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으로 시작한 갤럭시코퍼레이션, 유니콘이 되기까지

갤럭시코퍼레이션이 창업 6년 만에 기업가치 1조원을 넘는 ‘유니콘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100만원 자본금으로 창업, 지난 14년 간 적자를 보며 버티다 일궈낸 쾌거다.

최용호 갤럭시코퍼레이션 대표는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타트업 축제 ‘컴업 2025’에 기조 연설자로 참석, 회사가 ‘엔터 테크’라는 새로운 영역에 자리잡고 흑자로 전환, 기업가치 1조원에 도달할 때까지 겪었던 일들에 대해 회고했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전날인 9일 한국투자증권, 신한벤처투자 등이 참여한 프리 IPO에서 1000억원 이상의 프리 IPO를 마무리하면서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받았다.

이 자리에서 최 대표는 지난 어려움을 돌아보면서 “리스크에 모든 목숨을 바칠 정도의 기업가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벤처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유니콘이 되었지만, 다시 스타트업으로 돌아가 내년부터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투자자들이 창업자를 믿고 함께 모험할 수 있었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창업 이래 이뤄진 31건의 투자가 모두 ‘보통주’ 참여 였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상환조건이 있는 투자보단 경영진과 사업팀을 신뢰하는 주식 투자 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100억 빚만 남은 처참한 실패

갤럭시코퍼레이션의 출발점은 2011년 프랑스 리옹이다. 최용호 대표는 프랑스에서 한류 잡지 ‘K-Wave’를 창간하며 한국 문화와 콘텐츠를 유럽 시장에 소개했다. 빅뱅이 표지를 장식했고, 이후 KBS와 협업해 136개국에 배포되는 잡지로 확장되며 전성기를 맞았다. 약 700명에 달하는 연예인과의 협업 경험도 이 시기에 축적됐다.

그러나 ‘K-웨이브로 A부터 Z까지 해보겠다’는 공격적인 확장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패션쇼, 스튜디오, 레스토랑 등 사업을 무리하게 넓힌 결과 2018년 회사는 사실상 파산 상태에 이르렀고, 100억원에 달하는 부채와 수십억원 규모의 개인 연대보증이 남았다. 최 대표는 이 시기를 “스타트업으로서 가장 처참한 실패”라고 회고했다.

IP와 AI, 재창업의 실마리

전환점은 2019년 8월이다. 단돈 100만원을 들고 학교 때 친구들과 갤럭시코퍼레이션을 만들었다. 아들의 이름인 ‘우주’를 회사명에 담았다. “이름을 걸고 다시 시작하자”는 각오였다.

재창업 이후 전략은 명확했다. 연예인 본인이 아닌 캐릭터와 IP에 집중하자는 것. 자본 부족으로 연예인과 전속 계약이 어려웠던 경험이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발하는 배경이 됐다. 그 결과 만들어낸 것이 ‘부캐(부캐릭터)’ IP다. 캐릭터 IP를 확보하고, 이를 예능과 결합해 확장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코로나19 시기, 부캐를 활용한 콘텐츠는 대중적 반응을 얻었다.

여기에 AI 기술을 결합했다. 고(故) 송해, 김자옥 선생을 AI 아바타로 구현했다. 연예인의 어린 시절 꿈을 아바타 기술과 연결하는 프로젝트도 만들었다. 가수 더원이 어린 시절 꿈이었던 슈퍼맨 아바타와 함께 노래하는 식이다. 최 대표는 이를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스스로를 “(본인의) 비참여형으로 연예인 IP와 기술을 결합하는 회사”라고 정의한다.

예능 400편 제작사, 그리고 글로벌 흥행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지난 3~4년간 연간 400편 이상 예능을 제작하는 제작사로 성장했다. KBS ‘1박 2일’, ‘살림하는 남자들’, TV조선 ‘미스터트롯’, 넷플릭스 ‘피지컬: 100’ 시즌1·2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제작했다. 최근에는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버추얼 버라이어티로 확장하는 도전을 지속 중이다.

최 대표는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 같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세계적 성공을 거둔 반면, 예능 장르는 글로벌 1위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에서 문제와 기회를 봤다. 회사가 제작한 ‘피지컬: 100’ 은 한국 예능으로는 드물게 글로벌 1위 성과를 기록, “예능도 세계 1등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는 갤럭시코퍼레이션이 엔터테인먼트를 국내 시장이 아닌 글로벌 콘텐츠 산업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

AI 뮤직비디오에서 우주 프로젝트까지

최근에는 AI를 활용한 뮤직비디오 제작으로 영역을 넓혔다.회사 소속 아티스트인 지드래곤의 신곡 ‘홈 스윗 홈’의 뮤직비디오를 증강현실(AR)로 제작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생성형 AI ‘소라(Sora)’를 활용했다. 최 대표는 AI로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면서 기존 수십억 원이 들던 비용을 수십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지드래곤과 카이스트의 협업도 언급했다. 지드래곤은 지난해 5월  카이스트의 특임교수로 임명, 학교 현장에서  AI와 로봇, 미래 산업을 결합한 수업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카이스트와 협업, 지드래곤 홍채(눈) 이미지와 음악을 우주로 송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기도 하다. 이는 나사(NASA)가 비틀즈 음악을 우주로 송출했던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투자, ‘보통주’로 참여한 투자자들이 회사를 살렸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지금까지 총 31번의 투자를 받았다. 국내 기관뿐 아니라 해외 상장사와 글로벌 기업도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 대표는 이 과정에서 “투자 유치보다도 올바른 투자 형태를 선택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그간 갤럭시코퍼레이션이 유치한 모든 투자는 보통주”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최근 투자사와 스타트업이 투자 계약서로 인해 갈등을 빚고 있는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최 대표는 “RCPS나 CB, BW와 같은 상환 조건이 있는 투자 형태가 아닌, 정말 회사 창업자와 멤버를 믿어줄 수 있는 보통주로 투자하는 문화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투자를 가장한 다양한 조건이 너무 많은데 그렇지 않고 정말로 ‘벤처’라는 표현처럼 모험을 함께 도전할 수있는 그런 투자자가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갤럭시코퍼레이션도 투자자가  오랜 시간 믿어줘서 지금의 성과를 냈음을 거듭 말했다. 이 회사는 14년간 적자를 감내한 끝에 올해 상반기 매출 1270억원, 순이익 130억원을 기록했다. 유니콘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것도 회사 CEO와 창업 멤버들을 믿고 기다려준 투자자들이 있어서 가능했다는 이야기다.

최 대표는 갤럭시코퍼레이션이 앞으로 “다시 스타트업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여의도에 ‘우주 정거장’을 콘셉트로 한 새로운 사무공간을 열고, 리얼 아이돌·버추얼 아이돌·로봇 아이돌이 공존하는 엔터테인먼트 세계를 목표로 내걸었다.

그는 “우리는 아직 (목표의) 1%밖에 오지 않았다”며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고 말했다. 한 차례의 실패와 긴 적자 끝에 도달한 유니콘, 갤럭시코퍼레이션의 다음 행보를 다시 ‘모험’이라는 단어로 요약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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