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AWS 서밋 서울 'AI 시대 리더에게 필요한 관점과 실행력' 세션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기술 리더들이 보는 ‘AI시대의 리더십’

AI 에이전트 시대를 맞아 비즈니스를 이끄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더 이상 모든 일을 사람이 할 필요가 없고, 개발자와 비개발자 할것 없이 AI를 활용하는 업무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개개인과 조직, 비즈니스를 책임져야 할 리더십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AWS 서밋 서울에서는 국내 대표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국내에서 가장 큰 소비자향 서비스인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스타트업 트웰브랩스의 기술 리더들이 모여 ‘AI 시대 리더에게 필요한 관점과 실행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 모두 각 기업의 규모, 사업 방식에 맞는 리더십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리더의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사람이 통제해야 할 영역이 분명히 있다는 점도 짚었다.

AI 시대, 리더십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

“리더가 답을 가지고 제시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봅니다. AI로 기술 발전이 개인의 경험치와 능력을 넘어서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이끌고 있는 서채영 부사장은 이날 대담에서 ‘AI 시대의 리더십’에 대해 이와 같이 짚었다.

서 부사장이 주목하는 건 ‘조직’이다. 결국 시대에 맞춰 조직의 기존 프로세스와 구조 또한 변경되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 클라우드팀은 ‘빠르게 학습하고 빠르게 실행하자’는 전략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먼저 기존 업무 프로세스와 방식, 조직 구조를 원점에서 검토해 사람과 AI가 할 수 있는 업무를 나누는 식이다. 서 부사장은 이 과정에서 조직 구성원과의 소통, 그리고 AI에 대한 실질적인 학습 등이 가능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대기업보다 조직 프로세스가 적은 스타트업인 트웰브랩스는 리더십에서 ‘보요주기(showing)’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승준 트웰브랩스 CTO는 “이제 ‘말하기 전 보여주기(Show before Tell)’이 가능한 시대”이라며 “리더의 비전을 노트 등으로 작성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비전을 직접 보여주고 팀원들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짚었다. (구성원의 역량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모두 AI 리터러시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리더십의 역할)

소비자와 입점 점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머리를 맞대고 있는 ‘배달의민족’의 리더십은 업무 프로세스 단축에 초점이 맞춰졌다.

고명석 우아한형제들 CTO는 “하나의 기능을 출시하더라도 사용자와 입점 점주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리더십의 업무 프로세스는 리스크 검토와 정책 등에 대해 지시를 내리거나 의사결정을 하는 방식이었고, 이 때문에 한 번 기능을 출시할 때 리드타임이 길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빠른 실행이 가능해졌다는 게 고 CTO의 판단이다. 그는 “AI 시대 실행 비용이 0에 수렴하다 보니 한 번에 큰 기능을 내기 보다는 작은 단위로 기능을 출시하려고 하고, 리더십 또한 빠른 실행을 위해 서포터형 리더십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의 AI 리터러시가 다르다”

모든 사람에 AI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AI가 빠르게 발전한다고 할지라도 모두가 AI 네이티브 조직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니다. 예를 들어 개발자는 클로드코드 등을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어도, 비개발자 중 일부 직군은 챗GPT에 ‘-해줘’를 하는 단계에 불과할 수 있다.

이날 각 사의 기술 리더들은 직무에 따라 AI의 활용성과 생산성이 다른 점을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인 트웰브랩스 또한 “AI 모델 개발과 AI 네이티브 조직을 만드는 건 다르다”는 입장이다.

AI 네이티브 전환을 위한 과정에서 이 CTO는 개인의 생산성 증대와 조직의 생산성 증대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이 CTO는 “매달 전사 회의에서 개발자가 AI로 본인 생산성을 높인 사례도 훌륭하지만, HR팀이 채용 과정에서 코딩 툴이나 프로그램을 만든 사례를 발표하면 개개인 입장에서 더 큰 영감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조직 생산성을 높이는 건 결국 프로토콜의 문제라고 짚었다. 이 CTO는 “한 명 혹은 한 팀의 생산성이 높아져도, 다른 조직의 생산성이 떨어져 있으면 어려움을 겪는다”며, “분기에 한 번씩 서로의 발전 상황을 반영하며,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운영 방식을 제시했다.

배달의민족을 이끄는 고 CTO 또한 개발자와 비개발조직으로의 분석을 달리 했다. 개발 조직에는 AI 전환을 위한 클로드, 키로 등 도구를 제공하는 한편, 비개발 조직에는 AI 전환을 이끌 수 있는 ‘별동대’와 같은 조직을 마련하고 있다.

고 CTO는 “개발자가 없는 사업과 영업 조직에도 AX를 도울 수 있는 팀을 만들어, 각 도메인에서 수동작업이 많은 작업 등을 검토해 보고 (AI로) 프로세스 등을 바꾸는 자동화 전환 작업을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배달의민족은 전반적인 AI 리터러시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직도 마련하고 있다. 현재 배달의민족은 신입 개발자를 양성하는 조직인 ‘우아한테크코스’에서 전사 AI 교육을 함께 하고 각 조직에서 AX를 지원하는 ‘AI 히어로’를 육성하며, 구성원의 AI 이해도를 높이고자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탑다운과 바텀업 두 가지 방법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고 있다.

서 부사장은 “탑다운으로 방향성과 목표를 제시하고, 기술을 통해 바텀업 방식으로 실행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팀은 안정성과 보안성, 비용 효율성 3대 축을 달성하기 위해 3년 안에 운영 업무 80%를 자동화하려 하고 있다. 나머지 20%는 운영자가 AI 에이전트를 설계, 구축하고 에이전트가 잘 동작하기 위한 가드레일을 만드는 식으로 업무 방향성을 잡았다.

“AI,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

AI가 업무에 투입된다고 할지라도, 어디까지 AI를 활용할 건지는 조직 입장에서 중요한 과제다.

삼성전자와 배달의민족은 중요한 영역을 사람이 결정하되, AI가 리스크 영향이 적은 영역을 맡는 구조로 업무를 설계하고 있다.

서 부사장은 “리스트 영향이 적고 원상복구가 가능한 영역을 AI에 맡기고, 그 외 영향이 크고 롤백이 안되고 고객에게 영향이 큰 경우는 AI가 추천을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사람이 확인해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자는 기준을 세웠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큰 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CDM설정 변경은 사람의 리뷰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식이다.

또 “AI 에이전트에 최소한의 권한을 주고 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움직이게 해야 한다”며 “AI 에이전트가 제대로 동작하고 오류가 어떤지 모니터링하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도 마찬가지다. 고 CTO는 “점심과 저녁에 주문이 많은 배달앱 특성상 잠깐의 장애가 비즈니스의 큰 손실로 이어진다”고 서비스의 특성을 설명했다.

이에 배달의민족은 사람이 중요도가 높은 시스템에서의 코드 적용을 재검토하는 등 사람의 역할도 크게 판단하고 있다. 고 CTO는 “내부적으로 시스템에 등급을 나눠, 이용자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서비스는 등급 1, 2로 정의하고 있다”며 “이 서비스에는 최대한 AI가 만든 코드를 재검증하는 프로세스를 만들고 작업하려 한다”고 말했다. 반면 명확한 기준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정책은 최대한 AI에 맡기는 식이다.

반면 이 CTO는 AI 통제 관점을 보다 중요시했다. 그는 “고객사 입장에서 ‘AI를 어떻게 통제하는가’를 더 중요하게 보는 등 AI 모델 등의 이슈보다는 사람이 통제권을 가지고 있느냐를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AI가 실수를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AI가 실수했을 때 빠르게 통제하고 실행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라고 평가했다.

“AI를 통해 어떤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 수 있느냐”

AI를 통해 만들 수 있는 사업 기회에 대해 삼성전자와 배달의민족, 트웰브랩스는 각 사의 산업 영역에 따라 다른 기회를 엿보고 있다.

먼저 배달의민족은 지금까지 정형화돼 있지 않은 리뷰, 메뉴 설명 등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 CTO는 “사용자의 리뷰와 점주의 메뉴 설명은 정형화돼 있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정보”라며 “LLM을 통해 이 정보를 정형화해 사용자에 보다 고도화된 타깃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장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점주의 AI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리뷰 답글을 위한 문장 등을 추천하거나, 사용자 타깃을 세밀화해 동네별 적합한 메뉴와 보다 고도화된 타깃팅을 기반으로 한 CRM 등을 고민하고 있다.

삼성전자 클라우드팀은 AI 탑재 모바일 디바이스가 개인화된 에이전트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온 디바이스에서 실행하기 어려운 시나리오를 클라우드에서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상을 이해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하는 트웰브랩스는 AI 에이전트가 사람보다 영상을 더 많이 소비할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이 CTO는 “에이전트 시대에 에이전트가 영상을 쉽게 소비할 수 있는 프로토콜과 기술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AI 시대 리더십 “리더가 기술 알아야 한다”

AI 시대 리더십이 갖춰야 할 덕목도 달라진다. 이날 3명의 리더는 입모아 리더의 ‘기술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 CTO는 “AI가 할 수 있는 가능성과 어떤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리더가 직접 써보지 않으면 체감하지 못한다”며 “올바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오픈클로나 헤르메스를 직접 써보는 등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조직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CTO 또한 “과거 워드와 엑셀을 배우는 것처럼, AI를 하나의 툴로 바라보고 AI가 생산성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 그리고 리더가 팀원들에게 그 결과를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짚었다.

서 부사장 또한 두 리더의 입장에 공감하면서도, 적절한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조직의 리더가 조직에서 필요한 AI를 접목해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영역을 찾아야 하지만, 조직에서 그 업무를 모두 하기 어렵다”며 “빠른 속도로 그 격차를 메꿔줄 수 있는 제3자 AI 솔루션 회사와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클라우드 자원 효율화를 위해 AWS 외 별도의 솔루션 업체를 발굴하는 과정을 거쳤다.

한편 세 회사는 향후 1년간 AI 활용도를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다. 트웰브랩스는 에이전트 시대에 신뢰할 수 있는 영상 이해 인프라가 되는 목표를 제시하는 한편, 클라우드를 넘어 피지컬 AI에서의 기회를 탐색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클라우드 사업부는 온 디바이스 A에서 한계가 있는 디바이스의 AI 워크로드를 클라우드에서 끊김없이 제공하는 한편, 온디바이스와 동일한 수준의 프라이버시를 구축하기 위해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전사 1인 1에이전트를 도입할 계획이다.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일간 바이라인 구독하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The reCAPTCHA verification period has expired. Please reload the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