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의 시대는 잊어라…게임업계, 이용자와 소통 위해 안간힘
주요 국내 게임사들이 이용자와의 소통강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과거 불통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던 시절을 경험하면서 게임 개발 그 자체 못지 않게 소통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특히 공지, 패치 노트 공개 등 일방향 전달 방식에서 벗어나 라이브 방송, 개발자 노트, 대규모 쇼케이스 등 다양한 형태로 이용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은 물론 패키지 게임까지 이용자와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다.
24일 넷마블에 따르면 신작 ‘몬길: 스타다이브’는 지난 4월 15일 출시 이후 현재까지 총 7차례 개발자 노트를 게시하고, 5차례 개발자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개발자 노트와 라이브 방송을 합치면 5~6일에 한 번꼴로 이용자와 소통을 진행한 셈이다. 개발자 노트는 출시 당일부터 매주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되고 있다. 라이브 방송 종료 후에는 주요 내용을 정리한 요약본을 공지하고 있다.
몬길: 스타다이브는 초기부터 소통을 앞세웠다. 정식 서비스에 앞서 온라인 쇼케이스를 열고 게임 주요 콘텐츠와 서비스 방향을 소개했다. 출시 이후에도 개발자 노트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용자 의견을 듣고 개선 사항을 공유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출시 전후로 이용자와 적극 소통 중”이라며 “피드백을 바탕으로 여러 편의성 개선이 이뤄진 만큼, 앞으로도 이용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엔씨 ‘아이온2’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출시 초반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사례다. 지난해 11월 게임 출시 이후, 개발진은 서버 환경, 클래스 밸런스, 사업모델(BM) 정책 등 민감한 이슈를 다루는 라이브 방송을 꾸준히 진행했다. 이를 통해 문제를 짚고 향후 개선과 업데이트 방향을 공유했다. 실제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업데이트를 추진하면서 국내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시 이후 아이온2 개발진이 진행한 라이브 방송은 약 30여차례에 달한다. 출시 후 매주 라이브 방송을 연 셈이다. 이용자 반응도 이어졌다. 개발진에게 커피 트럭을 보내 응원한 사례가 있었고, 오프라인 간담회에는 670명이 참석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엔씨는 “소통 행보가 개별 타이틀 성과를 넘어 기업 평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이용자와 신뢰를 쌓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는 국내 게임업계에서 개발진이 직접 이용자 앞에 서는 소통 방식이 확산하는 데 영향을 준 작품이다. 일부 게임사가 불통으로 이용자들로부터 비판을 받던 시절, 디렉터가 직접 라이브 방송을 열고 쇼케이스를 개최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며 이용자와의 접점을 넓혔다. 넥슨 메이플스토리 역시 ‘메이플나우’라는 디렉터가 나서 정기 라이브 방송과 대형 쇼케이스를 열며 소통을 지속 중이다.

이용자 소통 문화는 라이브 게임에 국한되지 않는다. 패키지 게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출시 이후 이용자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한 업데이트로 이용자 평가를 뒤집었다. 문제점을 빠르게 수정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빠른 주기로 선보이면서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러한 발 빠른 대처가 붉은사막이 글로벌 흥행하는 데 크게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게임은 최근 600만장 판매를 돌파했다.
크래프톤 산하 언노운 월즈가 개발한 ‘서브노티카2’ 역시 이용자 의견을 반영한 업데이트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 초 회사는 여덟 번째 개발자 브이로그를 공개하며, 향후 업데이트 방향을 공개했다. 이용자 의견을 반영한 밸런스 조정, 편의성 개선이 주를 이뤘다. 이진형 크래프톤 본부장은 “전 세계 이용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며 “(이용자) 피드백은 게임의 안정성과 밸런스 개선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기준”이라고 말했다.
게임사들이 소통에 나서는 이유는 단순히 이용자와 자주 대화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출시 이후 게임의 평가와 수명이 이용자 평가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라이브 게임은 장기 서비스가 중요하다. 패키지 게임도 출시 직후 평가와 커뮤니티 반응이 이후 판매와 평판에 영향을 준다. 이용자 불만을 조기에 파악하고 개선 방향을 설명하며 실제 패치로 이어가는 과정은 운영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이 된다.
소통은 이용자가 게임의 변화 과정에 함께하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장치로도 작용한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소통 창구 마련에 적지 않은 공수가 들지만, 이용자와의 소통은 그보다 더 큰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느끼는 아쉬운 부분과 좋은 감정을 개발진에게 직접 전달하는 창구가 생긴다는 것이 가장 큰 효과”라며 “그런 창구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유저는 게임이 성장하는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제는 소통이 게임사가 갖춰야 할 기본값이 됐다. 주요 게임사들이 앞다퉈 소통을 내세우면서, 이용자 기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게임사의 일방적인 통보만으로 충분했다면, 현재는 게임사-이용자 간 쌍방향 소통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와 이용자 사이 소통이 디폴트(기본)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게임을 서비스하려면 이용자들이 있어야 하는데, 이들이 원하는 소통을 외면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