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도 ‘K 컬처’ 입는다…한국 배경 신작 주목
K-컬처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커지면서, 게임 업계도 이를 활용한 작품 개발에 나섰다. 그동안 업계는 서구권 판타지와 SF 세계관을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사용해 왔지만, 최근에는 한국을 배경으로 삼은 다양한 신작을 준비 중이다. 작품들은 한국의 현대부터 과거까지 차별화된 세계관을 채택했으며, 이르면 연내 공개될 예정이다.
게임 업계가 한국이라는 소재에 주목하는 이유는 K-컬처의 세계적 확산이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글로벌 게임산업 트랜드’에서 “전 세계 게이머들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지금이야말로 최적의 타이밍”이라며 “현지색을 과감히 드러내는 것이 국제적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의 시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적인 배경과 정서를 담은 게임이 신선한 차별 요소로 작용해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는 게임의 경우 기업 인지도를 제고하는 데 큰 도움이 되며, 향후 해당 지적재산권(IP)의 확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쉽지 않지만 간다…‘한국풍 판타지’

국내 포함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게임 세계관은 ‘서구식 중세 판타지’다. 그간 수많은 게임이 이러한 배경을 채택해 왔고, 게임 이용자들도 이러한 소재에 익숙해졌다. 국내 게임사 역시 이용자들이 쉽게 받아들이면서, 참고할 만한 레퍼런스가 풍부한 서구 중세 판타지를 소재로 한 작품을 선호해 왔다.
반면 한국풍 판타지 게임은 보기 드물었다. 이용자들에게 낯설고, 고증을 구현하기 쉽지 않으며, 레퍼런스가 부족해 게임 제작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한국풍 판타지 게임을 개발 중인 국내 게임사가 있다. 넥슨게임즈와 위메이드 맥스다. 두 회사는 각각 ‘우치: 더 웨이페어러(이하 우치)’, ‘프로젝트 탈(TAL)’이라는 한국풍 판타지 게임을 만들고 있다.
우치는 넥슨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AAA급 신작이다. 가상의 조선시대가 배경이며 주인공인 도사 ‘전우치’의 모험을 그린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게임은 최신 게임 제작 툴 언리얼 5 엔진으로 제작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전소설 전우치전에 등장하는 독창적인 한국 요괴와 도술을 생생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넥슨게임즈에 따르면 우치의 배경이 조선시대인 이유는 비교적 참고자료가 많기 때문이다. 전우치전을 모티브로 삼은 것은 ‘도사’라는 직업이 한국풍 판타지에 어울리고, 이야기 확장성이 높아서다. 회사는 최대한 고증을 지켜 중세 한국의 모습을 게임에 정확하게 담아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위메이드맥스 자회사 매드엔진이 개발 중인 ‘프로젝트 탈’은 AAA급 오픈월드 액션 RPG로, 정체불명의 귀물이 뒤덮인 가상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그간 공개된 정보를 종합하면 게임은 콤보, 반격, 약점 공략 등 전술적인 요소를 활용한 액션성에 중점을 뒀으며, 하나의 캐릭터가 아닌 동료와 함께 전투를 이끌어 나가는 방식을 채택했다. 회사 관계자에 의하면 게임은 오는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한다.
재창조된 미래의 한국
과거가 아닌 가상의 한국을 배경으로 삼은 게임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현재나 미래를 시점으로 설정하면 현재 각광받고 있는 K-콘텐츠, K-컬처의 배경과도 일치해,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연내 미래 한국을 배경으로 한 ‘신더시티’를 선보일 예정이다.

신더시티는 엔씨의 개발 스튜디오 빅파이어게임즈에서 자체 개발 중인 오픈월드 슈터 장르 신작으로, 이 역시 AAA급 게임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게임의 배경은 21세기 현대 서울과 23세기 미래 기술이 공존하는 가상 세계다.
최대한 서울의 모습을 정교하게 표현하기 위해 3D 지도를 활용한 측량과 사진 스캔을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코엑스, 봉은사 등 실제 장소를 게임 내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배재현 빅파이어게임즈 대표는 서울이 K-콘텐츠를 즐기는 이들에게 익숙한 공간이라 판단해, 배경을 한국으로 설정했다고 말한 바 있다.
회사에 따르면 이용자는 신더시티에서 헬리콥터, 오토바이, 자동차를 타며 서울을 누빌 수 있다. 동시에 적을 상대하는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전투를 치를 수 있다.

넥슨은 서울을 다른 시각으로 해석한 작품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이하 낙원)’를 개발하고 있다. 낙원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생존협동탈출(PvPvE 익스트랙션) 장르로, 원인 모를 이유로 좀비가 창궐한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에 서울이라는 장소를 더했다. 게임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낙원상가와 그 주변을 배경으로 폐허가 된 서울을 그리고 있다.
한국의 멋을 게임 콘텐츠로
직접적으로 한국과 역사적 요소를 사용하지 않고, 게임 콘텐츠로 녹여낸 신작도 있다. 넷마블이 올해 상반기 안에 선보일 예정인 ‘몬길: 스타다이브’다. 게임은 지난 2013년 출시한 수집형 모바일 게임 ‘몬스터 길들이기’의 후속작으로, 게임 세계관은 서구식 중세 판타지에 가깝다. 넷마블은 대신 한국에서 영감을 얻은 지역을 따로 만들어, 자연스럽게 게임 내 한국의 전통 요소를 녹여낼 계획이다.
몬길 스타다이브 게임 안에는 한국 전통문화를 담은 ‘수라’라는 지역이 있다. 수라는 ‘낙산’이라는 마을을 중심으로 인간과 도깨비, 그 밖의 다양한 아인족이 등장하는 지역이다. 마을의 건축, 문양은 전형적인 한국 전통문화에서 영감을 받았다. 산군, 지원, 가비, 두억시니 등 한국 전통 설화 속에서 볼법한 캐릭터와 몬스터도 등장한다.

앞서 일부 게임사는 게임 안에 한국적 색채가 짙은 콘텐츠를 추가해 이용자들의 관심을 끈 바 있다. 펄어비스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검은사막에 중세 한국을 본뜬 ‘아침의 나라’ 지역을 선보여, 국내외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시리즈에 옥춘맛 쿠키, 구미호맛 쿠키, 의적맛 쿠키, 충무김밥맛 쿠키 등 한국 전통 문화를 씌운 캐릭터를 연달아 출시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