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펄어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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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사막 흥행 배경은…

펄어비스 붉은사막의 전 세계적 흥행 배경에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싱글플레이 중심 패키지 대작이 다시 주목받는 시장 분위기가 형성된 가운데, 서구권 PC·콘솔 시장에 쌓인 기대 수요와 플랫폼 동시 출시 전략이 초반 판매를 뒷받침했다.

6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보고서는 붉은사막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시장 환경에 주목했다. 붉은사막은 출시 26일 만에 전 세계 누적 판매량 500만장, 83일 만에 600만장을 기록했다. 국내 콘솔 게임 역사상 전례 없는 판매 속도를 보여줬다. ‘국산 콘솔 게임도 통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전 작품들은 300만장 판매까지 14~20개월이 소요됐다.

보고서는 붉은사막이 출시된 시점에 글로벌 게임 시장의 흐름이 싱글플레이 패키지 대작에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고 봤다.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던 라이브서비스 게임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싱글플레이 패키지 게임’이 재조명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 소니가 공을 들인 ‘콘코드’의 경우 출시 2주 만에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았고, 산하 번지가 개발한 ‘마라톤’도 기대 이하 성적을 기록했다. 관련 프로젝트가 연달아 부진한 결과를 가져오자 소니는 올해 플레이스테이션 쇼케이스에서 내러티브 중심 라인업에 집중했다. 서사가 중요한 싱글플레이 게임에 무게를 뒀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글로벌 PC·콘솔 시장에서는 싱글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는 대작에 대한 기대가 확인되고 있었다. 시장분석업체 알리네아 애널리틱스(Alinea Analytics)에 의하면 출시 전 붉은사막 위시리스트(찜하기) 수는 300만 건을 돌파했다.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에서만 220만 건을 넘겼으며, 사전 구매는 40만장을 넘겼다.

콘텐츠진흥원은 “(붉은사막) 출시는 새 수요를 만든 사건이라기보다 미리 쌓인 수요를 한꺼번에 푼 이벤트에 가까웠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PC·콘솔 시장에 이미 형성돼 있던 기대 수요가 출시와 동시에 구매로 전환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충분한 콘솔 보급량과 펄어비스의 동시 출시 전략이 맞물렸다고 봤다. 올해 3월 말 기준 플레이스테이션5 누적 출하량은 9370만대다. 대형 콘솔 게임을 소비할 수 있는 기반이 이미 형성돼 있었던 셈이다. 여기에 붉은사막은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스팀에 같은 날 출시되며 콘솔과 PC 시장의 수요를 한꺼번에 판매로 연결했다는 설명이다.

매출 구조가 이를 뒷받침한다. 펄어비스의 2026년 1분기 붉은사막 매출은 2665억원이었다. 플랫폼 비중은 콘솔과 PC가 각각 50%였다. 특정 플랫폼 한 곳에 치우친 흥행이 아니라, PC와 콘솔 양쪽에서 고르게 성과를 냈다. 붉은사막의 성과는 회사 전체 매출 구조에도 영향을 끼쳤다. 같은 기간 콘솔 비중이 38%로 전 분기 대비 31%p 높아졌다.

게임을 사면 추가 과금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한 판매 방식도 해당 시장 분위기와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4년 콘솔 게임 시장은 537억1200만달러에 달하며, 유럽(39.8%)과 북미(34.7%) 시장에서 강세다. 올해 1분기 붉은사막 성과를 보면 해외 매출 비중이 94%에 달하며, 이 가운데 북미와 유럽 지역이 81%를 차지한다. 진흥원은 “과금 구조에 피로감이 큰 서구 게이머에게 군더더기 없는 판매 방식 자체가 신뢰 신호”라고 전했다.

이외 보고서는 붉은사막 전 세계 흥행 요인을 짚었다. 라이브 서비스 경험으로 축적한 사후 지원, 자체 엔진 ‘블랙스페이스 엔진’ 사용, 이용자들 사이에서 확산한 화제성, 오픈월드 탐험 요소 등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성과가 곧바로 한국 게임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의미하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출시 후 3~12개월 사이 판매 추이와 확장 콘텐츠(DLC) 출시 이후 매출 반등 여부, 스팀과 콘솔 간 장기 잔존 비중 등을 관건으로 봤다. 초반 판매 속도는 전례 없는 수준이지만, 이 흐름이 일회성 흥행에 그칠지 한국형 AAA 게임의 새로운 공식으로 굳어질지는 후속 성과에 달렸다는 의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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