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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비피엠지·케이뱅크, 스위프트 대체할 ‘스테이블코인 송금 인프라’ 개발

국내 블록체인 기업 비피엠지(BPMG)가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손잡고 디지털자산 기반 글로벌 송금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국가 간 송금과 환전을 동시에 처리하는 방식으로, 중개기관을 거치던 기존 해외송금의 시간과 비용 문제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비피엠지와 케뱅은 올해 들어 중동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잇따라 협력에 나서며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의 디지털자산 전문기업 체인저와 함께 ‘한-UAE 디지털자산 및 스테이블코인 글로벌 송금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국과 중동의 금융 허브를 잇는 차세대 송금·결제망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는 원화(KRW)와 아랍에미리트의 법정통화인 디르함(AED)간 스테이블코인 기반 송금 기술검증(PoC)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 이용자가 케뱅 계좌에서 원화를 보내면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돼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아랍에미리트로 전송되고, 디르함으로 정산되는 구조다.

비피엠지는 태국 시장에서도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케뱅, 태국 카시콘뱅크, 오빅스테크놀로지(카시콘뱅크 자회사)와 해외송금 및 결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동남아 송금 시장 진출에도 나섰다.

이 같은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문범영 비피엠지 사업본부장을 만나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구조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비피엠지와 케뱅은 스테이블코인 송금 인프라 구축을 위해 어떻게 협력 중인지

비피엠지 케뱅은 인프라 핵심 로직을 설계했으며, 관련 기술을 지난해 공공특허로 출원했다. 해당 특허는 송금 인프라의 핵심 기술에 해당한다. 또한 케뱅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이 인프라에서 활용되는 구조다. 기술 검증(POC) 단계에서는 케뱅이 상표 등록한 ‘KSTA’ 원화 코인을 임시 발행해 인프라를 점검했다.

송금 인프라를 혁신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은행의 규제 지식과 대응 경험이 필수적이다. 케뱅은 기존 은행의 역할을 디지털자산 송금에서도 구현할 수 있도록 인프라 설계 단계부터 협업에 참여하고 있다. 향후 관련 규제가 마련되더라도 기존 규제 틀 안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기술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비피엠지는 은행 간 송금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 상태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송금은 요청, 상대방 정보 확인, 이상 여부 확인 후 실제 처리 등 여러 과정을 거치며, 이러한 상태 관리를 플랫폼이 담당하는 구조다. 기존에는 해외 은행 간 송금을 스위프트 시스템이 제공해 왔으나, 현재 구축 중인 인프라는 이러한 역할을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피엠지 송금 인프라를 사용하면 얻는 장점은 무엇인가

스위프트는 안정적인 시스템이지만 공격 대상이 되기 쉽다. 은행에서 다음 은행으로, 또 다른 은행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자금을 이동시키는 구조다. 다만 은행 간 자금 이동이 자동화되지 않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은행 영업시간 외에는 자금이 이동하지 못하고 다음 영업일까지 대기해야 한다.

스위프트 송금은 영업일 기준 2~3일이 소요된다. 1000달러(약 150만원)를 보낼 경우 원화에서 달러로의 환전 비용과 송금 수수료를 포함해 30~50달러(약 4~7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중개은행이 추가로 개입하면 5일 이상 걸리며 비용도 더 늘어난다.

비피엠지 인프라에서는 원화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태국 바트는 바트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된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양쪽 은행 시스템과 중간 인프라 간 데이터 검증만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애플리케이션에서 송금을 신청하면 네트워크를 통해 즉시 처리되며, 수십 초 내에 송금과 환전이 동시에 완료된다.

인프라에서는 중개은행이 사라지는 만큼 전체 수수료는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000달러(약 150만원)를 보낼 경우 전체 수수료는 10달러(약 1만5000원) 이하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위프트는 왜 은행 영업시간 외에는 운영되지 않나

구조상 은행 간 송금이 이뤄져도 실제 자금 이동은 즉시 이뤄지지 않는다. 송금을 하려면 먼저 국내 은행 명의로 목표 은행에 달러 계좌를 만들고, 그 계좌에 달러를 예치해야 한다. 이후 송금은 해당 계좌에서 상대 은행 계좌로 이뤄진다. 이 과정은 상대 은행 직원이 직접 처리해야 한다.

소액은 자동 처리될 수 있지만, 금액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내부 승인과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 따라서 은행 영업시간 중에만 송금이 진행되고, 상대 은행 업무 종료 시에는 다음 영업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단계마다 수수료도 발생한다. 중개은행이 필요한 이유는 모든 은행이 모든 통화를 직접 다룰 수 없기 때문이다. 규모가 큰 은행들이 다른 은행 간 거래를 대신 처리하는 역할로 중간에 끼게 된다. 가령 중개은행을 통해 달러를 보내고, 중개은행 간에 다시 달러를 이동시켜, 국내의 작은 은행에서 태국의 작은 은행까지 송금 경로를 연결하게 되는 구조다.

송금 문제를 블록체인 기술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송금 상태 등을 퍼블릭체인(개방형 체인)에 기록하면, 두 은행이 송금 결과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중립적인 데이터 저장소 역할을 하는 것이다. 퍼블릭체인은 데이터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은행 송금 기록을 아무나 볼 수 없도록, 접근이 허용된 주체만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게 설계돼 있다.

가령, 국내 은행에서 송금을 처리했다고 인식했더라도, 상대 은행에서는 장애가 발생하거나 수취 계좌에 문제가 생겨 송금이 실패했을 수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은행 간 대사가 필요한데, 서로 주고받은 송금 내역과 계좌 기록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말한다. 기존 방식에서는 어떤 기록이 정확한지 보장할 수 없다.

기록은 변조되거나 삭제되지 않아야 한다. 블록체인은 이러한 기록을 안전하게 남기고, 은행 간 대사에 활용할 수 있는 적합한 기술이다. 은행은 문제 있는 기록을 확인할 때 상대 은행에 문의하지 않고도, 체인에 남겨진 데이터를 참고해 자사 기록과 비교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없는 나라에 인프라 적용이 가능한가

현재 설계 중인 인프라 구조에서는 상대 국가도 스테이블코인이 있다고 전제하고 만들고 있다. 다만 실제로는 스테이블코인이 없는 곳도 많다. 앞으로도 발행하지 않을 곳들이 존재한다.

다만, 달러로 송금 받고 유통해 바로 사용하는 국가가 많다.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 일부 국가가 대표적이다. 자국 스테이블코인이 없더라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혹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 송금이나 환전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인프라를 운영할 수 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가 명확하지 않은 국가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은행이 자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을 내부 데이터 처리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인프라 적용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인프라 수익 모델은 어떻게 되나

비피엠지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은행들로부터 (인프라) 이용료를 받는 방식을 수익 모델로 고려하고 있다. 다만 현재는 인프라 구축 단계로, 수익 모델은 올해 안에 구체화할 계획이다. 인프라 출시 시기는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시행에 맞춰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 초까지 전체 테스트를 완료하고 상용화 할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기존 금융 서비스처럼 이용자 경험이 끊기지 않는 구조가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별도로 코인을 구매하고 다른 서비스에 연결해 결제하는 방식은 이용자 입장에서 번거롭고, 고객식별확인(KYC) 절차도 여러 기관과 나눠 진행해야 해 이용 흐름이 끊기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이용자 경험의 단절이 대중화의 가장 큰 장벽이라고 판단했다.

이를 해결하려면 규제 정비가 필요하다. 은행이나 통신사, 핀테크 플랫폼 등에서 가입, 충전, 결제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면 이용자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되면 스테이블코인이 별도의 자산이 아니라 기존 결제처럼 자연스럽게 사용될 수 있고, 대중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대가 본격화될 경우 비피엠지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비피엠지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개발하는 회사로 시장에 비교적 빠르게 진출했다. 현재까지도 관련 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국내에서만 유통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거래, 송금, 정산 등 실제 국제 거래에 활용돼야 스테이블코인의 가치가 커진다. 이 과정에 활용될 수 있는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단순히 유통 플랫폼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코인 간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동성 공급 파트너와 협업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사업 모델도 검토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결제나 현금 대체 수단이 아니라 하나의 ‘금융 인프라’로 보고 접근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빠르게 이해하고 기술뿐 아니라 상품과 사업 측면에서도 확장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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