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차는 소유보다 점유”…차즘이 바꾸는 자동차 소비 방식
자동차는 오랫동안 ‘소유’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차량 가격 상승과 소비 패턴 변화로 자동차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차량을 직접 구매하기보다 필요한 기간 동안 이용하고, 계약이 끝나면 새로운 차로 갈아타는 방식이 새로운 소비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정상연 디자인앤프랙티스 대표는 이러한 변화를 ‘점유’라고 설명한다. 하루 이틀 빌려 쓰는 공유 경제와 달리 수년간 차량을 이용하며 그 가치와 편익을 누리는 것은 점유에 가깝다는 것이다.
디자인앤프랙티스는 자동차 금융 플랫폼 ‘차즘’을 운영하는 모빌리티 핀테크 기업이다. 차즘은 국내 금융사들의 자동차 리스·렌트 상품을 실시간으로 비교해 고객에게 최적의 견적을 제공한다. 현재까지 누적 이용자 수는 59만명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어 대면 상담 없이도 16개 금융사의 조건을 단 1분 만에 통합 비교할 수 있는 ‘비대면 실시간 견적 엔진’을 기반으로 복잡한 유통 과정과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상연 대표를 만나 자동차 소비 트렌드 변화와 차즘의 성장 전략을 들어봤다.
– 자동차 금융 시장에서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무엇인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자동차 금융 시장에 만연한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싶다. 고객이 차량을 이용하기 위해 부담해야 하는 비용 자체를 낮추고 싶다. 또 자동차 산업 전반에 깔려 있는 불신을 해결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정보 비대칭과 불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경험(CX) 조직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한 뒤 상담 단계로 넘어가면 CX팀이 응대하는데, 일관된 서비스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업무 규정과 내부 기준, 교육 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특히 상담사 교육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모든 상담사를 100%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서비스 품질 관리를 위해 업계 최고 수준의 처우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전체 인력의 절반가량이 CX팀일 정도로 고객 상담 조직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채용 과정에서도 차별점을 두고 있다. 자동차 영업 경력이 있는 사람보다 오히려 비경력자를 선호한다. 기존 업계 관행에 익숙한 사람보다 고객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초기에는 자동차 영업 경험자를 채용하기도 했지만 고객이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비전문가는 고객 입장에서 궁금한 점을 더 잘 이해하고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차즘에서는 차량 가격과 관계없이 모든 고객을 동일하게 대한다. 1000만원짜리 차량이든 2억원짜리 차량이든 상담사의 이해관계는 같다. 오히려 고객이 계약하지 않고 이탈하는 것이 더 큰 리스크라고 본다.
상담사들에게 단순히 판매를 독려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충분한 시간과 정성을 쏟도록 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전환율과 고객 만족도 지표를 핵심 성과지표로 관리하며, 이를 인사평가에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운영 방식은 모든 상담사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 차즘의 상담사 생산성이 시장 평균의 40배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기준은 상담사 한 명이 한 달 동안 몇 대의 차량 계약을 성사시키느냐다. 일반적인 자동차 리스·렌트 중개 업계에서는 상담사 한 명이 한 달에 평균 2대 안팎의 계약을 성사시키는 수준이다. 이렇게 생산성이 낮으면 상담사는 제한된 계약 건수에서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높은 마진을 취할 수밖에 없다.
반면 차즘은 상담사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상담사 한 명이 더 많은 고객을 효율적으로 응대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생산성이 높아질수록 고객에게 더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할 수 있고, 기업 역시 확보한 자원을 다시 서비스 개선과 기술 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차즘 상담사의 월평균 계약 대수는 지난 3월 기준 76.6대에 달했다. 이는 업계 평균 대비 약 40배 수준이다. 올해 말까지는 상담사 1인당 월 213대, 내년에는 500대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비대면 실시간 견적 엔진은 어떻게 작동하나
비대면 실시간 견적 엔진을 구현한 곳은 현재 차즘이 유일하다고 본다. 금융상품 비교라고 하면 단순히 금리나 한도만 비교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훨씬 복잡하다. 자동차 금융은 다뤄야 할 데이터가 매우 많고 구조도 복잡하다.
우선 차량의 리스료와 렌트료를 산정하기 위해서는 차량명, 연식, 세부 사양 등 모든 정보를 정리한 ‘카탈로그 데이터’가 구축돼 있어야 한다. 이후에는 차량의 잔존가치를 계산해야 한다. 리스·렌트 계약은 보통 3년에서 5년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금융사는 계약 종료 시점의 차량 가치를 예측해 감가상각을 계산하고 월 납입금을 산정한다.
렌트 상품의 경우에는 보험료 산정도 필요하다. 차량마다 사고율이 다르고 주행거리, 이용 기간에 따라서도 위험도가 달라진다. 차량별 사고율과 이용 패턴 등을 분석해 보험료를 반영해야 최종 월 이용료가 산출된다.
즉 카탈로그, 잔존가치, 보험 데이터 등이 모두 연결돼야 실시간 견적이 가능하다. 현재도 지속적으로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말과 내년까지 시스템을 한 차례 더 개선해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 경쟁사도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데
실제로 경쟁사들도 비슷한 방향으로 따라오고 있다. 이를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대형 사업자들이 가진 브랜드 파워가 시장을 키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차즘은 이 분야를 가장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여러 사업자가 참여할수록 가격 경쟁이 촉진되고 고객의 진입 장벽은 낮아진다. 고객은 더 좋은 조건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시장 전체 규모도 커질 수 있다. 경쟁사의 진입을 위협보다 시장 성장의 계기로 보고 있다.
– 수익 모델은
차즘은 차량 출고가 완료되면 금융사로부터 여신 실행 금액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 구조다.
기존 자동차 리스·렌트 중개 시장은 낮은 생산성을 보완하기 위해 높은 중개 마진을 취하는 노동집약적 구조였다. 반면 차즘은 상담사 1인당 생산성을 시장 평균 대비 수십 배 수준으로 높이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유통 마진을 줄이고 금융사와 직접 협의해 수수료율을 낮췄다. 결과적으로 고객에게 더 경쟁력 있는 가격의 상품을 제공하고,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차즘은 국내 자동차 유통의 디지털 전환을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일본 시장 안착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일본은 한국과 금융 환경이 유사하면서도 우핸들 차량 시장의 거점이라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고 보고 있다.
한국과 일본 양국에 리스·렌트 유통 인프라를 구축해 좌핸들·우핸들 차량의 수급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소유’에서 ‘점유’로 소비 패턴이 변화하면서 증가하는 반납 차량을 효율적으로 순환시키는 글로벌 자동차 유통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현지 렌터카 사업은 물론 국가 간 차량 유통을 연결하는 통합 자동차 플랫폼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아울러 내년 6월쯤 시리즈B 투자 유치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