 쌓아온 인프라 운영 역량을 AI팩토리 사업으로 풀어낸다는 목표입니다.

회사 경영진이 7일 진행한 2026년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엿본 네이버가 잘해온 것, 잘하려는 것, 그리고 잘하고 싶은 것을 정리해 봅니다.

네이버가 잘해온 것

이번 분기 실적 발표에서 두드러지는 건 오프라인 단말기 사업 ‘N페이 커넥트’입니다. 젠슨 황 내한 당시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함께 방문한 가게에도 이 단말기를 설치해 홍보할 만큼, 네이버가 이 사업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었는데요.

N페이 커넥트 (출처=네이버페이)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분기는 네이버는 N페이 커넥트 결제 단말기 설치를 빠르게 확대하며 오프라인 데이터를 네이버 생태계와 연결하는 사업자용 AI 플랫폼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N페이 커넥트는 자사 온라인 플랫폼 생태계에 오프라인 산업을 올리는 네이버의 기존 성공 방정식과도 결이 맞습니다. 최 대표는 “커넥트의 목적은 네이버가 온라인에서 구축해 온 검색 데이터, 광고, 쇼핑, 페이의 성공 방정식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고 현장에 네이버의 물리적인 접점을 구축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AI 시대가 오는 지금, 네이버는 N페이 커넥트 사업의 당위성에 대해 시장 규모와 세 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온라인 대비 3배 큰 오프라인 상거래 결제 시장이 충분히 디지털화되지 않았고, 온라인과 분절돼 있다는 게 시장에 대한 설명이고요.

N페이 커넥트를 활용한 네이버의 플라이휠 전략도 뚜렷합니다. 스마트스토어가 온라인에서 했던 일을, 이번에는 오프라인 시장에서 해보겠다는 겁니다.

크게 보면, 오프라인 데이터가 접점을 만들고, 이 접점이 결제액을 키우고, 결제액이 다시 데이터가 되는 구조입니다. 네이버는 N페이 커넥트와 플레이스를 통합해 사업자 접점을 늘릴 계획입니다. 이후 CRM과 고객 분석, 상권 분석, 쿠폰·프로모션 관리, 매장 운영 도구를 붙여 사업자 솔루션으로 돈을 벌고요. 사업자의 매출·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대출과 보험 같은 금융 중개, 그리고 오프라인 방문이 구매로 이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새 광고 상품까지 더한다는 구상입니다. 최 대표는 “초기 기반 구축 이후에는 비용 부담이 점진적으로 낮아지는 반면 결제, 광고, 사업자 솔루션, 금융 등 연계된 수익 기회는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네이버 경영진은 이렇게 확보한 오프라인 데이터를 ‘AI 시대 해자’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최 대표는 “AI가 정보 제공과 추천을 넘어 이용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실제 예약과 주문, 결제까지 실행하는 방향으로 진화할수록 오프라인 행동의 데이터는 선택이 아닌 필수 자산이 된다”며 “이용자의 매장 방문 및 주문 내역, 혜택 반응과 결제 방식 등 실생활 데이터에 대한 전국 단위의 접점이 네이버가 보유한 독보적인 온라인 데이터에 더해져 앞으로 AI 시대의 해자 역할을 할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N페이 커넥트는 진짜 ‘하드웨어’이기에, 초기 투자 비용이 이전 사업에 비해 큽니다. 김희철 CFO 또한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N페이 커넥트 단말기 투자 확대와 프로모션 비용이 파트너비와 마케팅비에 반영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파이낸셜 플랫폼의 2분기 손익률 또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3%로 주저앉았습니다.

중장기적으로 네이버는 오프라인에서의 결제액을 보다 크게 키울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최 대표는 “국내 최대 수준의 가맹점 기반을 구축해 단기적으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산한 B2C 결제액 기준으로 내년도 국내 독보적인 1위 사업자로 도약하고, 네이버 아이디 기반의 오프라인 결제 규모는 5년 내에 130조원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네이버가 더 잘하려는 것

네이버는 이미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2위까지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직매입 중심으로 연 매출 80조원을 돌파한 쿠팡에 비하면, 가격 비교 포함 연간 거래액 50조원인 네이버가 아직 한참 아래라는 게 업계의 주된 시각이죠.

이번 분기 네이버 커머스 성과를 짚어보면, 성장세 자체는 가파릅니다. 네이버의 2분기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고요, 또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의 거래액은 같은 기간 35% 급증했습니다. 가격 비교를 포함한 쇼핑 전반을 내세웠던 이전과는 달리, 이제 네이버가 스마트스토어 중심 서비스의 성장을 보다 중시한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고객의 질 또한 좋아지고 있습니다. 회사에 따르면 재방문을 통한 유입은 신규 이용 대비 약 4배 빠르게 늘고 있고, 앱 이용자의 방문당 구매액과 구매 횟수도 웹 이용자를 웃돕니다.

쇼핑의 성장에는 멤버십도 한몫합니다. 최 대표는 “앱 구매 고객의 80%가 멤버십 이용자로 이어지고 있으며, 무료 배송과 무료 반품 혜택 강화 이후 N배송 멤버십 고객의 구매 빈도는 약 29% 증가했고 거래 비중도 70%를 넘어섰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멤버십 가입자 기반 자체를 공격적으로 늘리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여기에 물류 사업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네이버의 쇼핑 전략은 N배송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의 물류 서비스 온보딩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회사에 따르면 이미 6월 기준 스마트스토어 N배송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76% 늘었고, 커버리지는 20%를 넘겨 연말 목표인 25%를 향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네이버는 직계약 사업을 통해 물류 데이터와 단가를 손에 쥐고 서비스를 고도화해, 배송 서비스를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목표입니다.

지난 2024년부터 준비해 지난해 시범 운영을 시작한 직계약 사업인 ‘N배송 FBN’의 규모는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었고, 최근 오픈 베타로 전환한 이후 연말까지 직계약 비중을 전체 N배송의 절반 이상으로 높이는 게 목표입니다. 최 대표는 직계약 확대로 “분산되어 있던 물류의 조건과 운영 기준을 표준화하고 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과 일관된 배송 품질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멤버십 중심 물류 서비스도 보다 고도화합니다. 8월 중 문을 열고 10월 중 운영이 본격화될 멤버십 전용 N배송 반품센터와 전용 새벽배송은 회사의 커머스 사업을 뒷받침할 예정입니다.

네이버는 쇼핑 앱-멤버십-물류 3박자에 맞춰 커머스를 키우겠다는 전략을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최 대표 또한 “앞으로 네이버는 앱이 이용자의 발견과 탐색을 이끌고 멤버십이 고객을 생태계 안에 정착시키며 배송이 구매 전환과 반복 구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물류 투자에 대해 최 대표는 “에셋라이트한 형태로 검토하고 있다”며, 직접 투자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네이버가 잘하고 싶은 것

네이버가 올해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은 AI팩토리입니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를 운영해온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컴퓨팅 인프라를 본격 판매하는 단계까지 나아가는 셈인데요.

지난 24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엔비디아 사옥에서 이해진 의장과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1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한 후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출처=네이버)

이미 시장에서는 AI 시대 제일의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무성한데, 네이버가 컨퍼런스 콜 직전까지도 엔비디아 투자, 사업 구조 등을 연이어 공개한 만큼 시장의 궁금증은 가득하지요. 컨퍼런스 콜에서 애널리스트들의 질문 8개 중 6개도 AI팩토리였습니다. 이들이 던진 의문은 “정말 이 구조로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냐”는 겁니다. 네이버의 답은 당연히 “돈이 된다”고요.

먼저 AI팩토리 시장에 대해 최 대표는 “생성형 AI의 확산과 산업 전반의 AI 전환, 그리고 추론과 AI 에이전트 확대로 글로벌 AI 컴퓨팅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저비용 고효율 모델의 등장으로 컴퓨팅 사용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으나 단위 연산 비용이 낮아질수록 오히려 AI 적용과 추론과 에이전트가 확산돼 전체 연산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 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AI팩토리 시장에서의 포지셔닝에 대해 “인프라부터 모델 서비스에 이르는 풀스택 역량과 국내외에서 검증된 소버린 AI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한 컴퓨팅 임대를 넘어 GPU 컴퓨팅, 클라우드 모델 운영 서비스를 결합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이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강점으로는 ‘풀 스택 역량을 기반으로 한 빠른 속도’를 내세웁니다. 최 대표는 “이제 막 데이터센터 착공에 나서고 있는 많은 사업자들은 노동력의 부족과 전력 공급 제약, 반도체 부족, 신규 건설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대 등으로 병목을 겪고 있다”며 “(네이버는) 엔비디아와의 기술 및 공급 협력, 준비된 전력과 부지 자본의 파트너십, 그리고 오랜 기간 축적한 풀 스택의 운영 역량을 이미 갖추고 있다”며, 이미 국내에서 가장 먼저 고객을 확보해 GPUaaS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업 확대를 위한 부지 및 시설 확보 등에 대해서도 이날 처음 구체화했습니다. 먼저 200메가와트(MW)로의 확대를 위해 임대 외부의 상면을 최대한 활용, 대부분 마무리한 상황이고요, 1기가와트(GW)로 확장할 때 각 세종 건물 내 남은 공간 3분의2와 나머지 부지를 활용해 자체 구축한다는 전략입니다.

글로벌 확장 관련해서도 일부 로드맵을 드러났습니다. 최 대표는 “중동은 구체적인 데이터 센터 구축 등에 대한 파트너십이 오가는 중”이라며, 남미에 대해서는 “굉장히 초기 단계”라면서도, “200MW에서 1GW에 확충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파트너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네이버가 공시한 ‘네이버 AI팩토리 1단계 사업구조안’ (출처=네이버)

수익에 대해 네이버 경영진은 AI팩토리 자회사가 AI컴퓨팅 수익을 모두 얻으며, 중장기적으로는 20% 이상의 마진율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CFO는 “컴퓨팅 비즈니스에 의한 매출과 비용, 그에 따른 마진은 팩토리 운용사가 전부 얻는 구조”라며, “브룩필드는 SPV를 통해 컴퓨팅 자산을 조달하고, (네이버에) 공급하면서 마진을 얻는 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잠재 고객에 대해서도 이전보다 범위가 좁혀졌습니다. 최 대표는 “글로벌 오프테이커 및 엔비디아의 생태계, 당사가 보유한 기업과 공공 고객 기반을 통해 초기 가동 용량에 대한 고객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네이버는 국내 대기업과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은행 등 고객사에 이어 KAI, 한화 등과도 폐쇄형 AI 플랫폼 및 클라우드 도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지막은 리스크입니다. 김 CFO는 “AIDC 비즈니스 리스크에 대해서는 저희 내부적으로도 많은 검토를 했다”며 네 가지를 꼽았는데요, 답변의 공통점은 ‘구조적으로 유연하게 설계해뒀다’는 겁니다.

먼저 고객사 확보, 즉 수요 리스크에 대해 네이버 스스로를 고객으로 쓰겠다고 답했습니다. 김 CFO는 “네이버는 다른 네오클라우드 사업자와는 달리 본체도 대량의 AI 칩을 필요로 하는 사용자”라며 “고객사와 네이버의 수요를 적절히 믹스해 수급 안정성을 가져갈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 칩 확보 등 실행 리스크는 이미 엔비디아와의 지분 관계로 풀었고요.

자본 조달과 이자 비용 등 금융 리스크에 대해서는 “5~6년 단일 계약 구조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약 기간을 가진 고객을 복합적으로 확보”하겠다고 했습니다. 마지막 기술 변화 속도 리스크는 계약 구조 자체를 바꿔 대응할 계획입니다.

또 시장이 우려하는 GPU 가격 변동에 대해 김 CFO는 “칩 가격이 절반으로 낮아지면 GPU 파이낸싱에서 동일 금액으로 구입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가 2배가 되는 것”이라며 “이미 확보한 90억달러를 현재 가격으로 일시에 총량 계약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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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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