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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자율주행에 올인 베팅…14조원 투입한다

우버가 자율주행차 사업에 100억 달러(약 14조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차량을 직접 사들이고 자율주행 기술업체 지분까지 확보하는 방식으로, 그동안 유지해온 ‘가벼운 자산’ 플랫폼 전략에서 벗어나는 결정이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는 5일(현지시각)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앞으로 몇 년간 자율주행차를 대규모로 상용화하기 위해 100억 달러 이상의 자본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대략 자율주행 차량 매입에 75억 달러(약 10조원), 기술 개발회사 지분 매입에 25억 달러(약 4조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목표는 2026년 말까지 최소 15개 도시, 2028년까지 28개 도시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넓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버의 자율주행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2015년 자체 자율주행 개발 조직을 꾸리며 기술 내재화를 시도했지만, 2020년 자체 기술 개발을 포기했다. 2018년 애리조나주 템피에서 시험 차량이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궤도를 완전히 튼 것이다. 우버는 2020년 자율주행 기술개발 조직을 오로라(Aurora Innovation)에 매각했다.

그 이후 우버가 자율주행 시장에서 택한 길은 배차 마켓플레이스 모델이었다. 자율주행 차량은 웨이모·오로라·뉴로 같은 파트너사가 소유·운영하고, 우버는 승객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역할만 맡아 수익을 나눠 갖는 방식이었다. 차량 구매·유지·보험 부담 없이 플랫폼 수수료만 챙기는, 말 그대로 ‘가벼운 자산’ 구조였다.

이런 점에서 이번 100억 달러 투자 발표는 대규모 전략적 변화다. 가벼운 자산 정책을 포기하고, 우버가 직접 차량과 기술 개발 업체의 지분을 쥐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크게 옮기는 결정이다.

웨이모의 이별 통보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로보택시 시장의 판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최근 구글 계열의 웨이모는 애틀랜타와 오스틴에서 우버와 맺은 독점 계약을 2028년 초까지 종료하겠다고 통보했다. 웨이모는 현재 미국 로보택시 시장 1위 사업자로, 주당 약 40만 건의 유상 승차를 소화하고 있다. 웨이모의 이 같은 행보는 우버라는 파트너 없이 자체 차량 호출 플랫폼으로 승객을 직접 흡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우버 주가는 최근 1년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현재 로보택시 시장은 웨이모, 테슬라, 아마존 계열의 죽스(Zoox), 중국 업체들이 뒤엉켜 각자 다른 전략으로 각축을 벌이는 상황이다.

웨이모는 미국 시장에서 독보적 1위를 지키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주당 약 40만 건의 유상 승차를 소화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이를 주당 100만 건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애리조나주 메사에 자체 통합 공장을 두고 연간 수만 대 규모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고, 2026년에는 미국 안팎 26개 시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우버가 웨이모와의 애틀랜타·오스틴 독점 계약 종료 통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처럼 압도적인 규모와 생산 능력을 갖춘 사업자가 우버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직접 승객을 흡수할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오스틴, 댈러스, 휴스턴, 마이애미, 올랜도, 탬파 등에서 무인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아마존이 인수한 죽스는 스티어링 휠과 페달 자체가 없는 전용 로보택시 포드를 처음부터 새로 설계했다. 라스베이거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서비스 중이며 댈러스·시애틀·마이애미로 확대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죽스조차 2026년 여름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우버 앱을 통해서도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즉 같은 회사가 어느 지역에서는 우버의 파트너이면서, 다른 지역에서는 자체 앱으로 직접 경쟁하는 모호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바이두의 아폴로 고, 위라이드, 포니에이아이가 빠르게 세를 불리고 있다. 이들 역시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우버와 부분적으로 손을 잡으면서도, 동시에 자체 서비스 영역을 넓히는 이중 전략을 펴고 있다.

우버 입장에서는 웨이모처럼 손을 떼고 나가는 파트너가 언제든 나올 수 있고, 지금 협력 중인 상대라도 다른 시장에서는 얼마든지 직접 경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게 이번 대규모 투자 결정의 배경으로 읽힌다.

아직은 완전 무인화 대신 ‘혼합 배차’

우버가 택한 방식은 완전 무인화로의 일괄 전환이 아니라, 인간 운전자와 자율주행차가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승객은 어떤 날은 자율주행차를, 어떤 날은 사람이 모는 차를 배차받을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처리하기 어려운 경로나 상황에서는 같은 앱 안에서 사람 운전자가 매끄럽게 이를 대체한다.

이런 방식을 택한 배경에는 안전성과 신뢰 확보에 대한 고민이 깔려 있다. 자율주행차가 모든 도로 상황을 완벽히 처리하지 못하는 현 시점에서, 사람 운전자를 완전히 배제할 경우 서비스 공백이나 사고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우버는 두 가지를 같은 플랫폼 안에서 유연하게 조합함으로써 커버리지와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코스로샤히 CEO도 로보택시 확산 속도에 대해 “AI보다는 느리고, 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여러 빅테크 기업이 신기술을 서둘러 밀어붙이다 겪은 사회적 반발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자율주행 업계는 이미 2018년 우버의 보행자 사망 사고를 비롯해 크루즈의 잇단 충돌 사고 등으로 홍역을 치른 전례가 있는 만큼, 우버로서는 속도보다 신뢰를 쌓는 쪽에 무게를 두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우버의 이번 전략 전환은 단순한 투자 확대를 넘어 기술은 남이 만들고 우리는 유통만 한다”는 기존 공식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판단을 반영한다.

웨이모 같은 강력한 파트너가 언제든 독점 계약을 깨고 직접 경쟁자로 돌아설 수 있는 상황에서, 우버는 차량과 지분을 직접 쥐는 방식으로 협상력과 리스크 분산을 동시에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곧 우버가 자산 가벼운 모델의 장점을 포기하고 대규모 투자와 무거운 물리적 자산이라는 짐을 이고 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패할 경우 그만큼 타격도 크다는 것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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