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나우 방지법, 무엇이 문제일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 허가를 금지하는 일명 ‘닥터나우 방지법’이 국회 통과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13일,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약사법 일부 개정안’이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고 곧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이미 여야가 합의한 법안이므로, 국회에서는 특별한 이견이 없다면 닥터나우 방지법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닥터나우와 스타트업·플랫폼 업계는 “제2의 타다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며 강한 반발을 한다. 특히, 닥터나우 측은 법안 통과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편파적 내용이 곡해되어 알려졌고, 팩트체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닥터나우 방지법, 어떤 내용?
닥터나우는 지난 코로나 팬데믹 시기 비대면 진료가 허용되면서 약국에서 조제한 약을 이용자가 배송받을 수 있도록 해 많이 알려졌다. 그러나 팬데믹 종료 이후 비대면 진료는 살아 남았어도 약 배송은 금지됐다. 환자가 비대면으로 진료는 받을 수 있지만, 약은 직접 약국에 방문해 수령해야 했다.
닥터나우 측은 “비대면진료를 이용한 많은 환자가 자신이 처방받은 의약품을 보유한 약국을 찾지 못해 여러 약국을 전전하는 ‘약국 뺑뺑이’를 경험하기 때문에, 어느 약국이 해당 의약품을 보유했는지 그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어느 약국이 어떤 약품을 보유하고 있는지, 그 재고를 보여주는 것에 대한 해석이 갈렸다는 점이다. 닥터나우는 ‘재고 파악을 쉽게 하기 위해서’라는 목적으로 제휴 약국에 약을 직접 공급한다. 일종의 도도매사업이다. 재고가 있는 약국을 앱에서 지도로 보여줌으로써, 환자가 헤매지 않고 쉽게 약을 살 수 있게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법안은 이를 일종의 리베이트라고 본다.
“정부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의 추진으로 비대면 진료 후 처방전 전송을 위한 플랫폼 업체가 등장했는데 그중 한 업체가 의약품 도매상을 설립, 여기서 약을 구매한 약국을 플랫폼 소비자에 우선 노출시켜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므로, 이는 현행법에 위배된다.
환자의 처방전을 약국에 전송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 또는 그 업에 종사하는 사람(이하 “중개업자등”이라 한다)에게 약국개설 자가 경제적 이익등을 제공하지 못하게 하고, 중개업자등이 의약품 도 매상 허가를 받지 못하도록 하며, 중개업자등이 환자에게 경제적 이익이나 정보를 제공하여 특정 약국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것을 금지하여 의약품의 판매 질서를 확립하려는 한다.(법안 요약)”
즉, 법안이 통과되면 “기존에 도매업을 영위하던 비대면진료 플랫폼에게도 경과 기간을 두고 사업을 중단”시키는 일이 수순이 된다.
약사법 개정안을 발의한 김윤 의원은 지난달 20일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닥터나우가 약국에 의약품을 공급하고, 수수료를 받거나 플랫폼 검색창에 우선 띄어주는 등의 이득을 주는 방식으로 불법적인 리베이트 이익을 창출해왔다” 고 발언하기도 했다.
닥터나우 측의 이야기
의원안이 지적한 문제를 닥터나우 측은 어떻게 생각할까. 임경호 닥터나우 부사장은 “충분한 해명을 했고, 지난 1년 간 합법적으로 운영을 했지만 이런 상황이 입법 과정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전국 2만5000여 약국 중 자신들의 제휴 약국은 1000여 곳에 불과해 영향력이 크지 않을 뿐더러, 특정 약국을 먼저 노출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이다.
임 부사장은 리베이트 주장과 관련해 “약국에 공급한 의약품의 대금만 수취한다”고 해명했고, 특정 약국을 먼저 표출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전국의 모든 약국을 ‘이용자의 위치 기반 지도 방식’으로 제시하고 있어, 특정 약국을 검색창에 띄어주거나 우선 노출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예컨대 이용자들이 네이버 지도에서 ‘맛집’을 검색한 후, ‘영업중’ 탭을 누르면 지금 문을 연 식당만 찾아볼 수 있는 것처럼, 이용자 편의를 위한 정보만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리베이트의 일환으로 지적됐던 ‘약품 패키지 판매’ 역시 이미 폐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러한 해명이 국회와 보건복지부에 충분히 가닿지 않았다고도 본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문제를 사업 재편을 통해서 해소했음에도 이에 대한 사실 확인이 입법 과정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보건복지부가 불공정거래 아니라고 해서 사업해왔는데…
사업의 연속성도 문제도 지적했다. “2024년 국정감사에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은 ‘닥터나우의 도매업 방식이 불공정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변했고, 회사는 이러한 정부 판단을 신뢰하여 사업의 연속성을 전제로 시스템을 지속 고도화해 왔다”는 것.
임 부사장은 “닥터나우가 정부의 판단을 신뢰해 합법적 범위 내에서 사업을 개선·확장해 온 만큼, 동일 사안을 뒤늦게 법으로 제한하는 방식은 정책 일관성과 정부 판단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굳이 새로운 법을 만들지 않고 기존 법률로 충분히 규제 가능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임 부사장은 “닥터나우 방지법으로 규제하고자 하는 의약품 도매에서의 불공정행위·환자 유인·리베이트 행위 등은 이미 의료법·약사법·공정거래법으로 충분히 규제 가능하며, 닥터나우 역시 해당 법률을 준수하고 있다”면서 “구체적 위법 사례 없이, 우려만으로 별도의 제한입법을 도입하는 것은 법체계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해칠 수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업계 반응은
‘타다’로 홍역을 치렀던 스타트업 업계는 이번 약사법 개정안을 두고도 ‘플랫폼 죽이기’라고 우려한다.
최지영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상임이사는 “이번 닥터나우 방지법은 ‘플랫폼 도매 금지’라는 형식을 취했으나, 결국 정부가 합법으로 인정한 신사업을 특정 기업만을 겨냥해 폐지하려는 조치”라고 봤다.
이 법이 통과되면 약국 재고 정보 개방이 금지돼 비대면진료의 핵심인 의료 접근성과 편의성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다. 구체적 위법 없이 향후 우려만으로 합법 서비스를 금지하는 것은 규제가 아닌 탄압이며, 혁신을 초기에 차단하는 과잉 입법이라고도 강조했다.
최 이사는 “이런 전례가 만들어지면 어떤 스타트업도 정부 인허가를 신뢰할 수 없고, 국내 혁신 생태계 전반이 심각한 위축을 겪게 될 것”이라면서 “조속한 법안 재검토로 국민 편익과 혁신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합리적 결정이 재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벤처기업협회도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고 “최근 법안 논의 과정에서 일부 기득권 단체의 주장이 일방적으로 부각되고, 복지부가 과거 스스로 내렸던 판단까지 뒤집으며 특정산업을 부정적으로 규정하려 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러한 흐름은 결국 4년 전 타다 사태와 같은 잘못된 선례를 반복할 위험이 크다”고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모두 같은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회 내 스타트업 연구모임인 유니콘팜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한규 의원실은 의원 개인의 의견임을 밝히면서 “미래를 이끌어갈 스타트업의 손발을 묶는 입법이 이뤄져선 안 되지 않느냐”면서 “벤처 스타트업 업계에서 ‘제2의 타다 금지법이 될 수 있다고 보는 만큼, 이런 지적이 나오는 배경과 우려를 국회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입장을 냈다.
(사진= 이미지는 구글 나노바나나로 제작하였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